배움의 도 -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를 위한 노자의 도덕경, 반양장
파멜라 메츠 지음, 이현주 옮김 / 민들레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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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신뢰
뛰어난 교사는 자기 뜻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학생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품고서 일한다.

선한 학생을 선하게 대하고
선하지 않은 학생도 선하게 대한다.
이것이 진짜 선이다.

믿음직한 학생을 믿고
믿음직하지 못한 학생도 믿는다.
이것이 진짜 신뢰다.

뛰어난 교사는 마치 열려 있는 하늘과 같다.
학생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그를 존경하고 그에게 자신을 열어 놓는다.
교사는 그들을 자기 몸의 일부인 듯이 신뢰한다.

65. 무지함
옛적의 교사들은 학생들을 교육하지 않고
그들이 무지하다는 것을 가르쳤다.
학생이 자기가 무엇을 안다고 생각할 때,
그들을 가르치기는 어려운 일이다.
자기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학생은 스스로 자기 길을 찾을 수 있다.

배우는 방법을 배우고 싶거든
우쭐대거나 오만하지 말아라.
가장 단순한 길이 가장 명백한 길이다.
그대가 일상생활로 만족한다면
그대의 참 자아로 가는 길을 자신에게 가르칠 수 있다.

71. 척하지 않기
모르는 것이 진실의 시작이다.
아는 척하는 것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먼저, 그대가 무식하다는 사실을 꺠달아라.
그제야 그대는 알기 시작할 것이다.

학생이 곧 자신의 치료자다.
자기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 때,
그 때에 그는 배울 수 있다.
 
   

노자의 도덕경을 교육과 연관지어 풀어쓴 책이다. 퇴근하는 길, 버스에서 읽었던 책이다.
짧은 시처럼 되어 있어 읽기 쉬웠지만 마음에 잔잔히 울림을 주었다.
고등학교로 옮긴 후 여가 시간이 나면 짬짬이 책을 읽는데 주로 교육관련 서적을 읽는다.
<프레이리의 교사론>이나, <핀란드 교실혁명>, <침묵으로 가르치기>, <교사역할 훈련> 등의 책은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고, 이 책이나 <야누슈 코르착의 아이들>,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학교 상담>, <교실 속 갈등 상황 100문 101답> 등은 버스 안에서 짬짬이 읽어 내렸다.
마음 속에 울리는 구절들이 많다. 스스로 어떤 교사인지 반성하게 되고, 어떻게 아이들을 봐야할지, 대해야 할 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스스로 교사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사람이지만 아이들과 공감하고,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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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슈 코르착의 아이들
야누슈 코르착 지음, 노영희 옮김 / 양철북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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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대하는 두 가지 감정, 사랑과 존경

 
아이들을 대할 때 나는 두 가지 감정을 느낍니다.
지금의 모습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존경.
                                                                                  -p138

다루기 쉬운 아이로 만들려 하지 마세요.

착한 아이와 다루기 쉬운 아이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잘 울지 않고, 밤에 잘 깨지 않고, 밝고 온순한 아이.
이 아이는 착한 아이입니다.
요즘 교육 방식은 아이들을 다루기 쉽게 만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재우고, 숨죽이게 하고,
그의 의지와 자유를 구성하는 모든 것과
아이의 기질을 조율하고
아이가 바라고 의도하는 것들을 이끌어 내는 힘을 억누르려 합니다.
이렇게 하면 행동거지 바르고, 말 잘 듣고,
순종적이고, 다루기 쉬운 아이가 될지는 모르나
그 내면 세계는 나태하고 고여서 썩어 간다는
사실에는 무심합니다.                                                     -p148
 
   
 

폴란드 태생의 의사이자 작가, 교육자, 철학자이며, 위대한 휴머니스트이자 아동 인권 옹호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야누슈 코르착. 평생을 가난하고 버려진 폴란드의 고아들과 어린이들을 돌보는 데 헌신했다고 한다. 다른 무엇 보다 나치가 바르샤바 유대인 거주 지역을 소탕하기 시작했을 때, 그를 존경하는 수많은 폴란드 인과 친구들이 그를 구하려고 애썼지만 코르착은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수백 명의 유대인 고아들과 함께 트레블링카의 가스실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고 한다. 그가 돌본 아이들을 차마 버릴 수 없어 죽음을 선택했다고 하는데 과연 저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마도 아이들을 버리고 내 목숨 구하기에 급급하지 않았을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사는 사람. 야누슈 코르착의 삶이 국내에 좀 더 소개 되고, 그의 저작이 더 번역되어 알려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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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속 갈등 상황 100문 101답 - 중등 지혜로운 교사 1
우리교육 편집부 엮음 / 우리교육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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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급운영이나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런저런 궁리를 하지 않는 교사는 없을 것입니다. 해결책으로 사탕이나 점수 같은 보상책을 쓰는 경우가 있지요. 이린 눈에 보이는 작극은 어느 정도 상황을 개선시키는 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끝까지 '모두'를 데리고 가야 하는 게 교육이라면 힘들더라도 그 자체의 의미를 끊임없이 설득하고, 꼼꼼하게 챙기며, 학생들의 작은 반응을 찾아서 칭찬하는 방식 외에는 다른 대처 방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p45

생각해 보면, '지각 금지'는 학교가 세워 놓은 규율이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를 먼저 보기보다 규율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또 지각한 아이를 혼내고 미워하는 그 바탕에는 혹시 교사가 무능한 담임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가 처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말이지요.

저는 가르치는 일이 꼭 상사화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없을 때는 꽃이 없어 잎과 꽃이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는 꽃 말이에요. 내 가르침이 거름이 되어서 제각각 환한 꽃으로 피어나는 데는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눈앞의 효과를 위해 발을 구르기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하는 것인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묻다 보면 결국 답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p-75
 
   
 

학교 현장 속에서 만나게 되는 고민들을 현장 선생님들이 다양하게 답변해준 책이다. 꼭 내 이야기 같은 사연들이 가득하다. 같은 사건에 대해서 각기 다른 답변을 제시하지만 결국 그들이 말하는 것은 하나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언제부터인가 나는 아이들을 믿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다릴 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하지 않으면 내가 하면 된다. 내가 먼저 움직이고 실천하면 왠만한 아이들은 나를 따라서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면 아이들은 마음을 열고 내게 말을 건낸다.

요즘 여름방학 보충수업 신청 떄문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신경겨루기를 하는 장면을 종종본다. 아이들을 설득하다 못해 부모님께 전화까지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안쓰럽다. 그리고 아이들도 안쓰럽다. 내 업무라 뭐라고 말은 못하면서 내가 담임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나는 아이들에게 모든 걸 맡겼을 것 같다. 하기 싫다면 하지 말라고... 바깥 세상 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말 했을 것 같다. 하지만 담임이라는 역할은 떄론 자기 마음과 다르게 표현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불편하고 씁쓸하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교사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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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모리를 만나다 - 아람샘과 함께한 행복한 인문학 수업
인디고아이들 지음 / 궁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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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타인이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 것에 연연해 하지 말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일이 뭔지 찾아가면서, 여러가지 경험들을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p24

 단지 history였던 과거는 회상과 자기 반성을 통해 현재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때 비로소 현전하는 과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미래도 마찬가지이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가 모여서 만드는 것이다. 오늘은 어제의 미래였고, 바로 지금은 1초 전의 미래였다. 사람은 언제나 새로 태어난다고 하지만, 그렇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의 나가 미래의 나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더 좋고 더 희망찬 미래를 희망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럴 때 mystery였던 미래는 그저 '지금'시점 이후가 아니라 지금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현전하는 미래가 된다. 우리가 느끼고 존재하는 시간은 현재뿐이지만, 이러한 현재를 변화시키고, 발전하게 하는 것은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 즉 과거, 현재, 미래가 합쳐져서 Present,, 선물이며, '나'인 것이다. -p43

'핸드메이드 라이프'에서 진정한 '부'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능력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p105


참된 지(知)는 사람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식이 많은 것이 지의 수준이 높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知란 사람을 알아보는 것, 즉 인재를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자기가 아는 것이 많고 뛰어나다고 해도 혼자서는 많은 것을 할 수 없다. 자기와 함께할 다른 사람을 알아보아야 하는데 지적인 사람은 사람을 잘 알아보고 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 왜냐하면 지인이란 타인에 대한 이해일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을 아는 것이 知라는 대단히 근본적인 담론을 공자는 제기하는 것이다. 모든 지식은 사람과 관계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 知를 알려면 다른 사람을 알아야 하고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한다. 내가 알려고 하는 그 사람이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知에는 愛가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애정이 있는 대상에 대해서만 진정한 그 모습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그런 愛가 배제된 오로지 상품을 팔기 위한 사회이다. 팔리지 않는 것은 폐기되고 모든 사람이 팔리는 것에만 몰두한다. 상품가치와 자본논리가 사회를 지배한다. 이런 환경에서의 지식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는 전혀 무관하다. 물건을 파는 데 인간이란 요소는 그저 물건을 팔 대상일 뿐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없는 사회는 無知한 사회이다.   -p198

 
   


독서 교육의 모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는 '인디고 서원'의 '인디고 아이들'이 책을 읽고 토론한 과정을 펴낸 책이다. <창가의 토토>에서 토토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모리. 인디고 서원의 아이들과 아람샘의 만남을 토토와 모리의 만남으로 표현한 것인데 진정한 교육의 장면을 표현한 것이리라.

이들의 토론 내용이나 과정을 보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정이 있고, 깊이가 있다. 내가 꿈꾸던 작은 서점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생각의 나눔과 배움의 과정. 그리고 그 결과물들의 생산. 볼때마다 질투가 난다.

이번에 복직하면서 독서토론 동아리를 만들어볼까 했다. 그런데 학교에는 이미 독서 토론 동아리가 있었고, 동아리 신청은 3월에 끝나서 더이상 만들 수가 없다고 했다. 덕분에 교환공책을 하고 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독서 토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작은 결과물이라도 만들어보고 싶다.

아이들이 의미없는 후크송에 빠지거나, 휴대폰, 게임기 등에 매몰되기 보다 책 속에서 드넓은 사유의 바다를 만나 즐겁게 헤엄쳤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 작은 안내자로서 역할을 맡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책 읽는 재미를 아이들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인디고 서원은 좋은 모범이 되는 듯 하다.

인디고잉을 재구독하고, 궁리에서 펴내는 인디고 서원의 책들을 사서 읽고 나름 생각해본다.

인디고 서원이 어쩜 퇴직 후의 청사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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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1시까지 하는 심야 야자를 하고 돌아왔다. 다리는 띵띵 부었고, 다크써클은 정말 얼굴을 다 가리고 있고, 전날 잠도 못자서 너무 피폐한데 이상하게 피곤할 수록 마음과 정신이 평온해진다. 어제, 오늘 너무 혼자 맘 고생했다. 

일제고사에 거부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일곱시간 내리 자습에 더하기 두 시간 자습감독까지. 아무말 못하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그렇게 또 순응했다.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삶을 살고 있어 그런가 행복하지 않다. 

밤 11시까지 야자 감독을 하다 보니 이 나라가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든 저 살아있는 아이들을 좁은 책상과 학교에 가둬두고 무엇을 하는지. 날 것으로의 세상을 만나지 못하고, 타인과 부딪혀 보지 못함으로써 아이들은 점점 자기 안으로 고립되고, 이기적으로 변한다.  

책속의 지식이 어떤 힘이나 권력이 되지 못하는 시대에 구닥다리 지식을 구닥다리 방법으로 학습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니 현장에서 가르치고 있는 나 자신도 참 한심하고, 교육에 대한 회의가 든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좀 더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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