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탄생 - 문자라는 기적
노마 히데키 지음, 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 돌베개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 처음 나왔을 때(책에는 2011년 10월 13일에 구매했다고 되어 있다) 사놓고선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읽지 않고 책꽂이에 꽂아두었었다. 전공이 국어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구매하고 읽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희한하게 전공관련 책들은 사실 손이 잘 안가더라. 그렇게 어딘가 던져두고 잊고 있던 책.

 

2학기 국어교과서를 보니 '국어가 걸어온 길'이라고 해서 '국어사'를 다루는 부분이 있었다. 소단원 (1)이 훈민정음에 대한 내용이고 소단원 (2)는 고대국어부터 근대국어까지의 모습을 살펴보는 단원이라 관련된 내용을 좀 더 알아보고자 집에 있던 첵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문득 떠올린 '한글의 탄생'. 훈민정음과 관련된 내용을 좀 찾아볼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참 쉽게 잘 읽히면서도 제법 재미있어 내리 계속 읽게 되었다. 우리가 내는 말소리에서 뜻을 나타내는 소리(음소 혹은 음운)을 구별하여 그것을 체계화 하고 형태를 부여하여 문자화 했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그리고 다른 문자와 비교하여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지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증명해보인다.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일본인 저자가 일본어와 다른 언어를 비교해가며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보니 좀 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우리의 것을 우리가 우수하다고 하면 당연한 듯 생각하기 쉬운데 일본인 저자가 한글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연구한 다음 자신의 언어와 다른 언어를 비교해가며 그 우수성을 설파하고 있으니 그 설득력이야 더할 말이 있을까?

 

다만 국어를 전공한 사람이라 조금 더 깊은 내용을 기대했으나 대중적인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무엇이 그리 우수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나 혹은 영어가 더 뛰어나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외 사람들도 다 읽어보면 좋을 듯 하고.

 

읽고 나니 문득 세종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글 창제 뿐만 아니라 그가 이룬 위대한 업적들을 생각하면 그가 가진 생각과 능력과 그 마음의 폭과 결이 얼마나 넓고 깊은 사람이었는지 가늠이 힘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능력이라는 것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 능력과 영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한글의 탄생, 그것은 문자의 탄생이자 지(知)를 구성하는 원자(原子)의 탄생이기도 하고, <쓰는 것>과 <쓰여진 것>, 즉 <에크리튀르>의 혁명이기도 하다. 또한 새로운 미를 만들어 내는 <게슈탈트=형태>의 혁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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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9-04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뜻'을 '소리'로 담은 글이라는 대목에서
한글이 대단한 글자로구나 하고 느끼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