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1시까지 하는 심야 야자를 하고 돌아왔다. 다리는 띵띵 부었고, 다크써클은 정말 얼굴을 다 가리고 있고, 전날 잠도 못자서 너무 피폐한데 이상하게 피곤할 수록 마음과 정신이 평온해진다. 어제, 오늘 너무 혼자 맘 고생했다.
일제고사에 거부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일곱시간 내리 자습에 더하기 두 시간 자습감독까지. 아무말 못하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그렇게 또 순응했다.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삶을 살고 있어 그런가 행복하지 않다.
밤 11시까지 야자 감독을 하다 보니 이 나라가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든 저 살아있는 아이들을 좁은 책상과 학교에 가둬두고 무엇을 하는지. 날 것으로의 세상을 만나지 못하고, 타인과 부딪혀 보지 못함으로써 아이들은 점점 자기 안으로 고립되고, 이기적으로 변한다.
책속의 지식이 어떤 힘이나 권력이 되지 못하는 시대에 구닥다리 지식을 구닥다리 방법으로 학습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니 현장에서 가르치고 있는 나 자신도 참 한심하고, 교육에 대한 회의가 든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좀 더 행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