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라 다른 교육
하승우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노동이 중요한 이유는 노동이 그냥 먹고사는 힘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힘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에요. 내가 뭔가 기반이 있어서 먹고살 수 있을 때, 자립할 수 있을 때 남을 향해서 자기 목소리도 내는 거잖아요. -p249 
나는 교육공동체 벗의 조합원이다. 말만 조합원이지 연수에 참여한 적도 없고 돈만 열심히 내려고 노력하는 그런 조합원이다. 그래도 무언가 힘들거나 공감을 통한 지지를 받고 싶을 땐 다음 카페를 찾아가 푸념도 늘어놓곤 한다. 가끔 들러도 동네 사람인듯 마냥 편하게 환대해주는 조합원들 덕분에 뭔가 희미하나마 조합원으로서의 소속감을 지니고 있다.

 

해서 벗에서 나오는 책들은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번 책은 '불온교사 양성과정 두 번째 이야기'로써 첫번째 책 '불온교사 양성과정'에 뒤이은 책이다. 학교에서 불온한 교사가 되기 위해 강연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니 뭔가 솔깃 하지 않은가? 가까운 곳에서 강연을 했더라면 참여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출판된 책을 통해 그 아쉬움을 달랜다.

 

책의 내용에는 오늘낧 학교 사회의 의미와 지금의 학교 형태를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이 결국 충성스럽고 순종적인 국민을 만드는 공간이고, 혁신, 창의성 교육은 무한 경쟁적 잦본주의를 반영한 곳이 되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교육의 현장에서 몸의 배제되어버리고 지식만을 주입하는 교육이 실현되다 보니 교육의 현장이 지금과 같다는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다,

 

특히나 학교라는 공간에서 몸이 배제되었다는 이야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몸은 정신과 함께 자라면서 한 사람을 이루는 하나의 신체로서 존재하는데 몸과 관련된 교육 내용은 일체 배제되고 그저 이론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공간이라는 것과 노동을 통해 몸에 대해 생각하고, 몸과 관련된 교육 또 실시 되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거기다 교육 내용 또한 홀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 -지금으로서는 돈을 버는 일에 한정된- 즉 무언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또한 교육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움과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 현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고 교육의 현장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공감을 했다. 학교라는 공간이 감옥과 같이 끊임없이 가두어 두고, 규율과 규제를 통해 통제받는 공간이라면 공간의 의미 또한 다시 생각해보고 구성해야한다는 말도,

 

교육이 문제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커다란 논의가 드물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지금의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당장 무얼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이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고쳐서 바꾸어 나가자라는 생각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의 나부터 조금씩 교육의 현실과 다른 대안들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불온한 교사라는 것은 현재 교육 현장을 조금이라도 개선하여 나은 방향의 교육을 지향하는 교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 현장이 왜 이렇게 답답한 곳이 되었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신다면 읽어보시기 바란다.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교사는 배우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두 번재는 함께 학습하고 성장하는 학습공동체가 필요합니다. -P72

 

불온함이란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살아서 꿈틀거리는, 똑같아지기를 거부하고 늘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양식이라고 봅니다. -P88

 

교육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시기에 사회적으로 구성된 개념이에요. 사적 공간인 가정에 의존하던 양육 시스템이 산업혁명 이후 학생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대량 교육, 대중 교육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교육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P89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학교 교육 속에서 제도화되면서 비인격적 지식이 강조되었습니다. 비인격적 지식이란 한 번 외우면 여기서도 써먹고 저기서도 써먹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 유식한 말로 전이를 일으키는 지식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함께 실천하며 지식을 형성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지식을 형성하는 사회적 맥락이 제거되는 겁니다.-P90

 

발전해야만 하는 인간이 아니라 아무것도 못 하는 인간이어도 소중하다고 인정해 주는, 공부 못해도 그대로 사랑받고 실패해도 괜찮은, 좀 더 분발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문화가 필요합니다. -P93

 

근대의 모델이 '과거-현재-미래'잖아요. 현재는 미래를 위해 존재해요. 지금은 노동을 해야하는 이유가 뭐죠? 지금 행복하지 않지만 미래에 부자가 되기 위해서지요. 공부를 하는 이유는 뭐죠?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에요. 꿈이라는 게 지금의 결핍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과거와 미래를 깨 버리고 현재만 남게 되면, 미래와 과거를 다 불러와서 현재ㅑ화시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학교의 모든 활동이 놀이가 됩니다. 옛날 귀족들에게는 꿈이 없었어요, 귀족들이나 왕에게는 늘 현재만 존재합니다. 현재만 존재한다는 건 모든 것이 놀이이고 결국 지금 행복하다는 거에요. 학교의 모든 활동이 놀이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잠재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서 지금을 희생해라. 열심히 공부해야 대가가 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 놀면서 행복해라'라고 말해야 합니다. -P123

 

오히려 필요한 건 정말 몸으로 먹고살아 갈 수 있는 농사 같은 기술이지요., 그런데 그런 기술에 대한 교육은 지금까지 계속 폄하되어 왔고 심지어 학교 교육과정은 그런 일은 무가치하다고 가르치면서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퇴행적인 사람으로 취급해왔어요. 그래서 노동자 아이들도 노동을 천시하고 그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꿈을 키우는 곳이 근대 학교, 지금의 학교에요. 학교에 보내 놨더니 자기 뿌리와 공동체를 배반하는 사상과 이념에 물들어서 오는 거에요. -P241

 

애국심을 가르치는 목적은 국가를 사랑하는 인간을 기르는 게 아니라 복종에 길들여진 인간을 기르는 것입니다. 어던 명령을 내리든 순종하는 인간!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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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0-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온교사 양성과정>눈독 들이고 있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어요. 저도 이런 류의 책 좋아하거든요.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200%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숲노래 2013-10-03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인데, 이 가을에 도시에 있는 학교든 시골에 있는 학교든,
가을걷이와 벼말리기 거들러 가을방학 내어
며칠쯤 숲바람 마시며 들판에서 땀을 흘리도록 해 본다면,
아이들과 교사들 스스로 어떤 '새 길' 찾는 실마리
얻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