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중고책 도착하여 꺼내는 순간 시큼한 식초냄새와 찍찍 붙는 표지에 경악하다...  

먼젓번 중고책은 아주 접은 자국이 군데군데라서 가슴 쓰렸고... 읽고 싶은 모든 책, 특히나 소설을 새 책으로 구입하는 것은 무리이기에 적당히 절충하여 사는 중고책들이 연타로 불쾌감을 유발하였다. 책이라는 것이 돌려 읽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서관의 존재 의의), 아니면 사서 나만 부둥켜 안고 읽는 것이 책에게 친절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몇 달 전 김영하의 '빛의 제국'이 하도 좋다길래 예약 신청까지 하여 몇 주를 기다려 도서관에 가지러 갔다 뒷목 잡고 쓰러질 일이 있었다. 책이 촘촘히 분책 그것도 아주 도입부는 친절하게 바깥으로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독서가 아니라 페이지 정리하여 손질하다 보면 며칠 갈 공산이 클 정도로 경악스러운 풍경이었다. 너무 기가 막혀서 사서에게 " 이 책좀 보세요..''라고 했음에도 시큰둥... 껄쩍찌근함에도 애업고 간 고생이 애통해 집에 들고 왔으나 전혀 읽고자 하는 욕구가 안생겨 책상 위에 두었다 반납하면서 다시금 " 이 책 어떻게 좀 해야 할 것 같은데요."라고 지적하며 반납하였는데 결말은 모른다. 

사실은 새 책이 갖고 싶은 거다. 모조리... 그 표지의 청명함, 아무도 손대지 않은 그 깔깔한 책넘김... 그것이 그립다고 거품물고 항변하는 것이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과의 타협점을 찾으러 떠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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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 - 설득과 통합의 리더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덕일 역사서 홀릭의 끝은 어디인가? 단 한권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정통 역사학자로서 필력을 겸비한 보기드문 저자의 매력은 책 판매고 이상의 것이다. 한 작가에 침투하여 그 작가의 저작을 뚫어 보려는 나의 치기는 사실 항상 싫증을 동반한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외인 듯... 그의 인물에 관한 저서가 여기에서 대략 스톱인 것이 너무 안타깝다. 

유성룡은 사실 류시원이 직계손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여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순신을 천거하고 임진왜란을 대처한 중추 역할론에 대하여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조의 졸렬함이 가히 정말 경악스러웠다. 위정자가 어디까지 비겁할 수 있는지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에게 절망했다. 전란 틈바구니 속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못하고 제 한 몸 지키고자 호시탐탐 도망가려 하고 그것을 저지하는 유성룡과 자기보다 인기가 높아가는 충신들이나 심지어 아들 광해군에게까지 내비친 그의 시기심의 극단은 잘 못 택해진 지도자는 일개 속인보다 못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너무 얄미워서 찰싹 찰싹 때려주고 싶을 정도... 유성룡의 실각과 이순신 장군의 전사도 사실은 선조의 비겁한 시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어느 정도 편파적이라고 하여도 마음껏 편파적이고 싶다. 전란중 혁혁한 공을 세운 유성룡의 실각을 방조하고 아니 어느 정도는 독려 했던 그에 대한 유성룡의 감정은 후에 정신차리고(믿을 수는 없지만) 공신대열에 여러 번 유성룡을 올리려는 작업에 대한 정중한, 하지만 끈질긴 사양으로 표출된다. 존심 상하라고 ㅋㅋㅋ 

왜 항상 충신의 노년은 뒤켠으로 물러나 외롭게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인가... 이를 알아주지 못하는 졸렬한 군주보다는 나라와 백성을 위해 분투했던 유성룡도 고즈넉하게 늙어가다 고독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의 죽음에 수많은 백성들이 애도의 눈물을 뿌리고 후손들도 두고두고 그의 치적을 칭송하는 것으로 합당한 대우는 완결되었다고 자위해도 되는 것인가... 인생 자체가 비감어린 것으로 다가오니 슬픈 일이다. 논픽션이 더 픽션 같고 감동의 파고가 크니 나의 역사서 탐닉은 쭈욱 계속될 듯...또한 이런 멋진 조상을 둔 류시원 마음껏 자랑해도 되겠다! 그러나 검색해보니 직계가 아니라 방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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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거 사실 몇 년 전에 사서 쓰지도 못하고 버림. 그닥 좋았던 기억이 없고 잘 휘고 잘 빠져서 분실하다 끝내버렸는데 후기는 빠방하다. 극찬 일색... 참으로 요상한 취향이 후기 탐독이 취미인지라 읽다보니 갑자기 북다트가 고파서 당장 지르고 싶어지니 내 귀의 팔랑성은 대적할 자가 없을 듯...그러나 활용도가 높지 않을 것 같고..사실 요새 북마크는 볼 때마다 지르고 후회하는 중이다. 클립형은 모조리 잘 빠진다. 예외가 없다. 그렇다고 원형적 북마크는 심심하고 구겨지고... 

  .  

 

 

 그런 와중에 발견한 요 아이!  이거 지대로인데...그림이 조금... 그러나 역시 책과 함께 구입하여야 배송료가 무료인지라 지름신의 강림을 저어하고 있다

 나는 읽는 책 표시를 접는 것으로 하는 것을 증오하는 터라 최근 구입한 중고서적의 접힌 자욱마다 심정적 눈물을 흘리고 중고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북마크는 충동구매의 온상이자 영원한 이쁜 딸이다. 보면 볼수록 좋으나 그 완벽하지 못한 작은 그 무엇으로 가슴 한곳이 뻥 뚫린듯... 

                                                이런 나에게 궁극의 북마크는 언제나 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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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독서학교 - 태어나서 7세까지 우리 아이 두뇌 프로젝트
남미영 지음 / 애플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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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24개월 이전까지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으로서 육아 매너리즘에 빠진 엄마가 읽으면 좋은 책. 특히나 엄마의 대부분이 자신이 받은 어린 시절 가정교육을 그대로 자녀한테 전수하는 경향이 있다는 부분에서는 화들짝!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베드타임 책에 대한 조언부분도 유용하다.

연령별 추천도서 목록이 있어 활용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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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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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홀릭은 계속된다~ 

까면 깔수록 나오는 속살의 싱그러움이 극치이고, 그 싱그러움은 가볍지 않고 진중한 무게감까지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 그는 다산선생이다. 또한 그의 저작이 600권이 넘으니 그 또한 계속되는 천착이 가능케 함이 말해 무었하랴.. 

사람을 좋아하고 그 사람에 빠지다 보면 어느 선에선가는 분명 환멸의 소재와 맞딱뜨리게 된다. 그라시안인가?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으나 유명한 철학자도 아무리 존경스러운 사람도 가까이 있다 보면 환멸을 느끼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다산선생만은 예외로 하고 싶다. 물론 나는 그의 현손도 아니거니와 그를 대면할레야 대면할 수도 없지만, 계속되는 그에 대한 독서가 더해갈 수록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가 아닌가 싶게 하니 근거가 없다고 빈정대지는 마시기를... 

이 책 페이지의 압박이 대단하다. 저자는 국문학과 교수이고 안식년 동안 방대한 다산의 수많은 분야에 걸치 방대한 저작을 체계화해 그의 지식경영방법을 서술했다. 이 책 자체가 사실 다산 선생의 지식경영 방법의 완결된 예증이 아닌가 싶다. 저자 또한 이를 인정하고 있다.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는 '휘분류취법' 및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는 '촉류방통법'이 그중 핵심 적용 방식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정약용 선생의 지식경영 방식이다. 다시금 돌아가서 페이지의 압박을 뛰어넘는 이 책의 매력은 지금까지 나온 다산 선생 관련 서적들이 전체를 조망하느라 지나치게 개략화되는 경우이던가, 아니면 한 분야에 천착하여 그에 대한 통합을 방해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면, 그 둘의 극단을 적절히 조화시켜 현명한 중화를 이루었다는 것과, 저자의 문장력이 어우러져 표현이 유려하고 독자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점이다. 

다산선생의 수많은 연구 성과가 사실은 그의 수많은 제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일을 분담하고 그것을 전두지휘하고 감수하는 완벽한 통합의 역할자로서 그가 우뚝 자리했었다는 데에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히 양반출신이 아닌 황상과의 만남과 해배되어 고향에 돌아갔음에 연락하나 없던 제자가 죽기 직전 다산을 찾아와 혼수 상태에서도 교유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다.  

다산에게 놀라운 점은 현대의 엑셀 개념이 그의 머리의 얼개였다는 점이다. 엑셀 작업 방식이 그의 머리에 입력되어 수많은 복잡한 자료들을 하나의 표로 가공하여 체계화한 그의 사례는 능력있는 인재가 어떻게 주어진 과업을 완성하는 지에 산 표본이 아닐까 싶다. 또한 문신이 화성축조당시 거중기를 비롯 수많은 기계들을 직접 설계했다는 사실은 그가 전인교육의 완벽한 표본임을 또 실증하고 있다.  

이 수많은 장점의 백미이자 정수는 그가 가진 기본적으로 풍부한 정서와 (특히나 세검정의 물구경을 위해 비를 맞으며 벗들을 소집하는 장면은 극치임.), 가슴절절한 애민정신이다. 그렇기에 그는 잘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훌륭할 수 있었다.  

나도 그의 제자가 되고 싶다. 대체 체계화와도 거리가 멀고, 문장력도 빠져 어느 분야에 쓰임을 받을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다산 선생에 대한 절실한 동경만으로 그의 제자가 될 수 있다면...아마 1등이지 않을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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