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에서 깼는데 가슴이 아려왔다. 아이들은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추울까.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마음이 저릿저릿 아픈데
애면글면 다 키워내어
어느 날 갑자기 생사조차 확인 못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참, 삶이라는 게 가혹하구나.
이런 재난에 대처하는 당국의 방식은 또 어떠한가.
미숙하다는 표현조차 화가 나서 못하겠다.
어디에 신경을 집중하고 어디에 주력을 쏟아야 하는지 망각하는 인간들.
기름진 입술, 번뜩이는 눈, 역겹다.
남자 고등학교 뒤켠에 살던 시절. 첫눈 오던 날. 갑자기 남자아이들의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인가 베란다로 건너보니
아이들은 정말 아이처럼 눈에 들떠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나는 저 시절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내려다 보니 아직도 조그만 아이들.
눈에 들떠 맴을 돌며 비명을 왁왁 질러대는 아이들.
조금만 더 버텨서 기적이라는 것을 만들어 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