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에서 깼는데 가슴이 아려왔다. 아이들은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추울까.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마음이 저릿저릿 아픈데 

애면글면 다 키워내어

어느 날 갑자기 생사조차 확인 못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참, 삶이라는 게 가혹하구나.

 

이런 재난에 대처하는 당국의 방식은 또 어떠한가.

미숙하다는 표현조차 화가 나서 못하겠다.

어디에 신경을 집중하고 어디에 주력을 쏟아야 하는지 망각하는 인간들.

기름진 입술, 번뜩이는 눈, 역겹다.

 

남자 고등학교 뒤켠에 살던 시절. 첫눈 오던 날. 갑자기 남자아이들의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인가 베란다로 건너보니

아이들은 정말 아이처럼 눈에 들떠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나는 저 시절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내려다 보니 아직도 조그만 아이들.

눈에 들떠 맴을 돌며 비명을 왁왁 질러대는 아이들.

 

조금만 더 버텨서 기적이라는 것을 만들어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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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4-04-17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책에서 봤던 글귀가 생각나네요. 기적이 놀라운 점은 그것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라고...
에휴... 위기관리시스템은 고사하고 그저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후져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blanca 2014-04-18 11: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살다 보니 정말 기적도 있더라고요. 이렇게 어린 학생들을 한꺼번에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가 또 흉흉한 보도에 가슴 아팠다가..사는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4-04-17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18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4-04-1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밤새 잠을 설쳤어요ㅜㅜ 가슴이 너무 아파요.ㅜㅜ

blanca 2014-04-18 11:20   좋아요 0 | URL
어젠 아이까지 아파서 더 힘들었어요. 그냥 뜬 눈으로 새우잠을 잤네요. 좋은 소식도 없고 참 힘든 밤이었어요.

이진 2014-04-17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학교에 집합했을 그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어떤 말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남은 공기층에 아이들 수십 명이 목숨을 위태롭게 이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어서 빨리 그들 구조되었으면 좋겠어요.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하나네요

blanca 2014-04-18 11:21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저는 "여러분, 기다리던 기적을 전해드립니다."라는 앵커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뽈쥐의 독서일기 2014-04-1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적이란 거 믿고 싶어요! 하필 또 너무나 아가들이네요.ㅠㅠ

blanca 2014-04-18 11:22   좋아요 0 | URL
시간은 계속 가고 있는데 시계를 거꾸로 돌려 그 일이 일어나기 전 바로 그 시간으로 가고 싶어요.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이라는 게 문득 문득 너무 소름끼치게 두렵고 절망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