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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수 여행 - 들꽃을 찾아가는 ㅣ 행복한 자수 여행 1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늘 가까이에서 두고 보는 싶은 들판을 영국에서는 '메도(meadow)'라고 부른다고 한다. 자수 작가이자 원예가인 저자는 이런 영국의 메도를 식물도감을 끼고 찾아다니며 자수로 책의 지면에 옮겨 놓는다. 들꽃과는 먼 주거환경. 이렇게나마 자수 식물 도감을 보니 당장이라도 비루한 손재주로나마 나도 한번 해보고 싶게 만드는 정갈하고 아기자기한 들꽃들.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숙박 시설인 '킹 존스 로지'란다. 전임 정원사가 따로 아름다운 정권을 가꾼다고 한다. 장미아래 저 의자 아래에 앉아 보고 싶다. 어떤 책이든 술술 읽힐 것같다. 저자는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 숙박은 하지 못하고 차와 점심을 대접받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핑크 장미가 도톰하니 만져 보고 싶다.
양귀비, 엉겅퀴, 길뚝개꽃, 수레국화 등이 배합되어 만들어진 정원. 이 꽃들은 보리밭의 잡초로 취급된단다. 사용한 모티프에 대한 해설도 있지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꽃밭에 드러 눕고 싶은 정경이다.
<더 페인티드 가든>의 저자 메리 우딘을 직접 만난 저자가 메리 우딘의 정원에서 받은 영감으로 만든 쿠션의 자수들. 코스모스란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저자를 직접 만나 그의 집까지 초대받는 영광을 누리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리라. 또 그 감상을 이렇게 자수로 뒷갈무리할 수 있는 저자의 재능도 부럽다.
후반부에는 이 책 전반의 작품 도안이 실려 있다. 부록으로 마로 된 천과 자수실 두어가지도 함께 왔다. 하지만 자수라고는 전혀 모르는 나 같은 초보자가 이 도안을 제대로 활용하고 저자 같은 작품을 만들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실제 자수 강습이 있나 찾아 봤더니 의외로 자수 강습은 드문 편인 것 같다. 사극에 등장하는 아씨들이 수틀 앞에 앉아 있던 풍경이 사뭇 떠올랐다. 예쁘고 정갈한 책이지만 그저 보고 또 보는 수준으로 만족해야기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