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값과 분량에 꼬챙이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와 아버지의 일본인으로서 가지기 힘든 역사 의식과 특유의 담백하면서 간명한 문체에 무장해제 되어가는 중이다. 역시 하루키구나 싶은 감탄이 나온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로 이런 글은 하루키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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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20-10-27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블랑카님의 평에 읽고 싶어졌어요..사소설류나 사적 얘기는 손이 잘 안가던데...블랑카님은 제가 믿는 서재친구이니까.ㅎㅎ

blanca 2020-10-27 21:39   좋아요 0 | URL
테레사님, 전 하루키의 팬이라 사실 전혀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

scott 2020-10-27 1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본에서 00에세이 최고상을 받았데요. 중학교 교과서에 실릴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데 아베이후 스가가 어찌 할지 모르겠네요.
아버지-소년 하루키-고양이 이러 연결고리로 아버지의 청년-중년-노년 한남자의 일대기를 담백한 문체로 써내려간 하루키 대단한것 같아요.
인터뷰에서 70세가 되니(전업작가로 40년의 세월) 연필만 쥐면 글이 술술 써진다고 하더군요. 이정도에 경지에 올라갈때까지 오로지 글만 쓰며 (작가 본업에 충실) 조급해 하지 않고 세계적인 작가에 반열을 차근 차근 밟고 올라가 하루키라서 인지 다음작품을 항상 기대하게 되네요. ^.^

blanca 2020-10-27 21:42   좋아요 1 | URL
우아, 이런 내용이 일본 교과서에 실린다고요? 가능할지... 나이가 젊을 때는 용감한 발언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노년이 되어 게다가 우익이 정권을 잡고 있는 일본에서 역사적 실책을 용감하게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진짜 드물잖아요. 게다가 하루키가 그런다는 게. 어디 하나 허투루 쓴 문장이 없어요. 에세이인데도 이 글은 그 누구도 쓸 수 없다, 반드시 하루키여야 한다,는 강한 확신이 들 정도더라고요. 사실 제 꿈이 쿨럭 하루키를 만나는 겁니다. ^^;;;

테레사 2020-10-29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하루키 만나시길! 저도 잘 몰랐는데 언젠가..세계에 대한 책임감을 얘기한 걸 신문에서 읽은 후, 하루키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저는 다른 작품은 모르겠고, 토니타키타니가 들어있는 단편집, 렉싱턴(ㅋ)의 유령이라는 단편집을 참 잘 읽었어요. 가끔 그 책을 생각하곤 해요. 그리고 채소의 기분...을 좋아하고...여자없는 남자...라는 단편집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ㅎㅎ 역시 저는 하루키의 단편들을 좋아하는 모양이에요.

blanca 2020-10-28 10:43   좋아요 0 | URL
헉, 테레사님, 저 도서관에서 <렉싱턴의 유령> 빌려 보려다 책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말았거든요. 저도 그 단편 궁금했는데. 꼭 읽어봐야겠네요. 하루키 단편 참 좋죠. 에세이도 좋고요. ㅋㅋ 하루키가 독자와 얼굴을 보는 걸 극도로 싫어한대요. ㅋㅋ 그래서 방한도 성사 못 시켰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가 끝나지 않는한 요원한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