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잘 안들어오게 되다가 

최근 중고샵에 책을 몽땅 팔아넘기면서 다시 들어오게 된셈. 

새삼스레 그간 여기 서재에 올려둔 글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어 돌아본다. 

요즘의 나는 회사생활 10년을 마치고 프리랜서가 되었다.

덕분에 아침마다 버스나 지하철에  

전날의 피로와 숙취를 털어내지 못한 육신을 구겨넣지 않아도 되었다. 

폭설이 이어지던 겨울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여름이다. 

세월이 빨리 흐른다고 느낀지가 몇해째 되는걸 보면 확실히 늙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사이 내가 집중하고 있는 일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나와 대화하기, 

나에 대해 제대로 알기.. 정도다. 

그걸 위해서 이런저런 책도 읽어볼 요량으로 몇권 골라보기도 했고 조언도 얻었다. 

여름이다,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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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사로잡혔던가요,  

마음도 사로잡혔던가요,  

고개 돌리면 잊혀질 것이던가요,  

눈 감고 도리질해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던가요.  

화려한 것은 독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요.  

팔아버린 한 눈이 멀고  

나머지 한 눈 마저 멀지 않게.  

이리와요, 내 사랑.  

 

* 한달쯤 전에 우연히 '한눈'에 대해 끄적여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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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3-1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춘향가가 떠올랐어요.

이리스 2010-03-16 15:14   좋아요 0 | URL
앗.. 춘향가... :)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서재에 

오랜만에 들어오니 

민망하고 

또 

민망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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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3-1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뭐하시느라 방치하셨어요!

이리스 2010-03-11 11:28   좋아요 0 | URL
긁적긁적;;;

Mephistopheles 2010-03-1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를 했다면 방치한들 어떠하리....만약 그게 아니면..그게 아니면...!
(재미있는 건 낡은 구두라는 닉을 쓰는 서재인이 출현했다는 것이라죠)

이리스 2010-03-11 11:28   좋아요 0 | URL
우억!!! 진짜요??

무해한모리군 2010-03-1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투핸즈를 보니 입에 군침이 도는군요 ㅎ
이리스님 방가방가!

이리스 2010-03-11 11:45   좋아요 0 | URL
앗.. 휘모리님이시다~ 반가워요!!

이매지 2010-03-1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이리스님! 반가워요! >ㅁ<

이리스 2010-03-11 14:27   좋아요 0 | URL
잇힝~~~ 반가워요 ^_^

rainy 2010-03-1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아무런 소식도 없던 서재에
오랜만에 안부가 올라오니
반갑고

반가워라...

^^
그래서 알라딘이 좋은 거 아니겠어요.
늘. 여기는 다시 오게 되는..

이리스 2010-03-11 14:27   좋아요 0 | URL
이렇게... 반겨주시니..
민망하면서도 감사하고 그러네요... :)

무스탕 2010-03-11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브리핑에서 이름 뵙고 반가워 뛰어왔어요 :)

이리스 2010-03-11 14:27   좋아요 0 | URL
으오옷!! 감사합니다~~ 이제 자주 올거에요!!
 

 바쁘다는 것은 핑계고, 게으름 탓에 책탑이 무너지는걸 다시 세우며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드디어 알라딘 중고샵에 책을 내다 팔았다. 회원간 거래로 판매.  

처음이니 가볍게 일단 세권을 판매했고 예치금이 들어왔다. 묘한 기분이구나. 이거. 책을 판다는 것이. 읽고 난 책을 팔아 돈을 손에 쥔다는 것이.

아주 아주 오래전 한 십여년 전에 새 책을 헌책방에 내다 팔면서 무슨 직원을 해고해버리는 망해가는 영세업체 사장인 것 처럼 기분이 이상하고 속상해서 돈 받고 책을 파는 일을 안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해야만 할 때가 온것 같다. 

책을 살 때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책을 팔 때 역시 신중하게 판단하련다. 

내게서 떠나간 책들, 또 다른 곳에서 행복하길. (무슨 이별의 의식같구나) 

이렇게 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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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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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원인 제공자에게 상처를 나누어주는 데 골몰한다고 해서 덜어지는 게 아니에요.

보복하는 사람은 나중에서야 훨씬 더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뿐이죠.

당신이 폭풍처럼 들이닥쳐 수줍음을 팽개치고 불안을 부정하고,

당신도 익히 알고 있겠지만 나로서는 피하고 싶지도 않고 피할 수도 없는

'짜릿한 요구'를 하고, 자신의 계획을 완벽하게 실행에 옮기고,

친밀감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것인 양 극단으로 밀로 가 떨어뜨려버리고,

계산에 따라 퇴장하여 노련하게 사라져버리고......

이런 것들은 보복 조치가 아니에요. 그저 절망을 드러내는 행위일 뿐이죠.-148~149쪽

우리는 우리가 서로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요.

서로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아요.

서로에게 줄 수 있는게 자기가 가진 것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게 전부여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아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모든 것을 줄 수는 없는 법이죠.

물론 자기에게 모든 것을 주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쪽으로

인생의 방향을 정할 수도 있어요.

그럴 경우 경이롭고, 유혹적이고,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설레는

'모든 것을 주는 사람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겠죠.

그리고 그 환상은 끝내 내가 그 환상을 남김없이 버릴 때까지

만성 결핍증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견딜 수 있게 해줄 테고요.

하지만 그래봐야 느끼는 건 결핍뿐이에요. 이런 감정을 나는 너무도 잘 알아요.

하지만 이제 이런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요. 나는 이상을 좇고자 더는 애쓰지 않아요.

그저 좋은 것을 더 좋은 것으로 만들고 싶고, 그렇게만 되어도 행복하겠어요. -259쪽

'모든 것을 주는 사람에 대힌 환상' 말이에요.

현실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모든 것을 줄 수는 없는 법이죠"인데,

내 환상은 이래요.

"하지만 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당연히 모든 것을 주고자 노력해야 하고, 모든 것을 주려는 노력을 결코 그쳐서는 안돼요."-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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