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는 것은 핑계고, 게으름 탓에 책탑이 무너지는걸 다시 세우며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드디어 알라딘 중고샵에 책을 내다 팔았다. 회원간 거래로 판매.  

처음이니 가볍게 일단 세권을 판매했고 예치금이 들어왔다. 묘한 기분이구나. 이거. 책을 판다는 것이. 읽고 난 책을 팔아 돈을 손에 쥔다는 것이.

아주 아주 오래전 한 십여년 전에 새 책을 헌책방에 내다 팔면서 무슨 직원을 해고해버리는 망해가는 영세업체 사장인 것 처럼 기분이 이상하고 속상해서 돈 받고 책을 파는 일을 안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해야만 할 때가 온것 같다. 

책을 살 때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책을 팔 때 역시 신중하게 판단하련다. 

내게서 떠나간 책들, 또 다른 곳에서 행복하길. (무슨 이별의 의식같구나) 

이렇게 또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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