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이 자제하고 있지만 한 때 나에겐 악취미가 있었다. 그건 돌이켜보니 살아가기 위한 본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견디기 힘들 것이 뻔한 내 상태를 알면서 나는 내 기억의 환부를 잔뜩 과장되게 벌리고 똑바로 들여다보도록 나에게 강요했다. 그리고 무뎌질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마침내 거의 무감각해질 무렵 나는 그런 악취미를 접었다. 그건 자학하고는 개념이 다르다.

나는 이기고 싶었다. 그 까짓 기억 따위에 지고 싶지 않았다. 제깟것이 그래봤자 기억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확실히 일깨워주고 싶었던 듯 하다.

약한 건 수치스러운 것이고, 수치스럽게 사느니 죽는게 낫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써놓고 보니 무슨 조폭같군..) 지금은 내 자신이 약한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우스운 것은, 강해지려고 거의 발악을 하던 시기보다 스스로 약함을 인정하는 지금이 오히려 실제로는 더 강해진것 같다는 것이다.

존경받을 만한 자격이 못되는 인간이 자기를 존경하라고 잔소리 늘어놓고 불평하는 법이다. 정말 존경받을 만한 사람은 자기를 존경해라 말아라 이딴 소리를 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히..

사실, 악취미가 오늘도 조금 동.. 하였으나 참았다.

이제 서른두 살이나 먹었으니 그런 유치한 악취미는 이제 정말 접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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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1-04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먼지를 말해줘야지.

비로그인 2006-01-04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 소년이 그러지요. 삼미가 내도록 지고, 획기적으로 지고, 또 지고,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지게 되자 `어쩌면 이건 축구일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는 장면.
어떤 일을 너무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보면, 야구를 보며 어쩌면 이건 축구일지도 몰라, 라고 주저앉는 소년처럼 저도 상황 자체가 헛갈리는 순간이 옵니다. 생각하는 사람의 오류인가봐요. 님과는 약간 다르면서 같은.

이리스 2006-01-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군 / 뭘 더 말하란 이야기?
쥬드님 / 아.. 야구가 축구로 보이는 순간이라니. 너무나도 저에게 딱 맞는 비유입니다. 제가 노린게 어쩌면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환부를 들추어서 확 벌려놓고 그것을 계속 응시하다보면 고통이나 아픔 따위가 다가오기 보다는 그저 저건 하나의 세포조직, 육체에 불과하다... 라고 여기게 되는것인지도.. 댓글 감사합니다.
 

내 방 창밖으로 거대한 병원 건물 하나가 버티고 서 있다.

사이렌 소리가 이따금 요란하게 울려퍼진다.

지금 이시간에도 저 거대한 병원에서는 누군가 죽음을 맞고 또 누구는 간신히 고비를 넘겨 생을 이어갈 것이다. 또 누군가의 팔과 다리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잘려 나갈 것이다.

한 편에서는 쉼없이 신생아들이 태어나 울어대겠지. 그 아래 어두컴컴한 지하에는 장례식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통곡하고 있겠지.

하루 두시간 남짓한 수면으로 극도의 피로함을 견디는  젊은 청춘들이 환자들의 생과사를 손 안에 쥐고 묵묵히 일하고 있겠지.

나의 외삼촌도 몇 해 전 바로 저 병원에서 암으로 마지막 숨을 거두셨던..

죽음은 언제나 삶의 대극으로서 존재한다는 하루키상의 말이 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몇 걸음 옮기면 화려한 번화가, 이제 갓 이십대에 발을 들여놓은 새파란 청춘들이 목청을 높여 떠들어대며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젊음이라는 이유 하나로 이 싸늘한 밤공기에 다리를 내어 놓고, 윗옷을 벗어든채로 거니는 저 가벼운 청춘들.

나는 이런 풍경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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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04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사진 대신 저를 성찰하게 만드는 잔잔한 글이 있군요! 추천!

이리스 2006-01-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 ^^;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정신분석을 받아? 아니면 무슨 특공무술이라도 배워?

나에겐 어떤 적의.. 가 내재되어 있다. 그것은 얌전히 가라앉아 있다가 자극을 받으면 솟아오른다.

그 적의란 아주 끔찍하게 무섭고도 잔인한 것이라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나 자신도 너무 무서워 온 몸이 덜덜 떨린다. 뭐지? 이런 기분나쁘고 섬뜩한 기운은 어디서 오는것이지?

전에 내 주변의 누군가는 내면의 적의가 이상하여 점을 보았더니 전생에 무사였다며, 그 때 사람들 목을 너무 많이 베고 또 그렇게 죽임을 당하여 그 기운이 현생에도 넘쳐 그렇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무술을 배우라고 하여 그리 했다던데.

전생이고 무엇이고 간에 여하튼 나는 이런게 너무 싫고 불편하다.

공포영화는 무서워서 잘 못보고 피만 봐도 속이 울렁거리건만 이런 끔찍한 적의는 어쩌란 말인가.

그 적의가 몰려오면 나의 마음 안에서는 온갖 잔인한 영상이 총동원되어 상영된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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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1-04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 구두님 누구나 다 그래요.

이리스 2006-01-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ㅠ.ㅜ
 

전체회의에 갔다가 자리로 돌아와보니 뭔가 바뀌어 있었다.

다름 아닌 모니터가 14인치 LCD 에서 17인치 LCD 로 바뀌어 있었던 것.

신년맞이 선물인갑다.. ㅋㅋ

큼직하니, 좋구먼.

근데 눈이 더 아픈것 같지 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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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1-0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겠네. 아직 적응 안되서 그래.

물만두 2006-01-0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시겠어요^^

이리스 2006-01-03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군/ 그런가?
만두님 / 넵 ㅋㅋㅋ 감사~

하늘바람 2006-01-0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이리스 2006-01-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 ㅋㅋ *^^*
 

내가 정치를 하면 얼마나 욕을 먹을까?
소신성 : 84 점 조화지향성 : 42 점

 

당신은 정직하고 당당한 사람이다. 당신은 사사로운 정에 연연하지 않고 대의를 추구할 줄 안다. 당신은 모두가 No라고 할 때 Yes를 할 수 있고,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일단 한번 옳다고 판단한 일은 굽히지 않고 추구하는 선구자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당신이 정치를 한다면 가장 비정치적인 정치가가 될 것이다. 정치는 원래 타협의 예술이라지만 당신은 타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굳건한 소신으로 주목을 받지만 안정기가 되면 좌충우돌, 사고뭉치로 찍힐 가능성이 높다.

 

 

당신의 가장 큰 장점은 명확하고 정직한 당신의 태도이다. 당신은 거짓말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다. 당신을 아는 사람들은 적어도 당신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사실만은 절대로 부정하지 않는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라도 당신만은 참말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당신은 똑똑하긴 한데 싸가지가 없다고 욕먹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신의 굽힐 줄 모르는 성격은 아무리 주변에서 압박을 가해도 계속 바른 소리를 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므로 꾸준히 욕을 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로 인해서 당신도 스트레스 받고, 주변 사람들도 고생하게 되는데 이러다 보면 이기적인 인간이라거나, 인간성에 문제가 있다는 욕까지 먹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믿을 수 없는 인간으로 낙인 찍혀버릴지 모른다.
당신에게 매너가 더해진다면 인간성에 대한 비난은 최소한 피할 수 있을 것이고 정직성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매너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상황파악에 신경을 써라. 대화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고 적어도 그 기분을 맞춰주려는 노력을 하라. 이 세상에는 옳고 그른 것만큼이나 관습이나 예절도 중요한 것이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영국의 가장 유명한 정치인. 가장 젊은 나이에 가장 빨리 출세한 정치인이기도 했지만, 보수당과 민주당을 옮겨 다닌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도 받았으며, 말년엔 인도의 독립운동을 맹렬히 비난하는 등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극우주의자,” “감상적 국수주의자”로 전락했다. 특히,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되풀이 하는 독선적 이미지로 따돌림 당했다. 그가 세계적 정치인으로 거듭난 것은 2차 대전 덕분이었다.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의 맹폭에 굴하지 않고 60대의 노구를 이끌며 전장을 누비며 국민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고, 연합국 “승리의 상징”이 된다. 독단적 성격으로 많은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달변에 수준 높은 문장력, 그리고 제멋대로인 성격은 카이사르와 비슷했음.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1890-1970.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우익 정치가. 2차 대전 중 임시정부와 프랑스 저항군을 이끌며 조국의 해방에 큰 몫을 담당했으며, 해방 후 총리로 당선돼 독일의 잔재 말소와 미국의 간섭을 근절하는 성공한다. 그는 이후 집권 기간 동안 식민지들을 독립시키고, 핵무기 개발, 나토 탈퇴, 공산국가 승인 등, 주체적 우익노선을 견지하며 프랑스를 국제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가 유지한 독재적이고 경직된 정치 환경은 결국 대규모의 시민 봉기를 불렀고, 20세기 가장 오래 프랑스를 지배했던 드골 정권은 막을 내리게 된다.

 

 

 

 공민왕
1330~1374. 고려 31대 국왕(재위 1351-1374). 원나라의 인질로 있다가 고려의 왕이 된 후 강력한 개혁을 밀어 붙여 원에 빼앗겼던 국토를 회복하고 기득권 층인 권문세족을 숙청한다. 그러나 홍건적과 왜구 등 외적의 침입, 연이은 반란, 뿌리 깊은 권문세족의 반란 등으로 개혁에 좌절을 겪는다. 신돈이라는 중에게 개혁을 맡겨 부정부패에 시달리던 백성들의 삶을 극적으로 개선시키기도 했으나, 이내 정치적 고단함을 느꼈는지 주색에 빠져 헤어나질 못한다. 그는 자제위라는 친위 그룹을 만들어 변태적 성행위를 일삼는 등 부도덕한 행위를 하다가 결국 자제위에 의해 암살당한다. 한반도의 군주들 중 가장 영특하고 다재 다능했던 인물 중 하나로, 특히 그림과 서예는 당대 최고의 수준이었다.

 

 

 정도전
1337-1398. 호는 삼봉(三峰). 이성계의 정치적 참모로 조선 건국에 가장 높은 공을 세운 문신 학자. 고려 말 권문세족에 반항하다 실각, 10년간 전국을 떠도는 낭인 생활을 한다. 이후 이성계를 만나 의기투합, 역성혁명의 길을 걷는다. 조선 건국 후 이성계의 철저한 신임 아래 고려의 폐습을 타파하고 조선의 기틀을 닦는데 앞장 선다. 그는 혼자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며 학문, 정치, 군사의 기반이 될 저서들을 써 냈으며, 명나라의 무도한 내정 간섭을 끝장내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친 정도전의 독주는 수많은 관료들의 증오를 초래했고, 결국 왕자의 난을 일으킨 이방원에게 목숨을 잃는다.

 

 

 왕안석
1021-1086. 남송 시대를 풍미한 중국 역사상 가장 개혁적이었던 정치가. 청렴한 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1042년 진사 급제, 이후 정치의 쇄신과 개혁을 갈망한 20세의 황제 신종(神宗)에 의해 발탁된다. 1069년부터 국정전반을 관장, 신법을 실시한다. 왕안석의 신법은 당시 지배 사상이었던 유가의 "대의명분"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국민의 생활을 이롭게 하기 위한 현실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이에 지주와 상인, 고리대금 업자들뿐만 아니라, 보수적 유교 학자들도 대대적으로 반발했다. 이들은 왕안석의 신법이 "대의"를 거스르는 악법이라 탄원을 올렸고, 몇 가지 개혁 정책이 부작용을 부른데다 1085년 왕안석의 정치적 후견인이었던 신종이 급사하자, 왕안석과 신법은 조정에서 “폐기” 당하고 만다. 
우웅..

'당신은 똑똑하긴 한데 싸가지가 없다고 욕먹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신의 굽힐 줄 모르는 성격은 아무리 주변에서 압박을 가해도 계속 바른 소리를 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므로 꾸준히 욕을 먹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너무해.. 흑..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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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1-03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시민인데.

마태우스 2006-01-0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 님께 투표할래요

이리스 2006-01-0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 나 그럼 장관 못되는겨? ㅋ
마태님 / ㅎㅎ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