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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와 세계 노동자계급의 대응
이종래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2년 12월
평점 :
신자유주의를 실감하고 깊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중 가장 강도면에서 근접한 사람은 국경을 넘나드는 투기자본과 이를 주도하는 국가, 그리고 이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신자유주의, 혹은 세계화라고 부르는 현상에서 기원이나 설명등을 객관적으로 말하는 것 자체에 왠지 거북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유가 크겠다.
이 책은 독일,,일본, 남아프리카, 브라질,멕시코, 인도네시아, 아르헨티아의 경제, 정치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위치가 신자유주의에 맞서 어떻게 투쟁했으며 각 나라의 상황을 신자유주의의 초점을 맞추어 해설하고 있다.
머리에 남는 몇가지 단상을 말하자면...우선 선진국이라는 경우 제조업부분의 노동자가 감소함에 따라 노동조합 구성원들이 감소되고 사회적 분위기와 언론이란 테두리속에서 강경적인 투쟁이 감소함에 따라 나타나는 여러현상을 말하고 있다. 이런 지적은 아마도 한국에서 부분적으로 적용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은 남미나 남아시아의 국가 처럼 산업이나 노동구조, 사회문화면에서 단층적인구조나 단순적인 구조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고급인력, 서비스의 노동문화는 아무래도 제조업 노동과 쉽게 연관이 되 있지 않는게 현실이다. 이른바 다층적 구조속에서 다양한 층위가 있다고나 할까.. 해서..노동자의 대응도 장기적인 노동구조의 현실을 감안하고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남미나 동남아시아의 국가의 경우를 포함해서 경제적 위기 상황이 한국과 유사한 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똑같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이미 그들 나라도 국제금융기구에서 차관을 도입한 전후과정은 상당부분 본질적인 면에서는 같다고 말할수 있겠다.
경제주체를 소수로 한정시키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시기에 부흥해 일시적 경제성장을 이루다가 거품이 제거되고 외국자본의 유입을 통해서 다시 국면을 전환하려는 시도는 국내자본이나 기관산업을 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양도해주는 결과를 가져왔고 외국인들이 경영하는 기업은 장기적 발전은 외면한채 단기적 이익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런 행태는 자연히 구조조정이란 허울속에서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노동복지면에서 퇴행하는 현상을 야기하고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유연정책을 피게 된다. 또한 국내엘리트층은 이런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을 해외로 빼돌리고 외국자본에 밀붙어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생활을 못할정도의 임금을 다국접기업이나 외국자본의 기업에서 실천하고 있다.
이런 면을 볼때 중요한 것은 현정부의 경제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심도있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나라의 경우도 언론매체를 통해서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려는 노력은 집요하다.
둘째는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 시민들은 언론매체에 현혹하지 말고 실질적인 현실에서 나오는 것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책의 책임자나 권력자,지도자가 알아서 해주길 믿는 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다.
이런 생각과 아울러 왜 한국사회가 수많은 비정규직노동자가 있고 본인도 그렇게 되는 운명임에도 오히려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서 말하고 생각하는 지를 생각해 보았다. 단순히 언론의 조작이라 말하기는 너무 광범위한 현상이다. 갈수록 높아가는 학력수준임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개인의 이기적 세계관과 넓은이익과 이기적 이익을 구별적으로 제시하는 교묘한 자본의 전략의 접점이라고 본다.
잘못된 현실에서 불리한 입장만 안되면 된다는 식의 인식은 자본의 전략중에서 환경, 복지등의 광의적인 이익을 우선 멀리하고 개인적인 이익을 숭상하게하는 것과 교묘히 짝을 이룬다.
책에서 멕시코와 한국를 비교하는 대목은 책의 중요부분이다. 책전반적으로 소개하고 설명하는 점에 주안을 두어 어렵거나 난해하지는 않다.
현 노무현정권의 경제정책을 말하기도 짜증나는 노릇이지만 그들의 정권의 수하들이 하는 행태가 책에서 나온 이런 표현과 맞아 떨어지고 이를 지지하는 무조건 지지하는 이들이 있어 착잡했다.
"보수주의자들에 대해서는 혁명적이고 혁명에 대해서는 보수적이며, 그들 자신의 표어를 신뢰하지 않고, 이념 대신 공문구를 외치며, 세계의 폭풍에 겁을 먹으면서도 그 폭풍을 이용한다."
한국과 여타 남미국가들과 다른점은 그들만큼 많은 소요나 폭동이 없는 점을 들수 있고 아직까지 경제기반이 심각히 훼손되지 않았고 비판적 세력이나 잠재력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비판적세력이나 비판적 여론은 실천적이지도 않으며 비판의 질적인 면에서도 깊지가 않다.
과연 한국이 위기를 벗어나 많은 서민들이 잘사는 나라가 될지는 갈림길에서 민중이 어떤 현명한 결단을 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