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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들은 말이야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아닌것 같고 깬다 싶어도 모두들 마음속에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을 다 갖고 있다구
(하기야 그건 어찌보면 남자들이 큰소리치고 싶고 멋있게 폼잡고 싶어하는거랑 비슷할수도 있어
또 나처럼 게을러서 그런 욕구가 아주 가끔 표출되는 여자도 꽤 많지만 어쨌든 비슷해)
근데 남자들이 잘 모르는게 있어
그게 뭐냐면 말야
여자들이 화장을 하고, 예쁘게 차려입고 어려보이고 싶어하고 하는건
항상 남자들에게 잘보이고 싶어서라고 착각하는 거지
물론 가끔은 그럴때도 있어, 없는건 아냐
하지만 그건 정말 마음속의 일부일 뿐이라구
그게 아니라면 남자들이 저 패션은 진짜 아니다 하는데도
당당하게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는 여자들이 왜 있겠어
오히려 여자들은 같은 여자들의 의견에 더 민감하지....
남자들의 감각을 별로 안 믿거든....
그냥 그게 Girl이야.
영원히 젊고 예쁘게 있고 싶은 욕구
하지만 현실은 안 그렇지
누군들 흐르는 세월을 잡아둘 수 있겠어
요코는 12살 아래 띠동갑인 신타로를 보고 맘이 설레
누군들 바로 옆에서 젊고 멋진 남자를 보면 안그럴까...
아줌마인 나도 아마 약간은 마음이 설레일걸
그래서 요코가 참 귀여워
다른 여자들이 신타로에게 애교떠는걸 보면서 질투하고 안달하는 모습이....
하지만 그게 그대로 사랑이 되는건 아냐
요코의 Girl에 대한 욕망이 신타로라는 대상을 매개로 나타난것일거야
요코가 그걸 깨닫는 순간 새로운 요코가 탄생하는거야
세이코는 이제 과장이 되었어
세이코의 남편 히로보다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이 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부하직원인 이마이때문에 너무 너무 화가나
남자랍시고, 선배랍시고 온통 무시하고 제멋대로거든
그래도 세이코는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면 나아질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남자들은 여자의 그런 배려를 항상 자신이 잘나서 여자가 찍소리 못하는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그런 남자는 정말 쓴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지
유키코는 잘나가는 광고회사의 회사원이야
그녀의 옆에는 일은 무지 잘하지만 하는 짓이나 입고다니는 것이나 아직도 자기가 20대 초반인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은 오미츠가 있어
하지만 말야 뭐 그럼 어때
오미츠는 그게 즐거워서 그럴 뿐인데....
누구한테도 피해 안주고 오히려 항상 주변을 활기있게 만들어주잖아
유키고 오미츠 등등 30대 아가씨 아줌마 다 그냥 자신을 사랑하면 되는거잖아
유카리 역시 30대 회사원이야
친구 메구미때문에 갑자기 아파트가 사고싶어졌어
하지만 원하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희생해야 하게 너무 많아
누르고 누르며 자신을 희생해보지만 그 희생이 아파트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유카리의 선택은?
아파트냐 자신이냐!!!
그래도 유카리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이해해 가는 과정은 참 재밌어
물론 유카리의 선택에 넉다운 되는 부장이 더 재밌긴 하지만.....
다카코는 이 책에서 유일하게 결혼했고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도 있어
이혼하긴 했지만....
다카코는 슈퍼우먼이야
정말이라니까
그래서 솔직히 이 책에서 유일하게 마음이 좀 짠해!
아마 앞으로도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다카코는 잘 헤쳐나갈수 있을거야
아들을 위해서 철봉도 넘어보였고, 공놀이도 열심히 배웠잖아
그리고 같은 여성과 연대하는 법도 알게 되었고.....
세상의 여자들은 모두 Girl일때의 꿈을 잊지 않아
때로는 향수가 되기도 하고 자기비하가 될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것이 살아가는 힘이 되고
같은 여자들끼리의 연대를 만들어내기도 해
뭐 가끔 여자의 적은 여자일때도 있지만
여자의 동지로서의 여자가 더 많은게 사실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