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몇달 친정어머니가 아프셨던 관계로 영화를 못본 분풀이를 하려는지 요즘 꽤 자주 극장 나들이를 한다.
물론 여기서 자주란? - 어린애 키우는 아줌마의 입장에서다.
근데 정말 갈수록 대박행진이다. 진짜 기분좋게도.....
여기서 대박은 관객수가 아니라 나의 별점이라고나 할까?
최근에 본 영화 - 괴물 - 예의없는 것들 - 천하장사 마돈나
모두가 한국영화다. 요
즘은 아예 헐리웃 영화는 호기심도 안 생긴다.
한국 영화가 즐겁다.

첫번째 대박 - 괴물
개봉날 바로 보러갔던 괴물은 그 직전에 봤던 한반도의 찝찝함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 이름을 믿고 봤던 영화.
혹자는 괴물의 컴퓨터 그래픽이 여전히 촌스럽고 어쩌고 하지만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진짜 괴물은 더 잔인하게 더 공공연하게 화면 가득히 펼쳐지고 있었으므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도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또한 보는 사람에 따라서 참 다양하게 읽힐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꽤 재밌는 오락영화로, 또 어떤 이에게는 반미영화로도 읽힐 수도 있을테고...
하지만 내게는 삶의 중심부에서 벗어난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힘에 대한 영화로 읽혔다.
낙오자같은 사람들의 일상이 온갖 첨단장비나 무기로 무장한 권력에 던지는 냉소?
어쩌면 운동권 출신으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백수로 전전하는 삼촌은
이념 과잉과 목소리높은 구호의 이전 시대에 대해서도 던지는 냉소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냉소에도 참 아련한 애증이 깔릴 수 있구나 싶기도 했다.
우리의 다양한 삶과 그것에 대한 도전...
그럼에도 일상은  삶은 계속된다?

두번재 대박 - 예의없는 것들
순전히 신하균 때문에 본 영화다.
감독의 유머감각이 2%가 부족해 촌철살인의 장면이 좀 아쉬웠달까?
그럼에도 남녀주인공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영화는 웃기기 위해 수많은 대사를 남발하지만 그럼에도 어찌나 슬픈지....
그들의 삶이 슬프고, 사랑도 슬프고,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려 하는것도 슬프고....
또한 그들의 최후도 슬펐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으면서 마음은 슬퍼 죽겠는 웃기는 상황.
코믹느와르? 아니 그냥 슬픈 애정영화다. 내게는....

세번째 대박 - 천하장사 마돈나
이건 진짜 대박이다.
이 영화를 본 이유? 해변의 여인을 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 대타로 선택!!
가끔은 대타가 진짜 대박일때도 있으니 세상은 살만한거 아닌가?
배우들의 평범한 연기가 정말 반짝 반짝 빛난다.
여기서 평범함이란 연기를 못해서 평범이 아니다.
진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처럼 그대로라는 말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세련된 연기력의 백윤식이 거슬릴 정도.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독특한 외모와 훌륭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나타났을까?
주인공 동구는 멋진 외모도 아닌 주제에, 즉 꽃미남 스타일도 아닌 주제에 여자가 되고싶어하는 소년이다.
그의 자충우돌 여자되기 도전기라고나 할까?
이정도면 그냥 예전에 본 일본영화 워터보이 정도로 여겨진다.(이색 스포츠를 통한 소년 성장기???)
하지만 영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린 고등학생 동구에게 세상은 너무 힘들다.
세상에 패배한 채로 늘 술과 가족에게 분노를 퍼붓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싫어하면서도 닮아가는 동생
자신을 버린 엄마
돈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현실!!!
그럼에도 동구가 그 엄마의 말처럼 자신을 사랑함으로 꿈을 잃지 않음으로 영화는 칙칙한 분위기를 벗어난다.
한편으로 이렇게 보면 너무 뻔한 영화같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힘이 스토리에만 있지 않음으로,
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참 신선하다.
한편으론 우리 사회도 이러한 금기시 되던 문제들을 더 이상 선언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문제로, 삶의 문제로 다룰 수 있게 될 정도로 까지는 성장한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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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0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의없는 것들만 보면 님을 따라잡겠네요

진/우맘 2006-09-0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돈나도 그렇고...해변의 여인이랑, 참을 수 없는 연애의 가벼움도 보고 싶어요.^^

전호인 2006-09-05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영화 판이군여. 천하장사 마돈나가 질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sooninara 2006-09-05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물밖에 못봤는데...다 보고 싶어지네요^^

바람돌이 2006-09-05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님은 그냥 통과하세요. 태교에는 별로일듯한데요. ^^
진/우맘님/저도 해변의 여인 보고싶어요. 이 영화 별로 오래 안갈 것 같은데 꼭 봐야 할텐데... 그쵸? ^^
전호인님/여전히 괴물 아닌가요? 어쨌든 천하장사 마돈나 예상외로 너무 좋았어요. 2시간이 정말 너무 즐거웠다니까요.
수니나라님/아이들과 같이 볼 영화가 없네요. ^^ 그 불닭만 드시지 말고 영화도 사이좋게 같이 보러 가세요. ^^

마노아 2006-09-0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개 모두 제가 본 순서대로네요. 셋 모두 진짜 대박이었어요. ^^

바람돌이 2006-09-0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노아님 개봉한 날짜 순서죠? 정말 셋다 대박이었어요. ㅎㅎㅎ

클리오 2006-09-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영화 본지가 어언 얼마이던가....

바람돌이 2006-09-0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클리오님/좀 더 기다리셔야 하겠군요. 뭐 마음에 다 차진 않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비디오라도.... 저 중에 천하장사 마돈나는 모든 분께 꼭 권해드리고 싶걸랑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