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원에 가는 지하철 안에서 틈틈히 요 책을 읽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 그후 이야기>  저 역시 어릴 때 키다리 아저씨의 열렬한 팬이었고, 그러던 차에 조선인님의 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 리뷰를 읽고는 늘 읽으려고 벼르던 책이었지요. 근데 이제야 읽었네요. 근데 조선인님은 거북선 출판사걸 읽으셨고 저는 푸른 나무에서 나온걸 읽었습니다. 제가 읽은 책 역시 축약본은 아닌듯한데 조선인님 리뷰에서 봤던 대목이 눈을 씻고 봐도 없는거예요. 그래서 열심히 다시 찾아봤습니다. 어떤 부분이냐 하면요. 주인공 샐리가 약혼자인 고든씨한테 보낸 편지에서 칼리카크 집안을 예로들면서 유전적인 정신박약같은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곳인데요.

조선인님의 리뷰에 의하면 샐리가  "사회는 정신박약자들을 한 곳에 모아 격리시켜야만 해요. 그곳에서 평화롭게 천한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도 갖지 않고요. 그렇게 한 세대나 그 이상이 지나게 되면 정신박약자들은 흔적도 없이 없어지게 될 거예요."라고 말한걸로 되어있거든요.

근데 제가 읽은 푸른나무판에서는 이 문장은  "정신박약은 유전적이어서 과학의 힘으로 어쩔수 없다고 하더군요... 전 우선 사회가 개선되어 고아원의 아이들이 바르게 살아가길 원하고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되어있더군요.

아마도 제 생각엔 푸른 나무측에서 번역할 때 이 책이 대부분 청소년들이 읽을 책임을 감안하고는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저 문장을 바꾼게 아닌가 싶은데요. 잠깐 고민이 생깁니다.

저런 우생학적 관점은 당연히 폐기되어야 할 게 맞지만 그렇다고 원작에 이렇게 과감하게 손을 대어도 되는 걸까? 그대로 둔다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다 우생학적 관점에 동의하지는 않을건데... 오히려 아이들과 같이 애기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처음으로 투표에 붙여보고 싶어요.

뱀꼬리 - 근데 정말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때는 꼭 어른이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느닷없이 저런 문제가 나오는데도 아이들이 그냥 넘어간다면 안될 것 같으니까요.

참고로 조선인님 리뷰 페이퍼는 요기 아래예요.

마이페이퍼 링크 주소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626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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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4-24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공녀도 인종주의적인 책이라서 권장도서가 아니라고 알고 있거든요...
좋은 책 안좋은 책 가려내야 한다고 봐요... 수정해서 끝까지 '명작'으로 남기려는 건 반대.

바람돌이 2006-04-24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공녀도 그런 논란이 있을 수 있겠군요. 저 어릴때는 그런거 아무 생각없이 읽었는데... 지금의 아이들도 아무 생각없이 읽을 걸 생각하면 좀 그래요. 이런 모든 문제가 있는 책을 무조건 안읽히는것도 어렵고... 역시 책은 어른이 먼저 봐야 한다는 생각이... ^^

조선인 2006-04-24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소공녀를 다시 읽고 경악했던 기억, 잊혀지지 않네요. 으.
바람돌이님, 그렇게치면 그림동화나 우리나라 전래동화도 어마어마한 각색 과정을 거쳤죠. 아이들 좋아하는 짱구 만화도 우리나라 거랑 일본에서 실제 방영되는 건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극히 일부분의 문제 때문에 책 전체가 사장되는 게 아까울 때 어린이용에 거름장치가 있는 건 찬성입니다. 다만 청소년용 도서가 따로 나오는 건 반대에요. 왜 청소년용 토지가 따로 나오는지 이해 못 하겠고, 청소년용 문고판 역시 결국 다이제스트에 불과한 거 아닐까 싶네요.
* 아 참, 제가 본 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는 거북선 출판사 본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아요. 워낙 오래된 책이라 겉표지며 속지며 죄다 사라졌거든요. ㅠ.ㅠ

chika 2006-04-2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댓글들에 명백히 찬성!! - 그래서 전 추천이나...ㅎㅎㅎ

sooninara 2006-04-2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키다리아저씨 그후 이야기 있는데 무슨 출판사인지..그런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네요.
원작은 그대로 두는게 좋을것 같아요.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죠.
톰소여의 모험이 흑백차별이라고 내용을 바꿀순 없잖아요.
깜둥이야 하던걸..얼굴 검은님 할수도 없고..ㅋㅋ

클리오 2006-04-2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께요. 고치는 것도 맞는 것 같긴한데. 많은 분들이 또, 어렸을 때 읽은 그런 문장은 기억도 못하잖아요? 그런 거 보면 또...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 소공녀의 고난 속에서도 방에만 오면 펼쳐져있는 환상적인 식탁이 너무너무 부러웠던 기억이... ^^;;

히피드림~ 2006-04-2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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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원작에 손을 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애들에게 그냥 수동적으로 읽힐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난 후 그러한 우생학적인 관점에 대해 서로 토론을 하며 '비판적 읽기'를 훈련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6-04-25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이 페이퍼는 투표를 할려고 했던 건데요. 아무리 해도 투표가 안돼요. 제가 뭘 잘못한건지 아님 그 시간에 알라딘의 투표기능이 제대로 작동을 안한건지... 그러고는 그냥 귀찮아서 둔겁니다. 하여튼 여러분들 의견이 갈리는군요. 저도 아직까지 헷갈려요. 물론 원작을 그대로 두고 토론의 재료로 삼을 수는 있겟지만 그럴려면 어른이 먼저 봐야 하잖아요. 근데 우리 나라 어른들 책 별로 안읽거든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런 거름장치를 거치지 못할 걸 생각하면....그리고 소공녀나 키다리 아저씨의 말도 안되는 관점들을 우리의 의식은 기억을 못한다 해도 무의식은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이 심각한 인종차별의식들이 그냥 생긴건 아닌것 같거든요. 동남아노동자를 대하는 의식에는 물론 자본의 힘에 대한 숭배가 결정적이겠지만 어릴때부터 봐온 서양의 책들속에서 흑인이나 동남아 사람들의 묘사 역시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여튼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