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곰 선장의 13 1/2의 삶 3
발터 뫼르스 지음, 안인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푸른곰을 못만났다면 요즘의 머리 지끈지끈한 내 일상이 얼마나 끈적거리고 짜증나는 날들이었을까? 갑자기 바빠진 날들과 짜증나는 일들의 연속. 그래도 나에게는 그 모든 짜증을 단박에 날려주는 청량제가 있었으니 바로 푸른곰선장이 아니었던가....

이 책의 분류를 어디에다 집어넣어야 할까?
판타지??? - 뭔가 딱 맞아들어가는 느낌은 아니다. 뭐 판타지 하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밖에 못떠올리는 나이기에 이런류의 판타지와는 전혀 다르다.
동화???? - 아이들은 이 책을 재밌어 할지 어떨지 잘 모르겠다. 중학생 이상 정도되면 재밌게 보지 싶은데...어쨌든 어른인 나는 무지하게 재밌는데....

이야기의 황당함으로 치자면 이보다 더 황당할 수 없다. 만약 굳이 황당함의 정도를 비교한다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정도가 대적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은하수를 여행.....>이 처음에는 그 황당함이 재밌지만 나중에 갈수록 지겨워졌던 것과 비교한다면 이 책은 잡은 순간부터 책을 놓는 끝까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또 결정적으로 <은하수를....>의 주인공들은 전혀 사랑스럽지 않았던 것에 비해 이 책의 주인공들은 악역조차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가장 악역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는 갱도도깨비조차도 나는 사랑스러웠다. 그러니 우리의 주인공 푸른곰은 어떻겠는가?

푸른곰이 살게되는 13개의 삶의 장면들은 그 어느것도 예측을 불허한다. 나의 굳은 상상력으로는 그저 푸른곰의 뒤를 ?아가면서 즐거워할 뿐.... 그 어느 삶도 나의 예측과는 달랐다. 마지막 1/2의 삶정도가 예측이 가능했던 정도.... 그것도 13번째 삶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말이다.

이 책은 재밌다. 그리고 통쾌하게 박장대소하는 건 아니지만 읽는 내내 킬킬거리며 우울한 기분을 확 날려줘버린다. 인간의 상상력이 창조할 수 있는 세계가 얼마나 무한한지를 발벗고 나서 보여준다고 할까?
또한 놓칠수 없는것 - 책에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삽화들. 이 삽화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책은 이렇게까지 재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삽화가 책 내용의 온전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작가가 창조한 인물들과 장면들을 어렵게 상상해야 하는 나의 수고를 덜어준다.

말도 안되는 농담같은 등장인물들, 상황의 연속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자모니아 대륙'의 모든 일들이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아마도 까맣게 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푸른곰과 함께 자모니아 대륙을 여행하는 자신을 보게 되지 않을까?

아마도 한동안은 푸른곰, 난쟁이 해적, 수다파도, 갱도도깨비만 떠올리면 얼굴에 웃음이 확 피어오르는 그런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왜 별점은 다섯개밖에 없냐 말이다. 10개는 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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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2-1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읽을래요. 별 10개나 줄 정도로 재밌단 말이죠??? 기대 기대 ^*^

바람돌이 2006-02-16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정말로 재밌단 말예요. 아 근데 걱정되는군요. 세실님은 제 생각에 아마 이 책을 저처럼 좋아하실 것 같은데, 저와는 달리 세상을 너무 심각하게 살거나 심오하게 사시는 분들은 제 생각에 동의를 안하실지도 모른다는.... 그러면 제가 거짓말쟁이가 되는게 아닐까 싶어서.... ^^;;

세실 2006-02-16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전 가볍게 살거든요~~ 넘 가벼워서 탈이죠~~

바람돌이 2006-02-16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몸은 안가벼운데 머리랑 마음만 가벼워서리.... ^^;;

아영엄마 2006-02-16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흥.. 저 같은 사람에게 딱인 책이죠~

바람돌이 2006-02-16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헤헤~~~ 오늘 여기는 가벼운 사람 집합소같군요. ^^

stella.K 2006-02-1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 말씀하시니 저도 읽어 보고 싶네요. 기억하겠슴다.^^

바람돌이 2006-02-16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오랫만에 뵙는듯.... 다음에 웃음이 필요하다 하실때 기억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