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태풍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뉴올리언즈는 미국 내에서 흑인의 비율이 67%나 되는 곳이란다. 당연히 그 흑인의 대부분은 빈곤층일 것이다.

자연재해에 속수무책 아비규환인 모습이나, 그 피해의 당사자가 항상 가난한 사람들이라는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해서  마음이 쓰이고 안타까운 마음은 당연한거지만 이번 미국의 모습은 역시 '미국이야'하는 말을 절로 나오게 한다.

재해 후 뉴올리언스 전역에서 폭동과 약탈과 방화가 일어나는걸 보는 마음은 착잡했다. 지나친 빈부격차로 인해, 또 수많은 이민족을 미합중국의 국민으로 받아들였으면서도 그들을 진정한 미국 국민으로 생각지 않는 그동안의 미국의 행태가 저렇게 나타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런 폭동에 대한 미국 주정부의 반응은 나를 경악하게 한다. 세상에....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은 그자리에서 무조건 사살한다니....이 기회에 마음에 안드는 흑인들, 가난해서 미국에 이익이 안되는자들을 모조리 쓸어내겠다는 발상일까....

미국, 무서운 나라다. 그들의 민주주가 순전 뻥이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자국민에 대해서도 저런 무서운 말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다니...

우리나라 80년 광주에서 한번의 약탈이나 범죄가 없었다는 것, 지금도 재해가 나면 전 국민의 성금이 모이고 좀도둑이야 왜 없겠냐만은 적어도 재해를 당한 지역에서 노골적인 약탈이나 범죄가 없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왔지만...

글쎄...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앞으로 더 심해지고, 그럼으로써 가난한 자의 박탈감도 더 심해지고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는 사회가 우리도 되어버린다면 우리나라 역시 저런 망할놈의 나라가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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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9-0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그 생각했어요. 있는 것들은 이미 다 빠져나왔고, 차도 없고 가진 것 없는 약한 이들만 남아 약탈과 강간의 대상이 되어버린 세상.

조선인 2005-09-0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일요일 아침에 읽는 글로는 너무 끔찍하네요. ㅠ.ㅠ

BRINY 2005-09-0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에 백인들 모습은 하나도 비춰지지 않았죠.

바람돌이 2005-09-04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힘없고 가난하기에 저런 일들이 일어나는거겠죠...
가난하고 힘없는게 왜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