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설이 꽤 고팠다.
한달동안 꽤 바빴던 덕에 밀린 서평단 책이 한 두권이 아니다.
이게 한 번 밀리니까 따라잡기가 장난 아니다.
겨우 겨우 몇 권 읽고 서평쓰고, 그리고도 못 읽은 책은 이왕 늦은거 시간 맞출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읽자 싶어 미뤄놓고...
이렇게 서평단 책에 파묻혀 있다보니 간간이 약처럼 봐줘야 되는 소설을 한 권도 못 본 것.
지역 도서관에 요 마커스 주삭의 <메신저>를 신청해놨었는데 우선 대출기관을 넘겼더니 대출중이다. ㅠ.ㅠ
내가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던 날
동생이 혹시 <밀레니엄>2부 있으면 빌려다줘 해서 봤더니 왠일로 있다.
동생에게 책을 갔다주고 노닐다 보니 아니 <메신저>가 동생네 집에 있는거 아닌가? 나보다 잽싸게 먼저 도서관에서 빌린 이가 동생이라니.... 이런 배신이... ㅎㅎ
하여튼 대출 기간 겨우 3일인가 남은 책을 내가 가져왔다.
오전에 옆지기와 아이들을 영화보고 오라며 등을 떠밀었다.
"나는 집에서 밀린 청소를 할 터이니 그대들은 새로 나온 영화 <UP>이 재밌다하니 보고 오시오"
정말로 난 청소를 할 생각이었다.
사실 계속 밖으로 나도느라고 집안은 여기저기 똥무더기 쌓아놓은 것처럼 구석구석이 난리다.
방바닥 한구석에 쌍인 책은 수십권을 넘겨 이제 거의 백여권에 달할 것 같고,
부엌의 싱크대에도 갖가지 그릇들이 좁아요 좁아를 외치며 쌓여있고 아 곳곳에 예쁘게 쌓여있는 먼지도 있구나...
하여튼 내가 할 일은 옆지기가 절대로 못하는 청소 그니까 정리정돈이었던것.
가족들이 나가고 밀린 청소를 하기 전에 잠시 이 책을 손에 든게 화근이었다.
정말 첫 몇 페이지만 보고 청소를 할 생각이었다고...
근데 도저히 손에서 놓기가 싫어지다니...
결국 병원가고 영화보고 집근처에서 베드민턴치며 놀기까지 하고 가족들이 돌아올때까지 집안은 나갈때 그대로를 유지했다.
"도대체 뭐한거야"라는 비난에 계면쩍은 웃음만 날리고도 책을 마저 보고싶다니...
아! 미안 미안... 대신에 내가 저녁밥 맛나게 해줄게. 우리 고등어조림해먹자. 응???
솔직히 밥하고 싶냐고? 아니!!! 그래도 어쩌랴. 청소도 안한 주제에 밥은 해줘야지...ㅠ.ㅠ
근데 바로 요 때 생각지도 못한 구원투수 나서 주시니 바로 울 예린이
엄마 저녁은 오랫만에 ***가서 돈까스 먹으면 안돼?라는 엄청나게 반가운 멘트를 날려주신다. 그럼 그럼 되고 말고... 오랫만에 우리 나가서 먹자. ㅎㅎ
이로써 밥하고 설겆이하는 시간을 벌었다.
근처 식당에서 돈까스를 맛나게 먹어주고 돌아오는 길에 만화방에 들러 아이들과 옆지기에게 만화를 가득 안겨줬다.
아아 이로써 우리집은 아주 조용한 독서천국이 되었다나 뭐라나?
결국 오늘 하루만에 47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다 읽었다. 우하하~~~
아이들 재우느라 9시반부터 잠들었다가 새벽 3시에 깨어서 이러고 있는 건 또 뭔지...
아 옆지기는 지금 이 시간까지 잠도 안자고 열심히 만화보고 계시는구나...
예린이가 자기 전에 그랬다.
엄마 나는 내일 아침에 내가 일어나자 마자 밥상이 차려져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응 엄마도 그랬으면 진짜 좋겠다라고....ㅠ.ㅠ
그래도 착한 예린이는 그러면 엄마 내가 내일 간단 밥상을 차려놓을게란다. 에고 예쁜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