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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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아름답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더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큼 애절하고 또 애절하다.
왜냐고?
이루어지지 못한 또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생활의 구차함에서 비껴가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의 구차함, 일상의 무심함 - 이런것들에 비껴서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울밖에...

그런 구차함과 무심함에 푸욱 절어서 살고있는 이에게 일탈의 아찔함은 가끔은 소설이나 영화같은 것들로 채워질게다.
그래서 연애소설을 읽는걸까?

넘지말아야 할 이러저러한 금기들을 양산해내기에 조선이라는 시대배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낼 듯하다.
온갖 금기와 규제들로 묶여있는 시대적 배경이 더 애절하고 위태한 사랑을 만들어내는걸게다.

소설속의 사랑은 하나같이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여문의 짝사랑이 향이의 비극적인 죽음으로도 끝맺지 못하고 끝까지 죽은 향이의 영혼을 부여안고 은둔의 삶을 감내하는 것도
끝내 가슴속에 묻고야 말 사촌간인 희우와 난이의 사랑도....
죽을때까지 자기식의 사랑밖에 할줄 모르던 최국의 비극도....
어쩌면 인간의 눈먼사랑이란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운명론의 냄새도 가끔은 나쁘지 않다.
책을 덮는 순간 여전히 삶은 구체적이고 비루하게 남아있지만 그 또한 어떠랴?
내것이 아닌 남의 꿈을 잠시 훔치는 것도 책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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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2-25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두 연애소설 좋아합니다.
실제로는 아찔한 사랑 못할듯. 그저 편안함과 현실적인 사랑이 좋아요. ㅎㅎ
물론 가끔, 아주 가끔 상상의 나래는 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8-02-26 02:54   좋아요 0 | URL
가끔은 연애소설이 고플때가 있는게 꼭 대리만족 같아요. ㅎㅎ

프레이야 2008-02-2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먼 사랑의 예정된 비극, 조선을 배경으로 하군요.
왜 하필 현대가 아닌 조선을 택했을까나..

바람돌이 2008-02-27 01:4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현대보다는 조선이라는 과거가 금기의 사랑을 설정할 수 있는 폭이 넓었을듯도 합니다. 그리고 국화주나 꽃차같은 소품들을 묘사하면서 나는 묘한 분위기같은 것도 일조를 할테구요. 간만에 님덕분에 재미난 소설을 읽었습니다. 많이 많이 감사해요. ^^

무스탕 2008-02-26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난이가 멀리 가버린 이유를요 희우를 부른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없는곳에서 둘이 다시 시작해보자!! 이런 앙큼한 속샘이 있는거라구요. ㅎㅎㅎ

구매자 40자평을 쓸때 아직 다 읽기 전에 갑자기 퍼득 든 느낌으로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라 적었는데 책 뒷편의 심사평을 보니 어느분(이셨드라? -_-a)께서 똑같은 표현을 하셨더군요.
그래서 다 비슷한 느낌으로 읽나보다.. 했지요 ^^

바람돌이 2008-02-27 01:51   좋아요 0 | URL
그런 마음도 왜 없었겠어요. 아니라 아니라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드는 기다림이 인지상정인걸요. 옛적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맘이란게 다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