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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아름답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더 아름답다.
아름다운 만큼 애절하고 또 애절하다.
왜냐고?
이루어지지 못한 또는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은 그 불가능성으로 인해 생활의 구차함에서 비껴가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의 구차함, 일상의 무심함 - 이런것들에 비껴서 있음으로 해서 아름다울밖에...
그런 구차함과 무심함에 푸욱 절어서 살고있는 이에게 일탈의 아찔함은 가끔은 소설이나 영화같은 것들로 채워질게다.
그래서 연애소설을 읽는걸까?
넘지말아야 할 이러저러한 금기들을 양산해내기에 조선이라는 시대배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낼 듯하다.
온갖 금기와 규제들로 묶여있는 시대적 배경이 더 애절하고 위태한 사랑을 만들어내는걸게다.
소설속의 사랑은 하나같이 비극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다.
여문의 짝사랑이 향이의 비극적인 죽음으로도 끝맺지 못하고 끝까지 죽은 향이의 영혼을 부여안고 은둔의 삶을 감내하는 것도
끝내 가슴속에 묻고야 말 사촌간인 희우와 난이의 사랑도....
죽을때까지 자기식의 사랑밖에 할줄 모르던 최국의 비극도....
어쩌면 인간의 눈먼사랑이란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운명론의 냄새도 가끔은 나쁘지 않다.
책을 덮는 순간 여전히 삶은 구체적이고 비루하게 남아있지만 그 또한 어떠랴?
내것이 아닌 남의 꿈을 잠시 훔치는 것도 책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재미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