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


고대의 종교의식과 여성숭배의식에서 나타난 종교의례(다산을 기원하는 신성결혼의식같은)를 매춘으로 볼 수 있는가의 문제

또한 이것을 사원 근처에서 이루어진 상업적 매춘과 동일시 하는 것의 문제는 매춘의 기원 문제나 매춘 자체의 개념 문제에서 혼란을 야기한다.

신성결혼은 그야말로 인간세계에서의 다산을 신에게 기원하는 의식이며 이러한 의식에 참여했던 여성들 대부분의 지위는 상당히 높았으며 존중받았다. 또한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엔키두를 인간사회로 이끄는 여성 매춘부 하림투는 야성의 문명화를 이끄는 존재이다. 여기서의 전제는 섹슈얼리티는 문명화시키는 것이며, 신들을 기쁘게 한다는 것이다. 


상업적 매춘의 등장은 여성들의 노예화와 계급의 형성 및 강화에서 직접적으로 유래된 것 같다. 그 결정적 계기는 대규모의 전쟁으로 인한 포로여성들에 대한 성적 학대와 노예화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체무노예가 더해진다.

남은 문제는 존중받을 만한 여성과 그렇지 못한 여성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그리고 존중받지 못할 여성들과 남성들의 교제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였다. 바로 여기서 베일이 등장한다. 이제 베일의 사용여부에 의해서 존중받는 여성/존중받지 못하는 여성의 구별이 완성된다. 이것의 의미는 남성들에 의해 보호받는 '존중받을 만한 여성들'과, 남성들에 의해 보호되지 않은 채 거리에 나가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파는 '평판이 나쁜 여성들'로 나눠지고 이것이 여성들에게는 기본적인 계급구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분은 역사적으로 여성들 사이에 계급동맹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였고, 페미니스트 의식이 형성되는 것도 막았다. 여성에 대한 성적 규제는 계급 형성의 기초이며, 국가를 떠받치는 토대 중 하나이다. 


6장 - 여신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종속과 여신의 계급격하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지체가 있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여신에게 빌었고, 여신에 대한 제의를 진행하는 여사제들의 권력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특히 이런 기원에는 여성 섹슈얼리티의 신성함과, 치유의 힘을 포함해 생명을 주는 섹슈얼리티의 신비함을 찬양하고 있다. 

그러나 고대국가의 발달과 왕권의 강화는 종교적 신념과 상징들에것 어머니-여신상의 격하, 그녀의 남성 배우자/아들의 우위와 그들의 지배, 그후 그가 폭풍-신과 합쳐져서 유일한 남성적인 창조자 하느님으로 전화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문자의 발명을 통한 기록하기, 이름짓고 개념짓기와 같은 상징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개입이 있었다.언어에 의한 추상화의 능력은 눈에 보이는 어머니-여신-다산의 능력을 뛰어넘어 남신의 능력을 추상적 개념들로 대체할 수 있는 도구를 쥐어주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재생산 및 성적 권력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가치가 절하되고 상품화되었든지간에 그들의 본질적 평등성은 여신들이 살아 있고 인간의 생활을 관장한다고 믿어지는 한 생각과 감정에서 사라질 수 없었다. 




매춘의 기원이 섹슈얼리티에 대한 태도변화와 특정한 종교적 신념에서 시작되며, 성적 관계에 영향을 미쳤던사유재산의 제도화 및 노예제의 제도화가 일어난 시기의 경제적·사회적 조건 속에서 변화한다고 한 그의 통찰력에 주목해야 한다.  - P225

 아시리아학 학자들은 여신을 의인화(擬人化)하거나 재현하는 신성결혼(SacredMariage)에 매년 참가했던 사람들이 바로 이 계급의 여성들이라고 생각한다.
신성결혼 예식의 토대에 깔려 있는 것은 땅과 사람의 다산성이 다산여신 (fertility goddess)의 성적 권력을 찬양하는 데 달려 있다는 신념이었다.  - P227

사원매춘부는 사회가 인정한 역할이다. 그녀의 역할은 영예로운 것이다 사실상 야성의 남성을 문명화시키기 위해 선택된 사람이 바로 그녀이다. 여기서의 전제는, 섹슈얼리티는 문명화시키는 것이며, 신들을기쁘게 한다는 것이다. 매춘부는 ‘여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며,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직업으로 인해 다른 여성들로부터 구분당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야성의 남성을 길들이는 일종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는 그녀가 인도하는 대로 문명의 도시로 따라온다. - P237

상업적 매춘은 여성들의 노예화와 계급의 형성 및 강화에서 직접적으로 유래된 것 같다. 기원전 세번째 천년에 있었던 군사적 정복은 포로여성들에 대한 성적 학대와 노예화의 원인이었다. 노예제가 제도로 확립된에 따라, 노예 소유주들은 자신의 여자노예들을 매춘부로 대여하였고,
어떤 주인들은 상업적 매춘굴을 설립하였다.  - P238

남은 문제는 존중받을 만한 여성과 존중받지 못할 여성을 어떻게 확실하고 영구적으로 구분할 것인가였다. 동시에 해결책이 필요했던 또 다른 문제는 ‘존중받지 못할‘ 여성으로 규정된 여성들과 남성들이 교제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였다.  - P239

남성들에 의해 보호받는 ‘존중받을 만한 여성들‘과, 남성들에 의해 보호되지 않은 채 거리에 나가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자유롭게 파는 ‘평판이 나쁜 여성들‘로 나눠진 것은 여성들에게는 기본적인 계급구분이었다.
그것은 하층계급 여성들에 대한 경제적·성적 억압과는 대비되는 상층계급 여성들의 제한된 특권을 표시했고, 여성들을 두 개의 집단으로 분리하였다. 역사적으로 그것은 여성들 사이에 계급동맹이 형성되는 것을방해하였고, 페미니스트 의식이 형성되는 것도 막았다. - P248

그렇기 때문에 위계와 계급특전은 국가가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데근본적이었다. 따라서 감히 베일을 쓰고 거리에 나타나는 매춘부는 불온한 병사나 노예만큼이나 사회질서에 큰 위협이었다. 딸들의 처녀성과 일부일처제 아래에서 정절을 지키는 부인들은 사회질서의 중요한 특성이되었다. 그때까지는 가족이나 친척들의 가장들에게 남아 있었던 여성의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가 MAL§40을 통해 국가에게 맡겨졌다. 기원전1250년경부터 줄곧 공공장소에서 베일을 쓰는 것에서부터 산아제한과낙태에 대한 국가의 규제에 이르기까지 여성에 대한 성적 통제는 가부장적 권력의 본질적 특성이 되어왔다.  - P249

여성에 대한 성적 규제는 계급형성의 기초이며, 국가를 떠받치고 있는 토대 중 하나이다. - P249

가부장제의 제도화가 어떻게 서로 다른 계급 여성들 사이에 뚜렷하게 정의된 경계를 만들어냈는지 보았다. 국가는 성문법 조문들의 확립과정에서 상층계급 여성들의 성적 권리를 제한하고 결국에는 완전히 없애버린 반면, 그들의 재산권을 증대시켰다. 아버지와 남편에 대한 평생 동안의 종속상태는 ‘자연스럽고‘ 신이 부여한 것으로 생각될 만큼 법과 관습 속에 공고히 확립되었다.  - P253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종속과 여신의 계급격한 사이에는 상당한 시간적 지체가 있었다. 천년 이상의 기간 동안 신들의 신전에서 남신과 여신들의 지위변화를 추적해 볼 때, 심지어 최고의 여신들이 권좌에서 끌어내려졌을 때조차 일상적 생활과 대중적 종교 속에서 여신들과 그들을 섬기는 여사제들의 권력은 계속 위력을 발휘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여성들을 종교적으로, 교육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종속시켰던 사회들에서 여신들의 영적 ·형이상학적 권력이 여전히 활동적이고강했다는 것은 놀랄 만하다. - P254

우리는 청원자들이 여신들을 전능하다고 보았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귀한 돌로 장식하여 그녀에 대한 찬미로서 바친 여신 음문의 상징 속에서, 그들은 여성 섹슈얼리티의 신성함과, 치유의 힘을 포함해 생명을 주는 섹슈얼리티의 신비함을 찬양하였다.  - P256

나의 주장은 증대하는 군사주의와 쟁기농경의 발달이 친족관계와 성별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던 것처럼, 고대적 형태의 국가발달과 강력한 왕권이 종교적 신념과 상징들에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변화의 유형은, 먼저 어머니-여신상의 격하 그리고그녀의 남성 배우자/아들의 우위와 그들의 지배, 그후 그가 폭풍신(storm-god)과 합쳐져서 남신들과 여신들의 신전에 우두머리이자 유일한 남성적인 창조자 하느님 (Creator-God)으로 되는 것이다. 그런 변화가 일어난 곳이 어디이든 창조의 권력과 다산성의 권력은 대여신으로부터 하느님(God)에게로 이전된다. - P259

여기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것은 역사의 어느 시기에 창조의 개념이바뀌었다는 것이다. 창조는 여성의 다산성이 가진 신비한 힘의 단순한발휘라는 의미에서, 종종 양성의 신적 존재들이 개입하는 의식적 행위로변화하였다.  - P268

이름짓기라는 개념 속에서처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의 상징화는 창조력의 유일한 원리인 어머니 여신으로부터의 이탈을 단순화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 P269

여성의 다산성이라는 상식적이고 관찰 가능한 사실에서 이탈하는 것과, ‘이름‘과 ‘개념‘ 속에 표출될 수 있는 상징적 창조력을 개념화하는 것은, 말하자면 더 높은 수준의 사고이다. 그것으로부터 우주의 ‘창조적 정신‘(creative spirit) 개념으로 옮겨가는 것은 그다지 큰 비약이 아니다. 그러나 추상성을 만들어내고 추상적 개념들을 대신하는 상징들을 창조하는 능력에서의 일보전진은 분명 일신주의로 향한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 P269

여성들의 재생산 및 성적 권력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가치가 절하되고상품화되었든지간에 그들의 본질적 평등성은 여신들이 살아 있고 인간의 생활을 관장한다고 믿어지는 한 생각과 감정에서 사라질 수 없었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남신들 속에서 찾았던 것처럼 여신들 속에서 그들과닮은 점을 찾아냈음이 틀림없다. 여사제들의 권력과 신비로움은 사제들의 것만큼이나 막강했다. 여성들이 사회에서 남성들과 다른 기능 및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을지는 몰라도, 여성들이 인간과 초자연적 존재 사이를 여전히 중재하는 한 인간존재로서 이들의 본질적 평등함은 침범될 수없는 것으로 남아 있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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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1 0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6-21 08:10   좋아요 0 | URL
누가 제 말을 뭘로라도 써주면 무조건 가문의 영광으로 아는 사람입니다요. 제가. ㅎㅎ 그런데 하물며 단발머리님이 쓰겠다고 하시는건데 더더더 영광입니다. ^^

단발머리 2022-06-21 08:1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영광이지요.
그럼 먼댓글 트랙백도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례할게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06-21 08:13   좋아요 0 | URL
네네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