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책 왜 이렇게 재밌냐?
곳곳에 번뜩이는 유머, 삶에 대한 통찰
4분의 1쯤 읽었는데도 올해의 내 책으로 지명될 것이 분명!!!

나는 지금 매일 매일 일본의 굴레 1,2장을 보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으므로 지금 일본의 굴레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 싫다. 어딘가 정희진 선생님 글에서 이 책 추천하는거 보고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대박이다. ^^


그때 이후 평생 써온 이 일기의 목표는 이랬다. 몸과 정신을 구별하고, 내 상상력의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보호하고, 또 내 몸이 보내는 부적절한 신호에 대항해 내 상상력을 보호하는 것. - P22

정을 하지 않았다. 아들아, 넌 미친 게 아니야, 넌 네 느낌과 놀고있는 거야. 네 나이의 아이들이라면 다 그렇지. 넌 네 느낌에게 질문을 던지지, 아마 끝없이 계속 물을 거다. 어른이 돼서도, 아주 늙어서까지도, 잘 기억해두렴, 우린 평생 동안 우리의 감각을 믿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단다.
- P32

우리 목소리는 바람이 우리 몸을 통과하면서 연주하는 음악이다. (항문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바람 말이다.) - P36

조르주 삼촌과 아빠의 대화가 생각난다. 아빠가 몸을 잘 일으키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다. 거의 먹지도 못했다. 조르주 삼촌은 제발 기운을 차리라고 당부했다. 거의 애원하다시피 했다. 눈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힌 채, 이젠 안 돼, 아빠가 말했다. 난 속이대머리거든! 네 머리털이 안 나는 것처럼 내 속도 다시 자랄 순 없어. 조르주 삼촌과 아빠는 서로를 정말로 사랑했다.
- P53

로베르는 나와 동갑내기지만 자기 몸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일 뿐이다. 그게 다다. 그의몸과 그의 정신은 함께 자라났고, 그 둘은 좋은 친구여서 놀랄 일이 생길 때마다 매번 다시 사귀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로베르의 몸이 피를 흘린다 해도 로베르는 놀라지 않는다. 반면에 내몸이 피를 흘리면 난 놀라 기절을 한다. 로베르, 그는 자기 몸이 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몸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피를 흘리는 것도 당연하지, 돼지를 잡을 때 돼지가 피를 흘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난, 뭔가 새로운 사건이 생길 때에만 비로소내게 몸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 P68

이 낯선 느낌을 없애주진 못할 것이다. 루소가 산책길에 식물채집을 했던 것처럼 나도 내 몸을 채집하고 싶다. 죽는 날까지, 그리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그것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것이 되어도 좋겠지만 말이다. - P112

인체 해부도는 여전히 내 눈앞에 놔둔 채로, 그런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게 있다. 인체 해부도의 다리 사이에도 아무것도 없다는 것! 음경도 고환도 그려져 있지 않다! ...... 라루스씨는 고자다.(라루스 인체 해부도를 만든 사람)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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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1-27 0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일기인가 했는데, 소설이군요 소설이면서 일기기도 한... 소설에서 자기 몸을 바라보는 일기...


희선

바람돌이 2022-01-27 01:59   좋아요 1 | URL
자신의 몸에 대한 평생의 일기예요. 굉장히 재밌어서 단숨에 다 읽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