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는 이렇게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이 담겨있습니다. 그 통찰이 당대 사회의 모습만 보여 주는 게 아니라 미래사회를 예견하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인간은 행복과 자유를 추구했고 선과악을 품고 있었습니다.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서 노예처럼 일하는항해사들의 모습이 요즈음 직장인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며, 그러한 인간의 모습은 먼 미래에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 P5
경제 규모가 크다고 해서 난민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난민 수용에 앞서 우리 사회는몇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난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리엘 신부가 장 발장을 ‘형제‘라고 부른 것처럼 편견과 배척의시선을 거두고 난민을 새로운 형태의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 미리엘신부처럼 한없는 자비를 베풀며 살아가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장발장을 매정하게 내쫓은 식당과 여관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22
《모비 딕》은 1851년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안동 김씨가 세도 정치를 이어 가고, 개혁 운동에 앞장선 김옥균이 태어난 해다. 그시기에 쓴 소설에 허먼 멜빌은 21세기 현대인의 고민과 문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교도에 대한 관용, 자연에 대한 경외심, 음식 제국주의, 종교의 부작용과 대처 방법 등이 바로 이 19세기 작품에 그려져있다. 마치 21세기에 쓴 소설이 아닌가 할 정도다. 당시 서양에 만연했던 인종 차별이나 종교의 부작용을 비판한 내용이라는 평가도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이 작품의 놀라운 힘은 그 비판이 19 세기만이아니라 오늘날의 사회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 P28
과거의 인류는 건축물에 모든 것을 담았다. 인간의 기억력에는한계가 있으니 후세에 전해야 할 정신적 유산을 모두 건축물에 담아길이길이 간직하도록 했다. 유사 이래 15세기까지, 즉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까지 인류는 당대의 사회, 문화, 종교 등 모든 것을 건축에 쏟아부었다. 피라미드, 만리장성, 노트르담 대성당 등 위대한 건축물은모두 민중이 그 시대의 삶과 정신을 표현한 한 권의 책이었다. 그중에서도 노트르담 대성당은 성서 그 자체였다. - P59
인쇄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사정은 바뀌었다. 돌로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더미 같은 돌과 나무, 수만 명의 인부,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길게는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활자를 만들어 종이에 인쇄하기만 하면 되는 인쇄술을 이길 수가없었다. 중세 건축물 ‘덕후‘인 위고로서는 인쇄술에 밀려나는 건축에대한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그토록파리 건축을 예찬한 것도 그러한 아쉬움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 P60
《걸리버 여행기》는 1726년 출간되자마자 초판 1만 부가 다 팔렸고, 어린이와 성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어린이들은 계란의 양 끝 중에 어느 쪽을 깨서 먹느냐를 두고 두 나라가 싸우는 이야기, 소변을 누어 왕궁의 불을 끈 이야기 같은 동화적인 요소에 열광했다. 어른들은 풍자적으로 그려신 등장인물을 두고 현실의 인물 중누구를 지목한 것인지에 대해 설전을 벌이며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 P137
셰익스피어는 새로운 단어와 구를 만든 한편, 영어의 특징중 하나인 명사의 동사화‘ 용법을 일반에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 예를 들면 추문 gossip 이라는 명사는 셰익스피어 시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 단어를 험담하다 라는 동사로도 사용한 것은 셰익스피어가 처음이었다. 영어는 셰익스피어 덕분에 더 풍부하고 유연한 언어가 되었다. 셰익스피어의 ‘스웩‘이 아닐 수없다. - P155
고정관념은 차별을 낳고 상대로 하여금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든다. 고민을 솔직히 나누고 건강하게 해소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차별적인 시선부터 거둬야 하지 않을까?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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