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2인 둘째 딸
엄마 오늘 모의고사 국어시험치는데 시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막 나오는거야.
그래서 좀 울었어
시험문제속 시는 아래 기형도 시인의 바람의 집-겨울판화 1
내 유년 시절 바람이 문풍지를 더듬던 동지의 밤이면 어머니는 내 머리를 당신 무릎에 뉘고 무딘 칼 끝으로 시퍼런 무를 깎아 주시곤 하였다. 어머니 무서워요 저 울음 소리, 어머니조차 무서워요. 얘야, 그것은 네 속에서 울리는 소리란다. 네가 크면 너는 이 겨울을 그리워하기 위해 더 큰 소리로 울어야 한다. 자정 지나 앞마당에 은빛 금속처럼 서리가 깔릴 때까지 어머니는 마른 손으로 종잇장 같은 내 배를 자꾸만 쓸어내렸다. 처마 밑 시래기 한줌 부스러짐으로 천천히 등을 돌리던 바람의 한숨. 사위어 가는 호롱불 주위로 방안 가득 풀풀 수십 장 입김이 날리던 밤, 그 작은 소년과 어머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음...... 시가 진짜 슬프네.....
근데 딸아 사실 엄마도 쬐끔 울었다.
시 말고 네 성적 때문에.....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