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우한테 미안합니다 높새바람 15
이경화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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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참 묘한 일이다.
그 별것 아닌 듯한 행동에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어"라는 명백한 메시지가 담겨있는걸 보면....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는 더욱더 각별하게 다가갈 행동이다.

초임교사시절 내게 이름불러주기는 가장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천성적으로 사람의 얼굴과 이름외우기에 젬병이었던 나는 한 반에 50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이름을 되도록 빨리 외워야 된다는건 고통스러운 임무였다고나 할까?
교복을 입은 남자아이들의 얼굴이 어찌나 똑같이 보이던지...
그래도 항상 먼저 외우는 아이들이 있다.
일단 사고치고 말썽부리는 아이들.
그 다음에 특별히 공부를 잘하거나 반장이거나 하는 아이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외워지는 아이들은 착하고 얌전하고 성적도 적당히 중간이고 항상 묻혀있는듯 안보이는 아이들.

이 책은 이런 이름불러주기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누구의 이름을 먼저 불러줄것인가에 대해서 사람들은 모두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속에 나오는 김진숙 선생님처럼 힘들고 어렵고 말썽 많은 아이들을 먼저 보듬어안고 그들의 이름을 더 많이 불러주고 해야 하는다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자기가 편한대로 공부잘하고 모범적인 아이들만 열심히 감싸고 부르는 좀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면 보면 김진숙 선생님은 아주 훌륭한 선생님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그런식의 규칙이나 규정이 또다른 역차별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듯하다.
아이들은 전체가 아니라 항상 하나 하나 소중한 개인이라는 것.
그들은 어느 하나 빠짐없이 관심과 애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
교사의 또는 어른의 잣대에 의해 쟤는 나 말고도 관심가지는 사람이 많으니까 내가 좀 신경을 덜쓰도 될거야라는 생각이 그 아이에겐 정말로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아이들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데는 어떤 규칙이 있을 수 없다.
모두가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귀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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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05-23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좋은 선생님 같은걸요

마노아 2007-05-2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점을 반개만 줄 수도 있어요??? 처음 봐요.

홍수맘 2007-05-2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생각을 하는 선생님이 담임인 님의 반 아이들은 자신들이 복 받은 아이들이라는 걸 알까요?

바람돌이 2007-05-2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좋은 교사인지 아닌지는 아이들한테 물어봐야지요. ㅎㅎ
마노아님/고쳤어요. 이게 서재 2.0에서 작성했더니 별점주는 칸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올렸더니 세상에 이 좋은책에 반개라니....ㅠ.ㅠ 어쨌든 원래 서재에서 다시 고쳤어요.
홍수맘님/모든 아이들에게 맞는 교사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같은 사람이 맞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닌 아이들도 언제나 있었거든요. 어찌보면 그게 정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모든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무리가 따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7-05-23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은 분명 좋은 선생님 같아요.^^

바람돌이 2007-05-2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나쁜 선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좋은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