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반의 한 녀석이 거의 학교를 안나온다.
뭐 원래 사고를 치던 녀석은 아니고,
학교를 안나오는 이유는 딱한가지 귀찮고 게을러서이다.
깨워주는 사람 없으니 일어나면 지각이고 그냥 귀찮고 혼날 것 같으니까 안와버리는거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동안 아침에 모닝콜을 때렸는데 이제는 아예 전화도 안받고 안와버린다.
근데 그나마 이녀석이 학교에 나타나면 평소의 나라면 한 번쯤 오지게 맘먹고 길길이 날뛰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녀석에겐 그게 안된다는거다.
얼굴 딱 보면 에구 불쌍한 녀석이라는 측은지심이 발동해버리는 것.
성경은 물러터진 유순함 그 자체에다 그 큰 눈을 말똥 말똥 뜨고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을 보면 도대체가 큰소리가 안나오는거다.
그러니 갈수록 상황은 심해지고...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오후에 체포조를 급파했다.
세녀석이 두시간여동안 온 동네를 뒤져서 결국 녀석을 잡아왔다.
나도 오늘은 모질게 맘먹고 난리를 한 판 부리고.....
그래도 다른 녀석들에 비하면 꽤 약한편....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은 없다지만
그래도 더 아픈 손가락은 있더라....
근데 난리를 부린게 뭐냐고...
아주 심각하게 녀석을 앉혀놓고
한 번만 더 학교를 안올시에는
그집의 너무 너무 바쁘고 무뚝뚝한 아버지를 학교로 모셔올것.
아니면 내가 찾아간다는것.
그리고 우리반에서 유일하게 나한테 얻어맞아보고 졸업하는 녀석이 될거라는 것.
근데 이 둘다 거의 가능성이 없는 협박이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