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편지 ㅣ 베틀북 그림책 82
안느 에르보 글.그림, 김주경 옮김 / 베틀북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안에르보의 이전 작품들이 사색적이면서 서정적인 면이 강했다면 이번 책은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적인 색채가 강했던 [파란 시간]을 보면서 어릴적의 몽환적인 그리움의 정서를
강하게 의식했던지라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는데 이번 작품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편안하면서도 행복한 그림들이어서 더욱 좋았다.
그림들을 살펴보면 이전 작풍이 그대로 이어짐을 알 수 있는데 그녀의 작풍을 보고 있으면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정확하게 읽어진다. 그림에도 언어에 있는 뉘앙스가 있다면
탁월한 색채감으로 표현한 그녀의 그림은 "그림으로 표현한 시" 라는 말을 감히 하고 싶다.
가을의 색채가 물씬 묻어나는 이 그림책은 그렇기에 지금. 바로 지금. 가을을 위한 그림책이다.
그리고, 겨울을 위한 책이며 마음이 쓸쓸한 모든 이를 위한 그림책이다.
가을에 친구를 위해서 편지를 준비하는 일견 단순해보이는 구조를 가진 이 그림책이 사랑스러운 것은
그림책이 아니라면 표현할 수 없는 그림의 힘이다. 사랑스러운 친구들이 준비하는 편지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같이 구경하고, 그 마음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친구들의 선물을 환영해보자.
자, 편지봉투를 열 준비가 지금 되어있는가? 그들의 마음을 여과없이 받아들일 준비 말이다.
(실제로 편지봉투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엽서는 참으로 사랑스럽다.)
그러나, 제본이 약간 헐겁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이 얇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마음에 안들었다.
유명출판사에게는 더욱 엄격해지는 이 마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