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정은임 FILM2.0(2003년 10월, 149호) '돌아온 DJ 정은임'
[필름 2.0 2004-08-04 22:40]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정은임 아나운서가 4일 결국 숨을 거뒀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2004년 8월 4일 저녁, 5천 여명이 넘게 다녀간 그녀의 미니홈피를 비롯해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수많은 추모 댓글들이 붙고 있다. 이젠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게된 정은임 아나운서를 추모하며 지난해 10월 방송복귀 소감을 밝혔던 FILM2.0 기사를 다시 싣는다

정은임 아나운서가 8년 6개월 만에 MBC FM 영화음악 진행을 다시 맡는다. 그 소식이 전해진 10월 23일은 1995년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이하 정영음)이 막을 내린 지 꼭 3,117일째 되는 날이었다. 마침 그날은 그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이었다.

"과연 축하할 일일까요?"

복귀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여의도 MBC 본사 7층 라디오 스튜디오 앞에서 만난 정은임은 지나는 사람들이 건네는 축하 인사에 꼬박꼬박 그렇게 되묻고 있었다. "당연히 부담되죠. 복귀라면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가는 건데. 지금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그때'라면 1992년 11월 2일에 첫 방송을 시작해 1995년 4월 1일 정영음의 마지막 전파를 쏘아올리던 때를 말한다. 소녀 취향의 닭살 멘트가 난무하는 심야 방송에서 4.3 제주 항쟁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강제 철거의 부당함에 격분하는 오프닝 멘트가 화제를 모은 건 당연했다. 볼세비키가 부르던 '인터내셔널가'와 시위 현장에서 대학생들이 부르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영화음악이라며 틀어주던 이 프로그램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듣게 해준 방송이었다.

2년 반 만에 맞이한 드라마틱한 마지막 방송. 이 때부터 독실한 애청자들이 정영음을 실패한 혁명으로, 정은임을 요절한 게릴라로 신격화하기 시작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정은임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라고 눈물의 작별 인사를 고하던 마지막 방송은 MP3 파일로 저장되어 지금도 인터넷을 떠돈다.

"안 그래도 내가 그랬지. 정은임은 전설로 남겨두고 차라리 다른 사람을 섭외해야 한다고.” 정은임의 복귀를 축하하는 점심을 함께하며 홍동식 편성부장(당시 정영음 PD)은 끝내 자신의 충고를 새겨 듣지 않은 담당 PD를 은근히 대견해 했다. 그러면서 오는 2005년 정영음 종영 10주년을 맞아 화려하게 복귀시키려던 자기 복안이 틀어졌다며 정은임의 때이른(?) 복귀를 아쉬워하기도 했다.

당시 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 평론가 정성일은 "지금도 마치 커밍아웃하듯이 '저도 한때 정영음의 청취자였습니다'라며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만난다"고 말한다. 정은임은 그렇게 청취자들 사이에 은밀한 연대의식을 고취시키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설익은 대학생의 세계관으로 방송하고"도 박수받던 호시절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이제 마이크 너머엔 영화에 담긴 진심을 믿는 충성스런 관객들 대신 박스오피스 성적을 더 믿는 변덕쟁이 관객들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 페널티 킥을 맞이하는 골기퍼처럼, 지금 정은임은 11년 전 입사 4개월 만에 덜컥 영화음악 진행을 맡던 그 때처럼 불안하다. 차이가 있다면 예전엔 너무 몰라서 불안했고 지금은 너무 잘 알아서 불안하다는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모두들 군대 가 있는 어느 선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뭐, 완전히 신화적 인물이더라고요. 짱돌의 달인에, 강철 같은 사상. 제가 4학년 때 그 선배가 복학하는데 아, 그 신화가 산산히 깨졌다는거 아닙니까. 모든 신화의 속성이란 다 그런 거예요."

92년 11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하기 전까지 정은임은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방송국이라는 직장에 대해 내심 실망하고 있었다. MBC 파업에 즈음해 입사한 이 수습 사원은 파업에 참여한 선배들을 대신해 일기 예보에 투입됐다. 찌푸린 날씨를 예보할 때면 잔뜩 먹구름이 끼여 있는 자신의 미래도 함께 예보하는 것만 같았다.

세상의 중심에서 호흡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 방송은 자본의 논리로만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그저 순진한 대학생 마인드였음이 속속 드러나는 순간, 87학번 아나운서의 가슴속에 회의가 밀려들었다. 특히 '앵무새'라고 지탄받던 아나운서의 한계가 뼈아팠다. 못다 이룬 기자의 꿈을 실현할 대안이라고 믿었던 그로서는 견디기 힘든 시절이었지만 머지 않아 '아나운서' 정은임은 기자가 되었다면 절대 누리지 못했을 꿈같은 시절을 만끽하게 된다.

종영 전까지 매주 한 통씩 꼬박꼬박, 70여 통에 달하는 장문의 편지를 써 보내 제작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대구의 서영무(38)씨와 숙직하는 ‘은임이 누나’와 밤새 수화기를 붙들고 영화를 논하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던 민철호(33)씨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열혈 청취자 중 빨리 기억나는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직관으로 청소년의 가슴을 할퀴던 정은임을 모두가 예뻐한 건 아니었다. 95년 4월 1일, 정영음은 봄 개편과 함께 막을 내렸다. 그리고 정은임의 인생에도 개편의 계절이 도래했다.

영화음악 종영 후 몇몇 프로그램을 오가며 영화 코너에 얼굴을 비추던 정은임은 98년, 결혼과 동시에 유학길에 올랐다. 이미 정영음의 마지막 방송에서 영화 공부를 더 하고 싶다던 속내를 털어놓은 터였다. 항간에는 영화 연출을 공부하러 간다는 소문도 돌았다. 그로부터 2년 뒤. 가슴속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고 팔에는 아이를 안고, 정은임이 돌아왔다.

"사람이 보수화되는 가장 큰 이유가 가족이 생기는 거예요. 특히 2세가 생기면 생각이 달라지죠. 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사는 건 할 수 있겠는데 결코 우리 아이에게는 나의 신념을 관철시키지 못할 것 같거든요. <허공에의 질주>를 떠올리며 생각해요.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요즘은 그게 가장 큰 화두예요."

"그게요, 아이 참. 그러니까 막상 가보니까 영화학과가 아닌거예요. 미디어학과인 거 있죠? 뭘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거야" 뭘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일을 시작하는 건 정은임의 특기다.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도 그랬고, 정영음을 시작할 때도 그랬다. 그는 그럴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나름의 돌파구를 찾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팔자에도 없는 경영학 수업까지 받아가면서 그는 비로소 영화라는 텍스트 바깥을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세계관을 정리하고 돌아왔다"는 거창한 자평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2년이나 유학하고 돌아온 사원에게 1년 내내 이렇다 할 프로그램 하나 맡기지 않았다. 시간은 많았다. 그러나 이상하게 영화 볼 시간은 자꾸 줄어들었다. 아직 공부를 마치지 못한 남편을 남겨두고 먼저 들어와 혼자 아이를 키우니까 그럴 수밖에.

"영화를 보지 못하는 환경을 못 견디겠더라고요. 밤 12시까지 아이 뒤치다꺼리 하더라도 꼭 새벽 3시까지 영화 1~2편씩 보고 나서 잤어요" 연애 시절 유학중인 남편과 6개월에 한번씩 만날 때도 그럭저럭 버틸 만했건만, 영화는 아니었다. 보고 싶은 영화를 보지 못하며 사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정은임은 지금도 점심시간에 회사를 빠져나가 가까운 극장으로 간다. 보고 싶은 영화를 빨리 보지 못하면 목에 가시가 돋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이 불치병은 정은임의 아버지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부친은 어린 정은임의 손을 잡고 극장 나들이를 일삼았다. 고등학교 때 정은임의 증세가 더 심해졌다. TV 영화를 빼놓지 않고 보고 난 후 영화 제목, 제작 연도, 제작사, 남녀 주인공, 영화 줄거리, 그리고 나름의 감상을 공책에 빼곡히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의 영향을 받아(?) 들어간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학부 시절,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앞에 잠시 흥미를 잃기 전까지 그의 이런 식의 영화 보기는 계속됐다.

정은임을 열혈 영화광의 세계로 최초로 인도한 안내자는 사실 아버지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약사 엄마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돌봐주던 가정부 언니였다. 장롱 가득 영화 잡지를 쌓아놓고 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는 가정부 언니를 보고 어린 정은임은 생각했다. "가정부가 되면 참 좋은 거구나, 영화도 많이 보고 과자도 마음대로 먹고, 참 좋은 직업이구나.” 가정부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정은임은 그 때부터 영화 사랑의 한 길을 걷게 된다.

"연변에서 오신 아줌마가 먹고 자면서 애를 봐주세요. 근데, 웃긴 게 제가 난생처음 사용자가 된 거잖아요. 그 미묘한 갈등, 임금 인상을 둘러싼 대립을 겪어요. 근데 저도 별 수 없이 기만적인 기업들이 쓰는 ‘패밀리’ 논리를 내세우게 되더라고요. 우린 한 가족이다, 이러면서 인간적 정을 내세워 무마하는 거예요"

입사 11년 차 정은임의 나이도 벌써 서른여섯이다. 일전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 '브레인 서바이버' 아나운서 특집에 출연했더라면 입사 동기 김지은 아나운서와 함께 가운뎃줄, 일명 낙엽줄에 앉을 나이다. 이제 그는 정영음을 진행하던 시절 ‘내 인생의 영화’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던 <로저와 나>를 얼마 전 슬그머니 목록에서 빼버렸다. 그때는 거대 자본가에게 끊임없이 문전박대당하는 감독(마이클 무어)이 존경스러웠지만 세상을 조금 살아보니까 재기발랄함과 무모함,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정은임은 신입 아나운서 시절 한 인터뷰에서 어느 간부가 "정은임은 동그라미와 가위표밖에 없다"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었다. 당시 한 선배가 그 간부를 지칭해 “그 인간은 세모와 네모밖에 없다"고 말한 것에 용기를 얻기도 했다. 정은임에게 여전히 당신에겐 동그라미와 가위표밖에 없느냐고 물었다. 정은임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날카로운 것 못지않게 사람에 대한 연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남편이 돈 많이 벌어서 재단이나 하나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한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란다.

잃어버린 줄 알고 새로 신청하고 또 잃어버린 줄 알고 신청해 현재 주민등록증만 4장을 갖고 있을 만큼 제 물건을 간수하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정은임은 입사 당시 품은 초심만큼은 아직 잘 간직하고 있다. 그는 올해 MBC노조 여성부장직을 맡았다. 직장내 탁아소 설립이 당면 과제다. 또한 여전히 노조 노래패 소속이기도 하다. 최근 노조내 그룹 사운드의 공연을 보고 의기소침해 있긴 하지만.

그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다음 카페 '정은임을 사랑하는 사람들'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한때 정은임 복귀 추진 모임(이하 정추임)이 결성될 만큼 열성 청취자를 거느린 프로그램의 종영 이후 8년. 사실상 복귀 운동을 포기하고 간간이 서로의 안부나 묻던 회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꿈인지 생시인지 제 살을 꼬집어 보겠다는 글이 올랐고 벌써 꼬집어 봤는데 꿈은 아니라는 리플이 달렸다. 복귀 후 첫 방송 전날인 10월 19일 저녁 '정영음 부활 전야 정모'를 열기로 하면서 카페의 축제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이 카페 회원이면서 그 옛날 숙직하는 정은임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주던 애청자 민철호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정은임 개인의 복귀가 고마운 게 아니라 진지하게 영화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부활하는 게 고마운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 70통의 주인공 대구의 서영무(38)씨는 "그동안 정은임씨도 변했겠지만 듣는 우리도 많이 변했다"면서 그냥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해달라"고 주문한다. 그들이 기다리는 건 투사(鬪士) 정은임이 아니라 삶을 투사(透寫)하는 영화 이야기를 들려줄 인간 정은임일 뿐이다.

정영음이 막을 내린 지 3,119일째 되는 지난 10월 15일. 게시판에 오른 한 청취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어린 감수성을 자극하고, 때로는 쓰다듬어주던 그 라디오, 지금은 낡은 옷가지들과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을 낡은 라디오를 창고에서 꺼내 깨끗이 사과하고는 탁탁, 경쾌하게 먼지를 털어내야겠습니다." 부디 그래주기를. 뿌옇게 내려앉은 먼지와 함께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탁탁, 경쾌하게 털어내주길, 정은임은 바라고 있다.

사진 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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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구시렁구시렁

(궁시렁궁시렁이 맞는 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구시렁구시렁이네. ᄏᄏᄏ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군)

 

비가 와서 좀 시원해지는가 했는데, 더위는 여전하다.
창밖을 보니 아직 불을 켜놓은 창들이 몇군데 보이고(반갑군^^) 사방은 적막하다.

『법의 힘』 나온지 며칠 안됐는데, 이 적막한 밤에 등짝과 엉덩이를 땀으로 적시면서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와 정치』 최종교열을 보느라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자니, 딱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해서, 어이 없는 웃음이 나온다. 킥.

늘 겪는 일이면서도 좀처럼 고치지 못하는 나쁜 버릇 하나가 있다(어디 하나뿐이겠는가만은-_-;;;). 자기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버릇.

방학 동안 번역 하나 끝내는 것도 벅찬 일인 줄 알면서도, 논문 발표를 세 편이나 약속해놨다. 끌끌 ... 다행히 한 편은 『스피노자와 정치』에 수록될 ⌈역자 해제⌋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무슨 수로 감당하겠다고, 세 편이나 되는 글을, 그것도 거의 같은 시기에, 덜컥 약속을 해놓았는지, 원,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덕분에, 푹푹 끓어오르는 열기가 스트레스의 압력을 받아 거의 폭발 직전이다(그런데도 한편으로는 느긋한 심정이다. 정말 대단한 여유다;;;)

이럴 때 보면 도움이 될까 해서 처음과 끝 님이 추천해준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를 뒤적이는데, 아~~~ 무슨 등장인물이 이리 많은 거야, 게다가 연표까지 따로 있고, 등장하는 로보트 기종들에 대한 해설 및 사전(!!)이 책들 끝에 따로 실려 있다.

더군다나 1권을 다 읽고 나서 헷갈려서 혼났다. 처음 인물 소개에는 파티마 라키시스가 아마테라스 황제의 파트너라고 되어 있는데, 1권에서는 라키시스와 소프가 도망치는 걸로 되어 있지 않은가! 웬 비극 모드? 하면서, 계속 읽는데 마지막 결론에서는 "이렇게 해서 라키시스는 아마테라스에게 갔다" 고 적혀 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하고 갸우뚱거리며 2권을 읽었더니, 그리고 3권의 인물소개를 봤더니, “레이오스 소프는 아마테라스의 어릴 적 이름”이란다 ...;;;  그래서 다시 1권을 뒤적여 보니, 아마테라스로 등장한 인물은 사실은 아마테라스가 아니었고, 끝 부분에서 소프는 다시 아마테라스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 (허탈) ;;;

어쨌든 재미는 있는데, 연도와 인물들 사이의 관계, 별들 사이의 관계가 복잡해서, 거의 무시해가면서 보고 있다. 몇몇 주인공 이야기만 쫒아가면서 ...

처음과 끝 님, 어쩌자고 저에게 이렇게 복잡한 만화를 소개해주셨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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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8-05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파이브스타스토리는... 저런 복잡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은 아니죠...
책 자체에 올인해야 하는.. -_-;;; (저는 다 나오면 읽으려고 3권까지인가 읽다 말았는데.. 작가가 제자 키워서 완결하게 할거라는 둥 각종 루머가 나돌고 있는....)
저는 사사키 노리코의 동물의사 닥터 스크루 추천이요!!

superfrog 2004-08-05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닥터 스크루에 한 표! what's michael?도요!! ^^

balmas 2004-08-0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느림 님, 금붕어 님, 둘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군요.
방금 주문했는데, 기대가 되는군요.
지난 달에 외국에 책 주문했던 것 중 하나가 취소돼서(불운한 일인데, 마치 다행이라는 듯이), 추천하시는 책들은 자동적으로 주문하게 되는군요.^^

릴케 현상 2004-08-0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브 스타 스토리는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 저 역시 복잡했다는 기억만 남고 대부분의 내용은 어수선하게 느껴지네요. 애니로 본 부분은 좀더 또렷하게 기억나지만...
그건 그렇고 제가 헤겔 또는 스피노자를 드디어 떡하니 제 책상 위에 놓았습니다. 평생에 철학책은 철학에세이랑 김상환 이진경의 책밖에 안읽어본 사람이라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옛날에 (허정아씨였나?) 데리다의 시네퐁주를 헌책방에서 사서 읽었더랬는데(제가 퐁주를 좀 좋아할 때여서)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어서 포기햇더랬죠

balmas 2004-08-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는 지금 3권을 보고 있는 중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복잡해질지 자못 궁금해하면서도 겁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화는 규정을 하자면 대하(정말 대하다;;;) 우주 공상 과학 만화인 듯한데, 그림은 순정만화 풍이더군요(파티마와 마스터의 사랑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그런가??). 문제는 제가 워낙 순정만화에 둔감하다는 ...
ㅋㅋㅋ [헤겔 또는 스피노자]를 구입하셨군요. 시간날 때 조금씩 읽어보세요. 이 책은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마 3, 4장, 특히 4장은 조금 논의를 따라가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마슈레의 문체가 난삽하지 않고 논점이 매우 뚜렷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고 하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읽다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시면 질문하셔도 괜찮습니다. 제가 다 답변해드릴 만한 능력은 없지만, 몇 가지 정도야 도움을 드릴 수 있겠죠.

nrim 2004-08-0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벌써 주문하셨군요.. 빠르기도 하시지.. ^^
흠... 순정만화에 둔감하시다니... 아까 스크루 추천하면서.. 요즘 제가 가장 열광하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추천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하길 잘 했네요..
그래도..... 재밌는데... 순정이라 분류되어도 폭이 다양하니.. 한번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은...^^;;;

릴케 현상 2004-08-0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감사합니다. '역자와의 대화'를 할 수 있다니 감격!
저도 만화 추천; 말레이시아 만화 <캄펑의 개구쟁이 1> 라트 (지은이), 김경화 (옮긴이) 한 번 보시길^^
일본 만화로는 <5년생>을 강력 추천! 일단 보시라^^(아참 절판이네. 만화는 대본소에서 보는 게 제 맛이에요^^)

balmas 2004-08-05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러다가 앞으로 만화 평론을 하게 될 듯^^ ...
추천해주신 만화들은 감사합니다. 시간나는 대로 한번씩 읽어볼게요.
자명한 산책 님! 마슈레와의 대화도 아니고, 역자와의 대화인데요 뭘 ...

비로그인 2004-08-0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닥터 스크루가 제격인데...권한다구 그렇게 주문해서 읽어댈 줄 뉘 알았답니까...? 역순이라 복잡해보이지만 보고나면 별거아니에요. 저는 그림풍도 싫고 그 만화가도 싫었지만 이상하게 다 읽고나서 좋아지더라구요, 약간의 비애감같은 것들이 인상적이어서요...

하여튼 저도 머리 복잡합니다. 권하지도 않은 '법의 힘'읽느라구요, 쌤쌤이죠. 도서관에서 빌려볼 작정이었는데, 벤야민의 폭력의 비판을 위하여에 관한 글 때문에 안사고는 못배기겠더군요, 궁금해서.

balmas 2004-08-0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가 좀 순진한 데가 있어서 좋다고 권하면 한다니까요.
[법의 힘]을 사셨군요. [폭력의 비판을 위하여]는 참 좋은 글이죠. 저는 이성원 교수가 번역한 글을 88년쯤에 처음 읽었는데, 아주 난해하면서도(사실은 오역의 탓도 좀 있었지만^^) 참 매력적이더라구요. 그 때부터 벤야민을 좋아하게 됐죠.

MANN 2004-08-10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바쁜 시기에 잡은 만화가 하필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라니... ^^;

balmas 2004-08-10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글쎄 말이야 ...
 

어제 한겨레에 실린 재미있는 기사입니다
흥미로운 주제라 퍼왔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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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자연의 일부냐 창작품이냐
[한겨레 2004-08-03 15:28]

[한겨레] 네덜란드 법정
‘트레조르향지적재산권’ 인정논란

장미향을 이용한 장미향수의 향은 장미의 것일까, 이를 만든 회사의 것일까 최근 네덜란드 법정이 유명 향수제품의 ‘향’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전세계 화장품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네덜란드 덴 보쉬의 항소법원은 지난 6월21일 프랑스 화장품회사 랑콤의 향수 ‘트레조르’의 향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인정하면서 이와 비슷한 향의 향수제품 ‘피메일 트레저’를 판매하는 네덜란드 화장품회사 케코파에게 1995년부터 이 제품을 팔아 번 수익 2만5천유로(약 3천4백만원)을 랑콤에게 주도록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트레조르의 향이 “감각에 의해 측정 가능할 뿐 아니라 저작권법에 명시하고 있는대로 ‘창조된 작품’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구체적이고 안정적”이라며 “이를 만든 창조자의 개인적 흔적을 담고 있는 원조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구체적인 근거로 두 제품이 26가지 성분 중 24가지가 동일하며 나머지 2성분에 대해 피메일 트레저는 값이 싼 대체 성분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향’에 대한 법적 재산권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이나 냄새는 쉽게 사라지고 잘 변하는데다 대부분의 향수는 다양한 자연 향을 배합한 것이어서 향에 대한 소유권은 자연에 있다고 여겨 특정 개인이나 회사에 대한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따라서 향수 제조업체들은 자신의 향수에 대한 ‘발명특허’를 등록하거나 제조자들에게 ‘제조비밀엄수 각서’를 받는 형식으로 향수 비법을 보호해왔다. 특허권은 배타적인 제조권이 20년 보장되는 데 반해 지적재산권은 100년 이상 배타성이 보장된다.

이 판결에 대해 랑콤 변호인단은 “혁명적”이라며 “두 향수제품 성분이 26가지 중에서 24가지가 (고의적으로 베끼지 않고) 우연히 일치하기란 100년 동안 매일 복권에 당첨되는 확률만큼이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적재산권이 인정되지 않는 ‘색’으로 구성된 ‘그림’의 지적재산권이 인정되고 모두가 사용하는 ‘단어’를 조합해 만든 ‘시’의 지적재산권이 인정되듯이 자연의 일부인 ‘향’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이를 창의적으로 조합한 향수에 대해서는 재산권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향원료 자연서 얻지만 제조자 조합으로 만들어져
복제품 ‘피메일 트레저’ 10년간 수익금 랑콤에 주라

랑콤쪽은 네덜란드에서 생산하는 다른 향수 7종에 대해서도 지적재산권 소송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트레조르와 비슷한 향수를 트레조르의 10분의 1 가격인 5∼7달러에 제조·판매해 온 케코파는 곧바로 네덜란드 대법원과 유럽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코파 대변인은 “어떤 회사는 비싼 딸기잼을 팔고 있고 다른 회사는 싼 딸기잼을 팔고 있는 상황에서 싼 딸기잼을 못 팔게 하는 판결”이라며 “향수는 창조품이 아니라 딸기잼처럼 단지 같은 성분을 사용해 만든 산업제품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판결은 이 두 회사 간의 공방뿐만 아니라, 전세계 화장품업계와 화학계, 법조계에까지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은 이 문제가 “상업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물리학적, 철학적, 미학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향을 자연의 일부로 볼 경우 이를 다양하게 조합하는 창의성을 무시하는 게 되고, 그 창의성을 인정하면 극단적인 경우에 컴퓨터 회사에서 자사 컴퓨터의 냄새에 지적재산권 인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컴퓨터 고유의 기계 냄새에 대해 재산권이 인정되면, 비슷한 부속품을 사용하는 후발 컴퓨터 생산업자들은 그 냄새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더군다나 요즘 향수들은 단순히 식물에서 추출한 향뿐만 아니라, 아기 냄새, 유명 건물 냄새 등을 이용한 향수를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화학자이자 미국 프랭클린피어스 로스쿨 교수 토머스 필드는 “와인과 각종 향신료, 양념도 지적재산권을 인정할 것이냐”며 “공공정책의 관점에서 최악”이라고 판결을 혹평했다. 또다른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암스테르담 대학의 제라르 몸 교수는 “이 판결은 네덜란드 안에서만 유효하고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수성분 대부분 비슷 창조품 아닌 산업제품일뿐
화장품업계 판도 바꿔 영세업자 도산 도미노예고

반면, 뉴욕에 있는 국제향수사 연구소의 수브하 페이털 박사는 “살아 있는 장미에서 나는 향과 장미에서 추출된 향은 추출되는 순간 향이 달라진다”며 같은 장미라도 재배법이나 추출시점 등에 따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자의 창의성 인정에 손을 들어줬다. 프랑스 베르사유 소재 국제향수연구소의 과학국장 시릴 버넷은 “향수를 만드는 것은 3천여개의 다양한 향 재료 중에서 선택과 조합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향수의 대가들은 평생에 걸쳐 4∼5개의 작품을 만드는 데 다른 사람들이 3개월만에 대가들의 필생의 작품을 베껴서 판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향수업계에는 수천개의 영세업자들이 유명 향수 상품을 모방하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번 판결로 전세계에서 비슷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케코파쪽은 “대부분의 향수가 사실상 150개 성분을 쓰고 있으며, 70%는 사용 성분이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화장품업계의 거센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가 몇몇 거대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지적재산권 인정이 활성화되면 연구개발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영세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도산 도미노 현상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산업전문가들은 이 판결이 총매출규모 2억8백만달러에 이르는 네덜란드 화장품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송에서 승소한 랑콤은 프랑스 로레알 계열사로 직원 5만명에 지난해 매출은 172억달러였으며, 패소한 케코파는 직원 70명에 2002년 기준매출액이 1230만달러에 불과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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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대한민국 '간판'을 내리는 슬픔

[손석춘 칼럼] 고 김선일의 절규를 그새 잊었는가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그가 '헌법의 수호자'로 나섰다. 딴은 처음은 아니다. 이미 '국가 정체성'을 들먹이지 않았던가. 혼자는 아니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추썩이고 <동아일보>가 뒷북쳤다. <한국방송> <문화방송> <서울방송>도 중계 방송하듯이 주요 '뉴스'로 '전파'했다.

그래서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온통 정체성 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국가적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도 엉뚱한 정쟁에 사로잡혀있다. 정쟁의 수준도 차라리 민망스럽다. 도무지 부끄러움이란 모르는 자들이다.

헌정을 총칼로 짓밟은 제 아비를 비판하지 않은 채 언죽번죽 국가 정체성을 거론한다. 종신 집권을 위해 재차 헌정을 유린한 유신체제의 '퍼스트 레이디'가 엄숙하게 말한다. "헌법을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다." 군부의 쿠데타를, 그리고 '유신'을 찬양한 저 제도언론도 온전히 살아남아 한껏 나팔을 분다. 국가 정체성을 목놓아 부르댄다.

그 결과다. 민주공화국이 실제로 '껍데기'가 되는데도 국가 구성원 대다수가 둔감하다. 그 틈을 박정희의 딸은 십분 '활용'한다.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 기염을 토한다. 수구신문은 대서특필한다.

희극일까, 비극일까. 야당 대표가 그 말을 한 날, 실제로 노무현 정권은 헌법을 지키지 못했다. 대한민국 헌법이 부정하는 침략전쟁에 참전했다.

물론, 처음은 아니다. 우리가 미국의 침략전쟁에 한 패가 되었던 것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용병국가'로 손가락질 받은 것은. 하지만 오늘의 상황과 비교할 일이 아니다. 그 때는 군부독재가 지배하던 시기였다. 그래서다. 차라리 오늘이 더 참담한 것은. 붉은 악마의 열정에 이어 촛불이 타오르고 '네티즌'에 힘입어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지 않았던가.

하지만 보라. 미국의 '예속 국가'임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민주시민들이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단식을 하며 반대를 했는데도, 대통령 노무현은 휴가를 가지 않던가. 한국정치의 새 장을 열었다는 '노사모'는, 그들의 정열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2004년 8월 3일. 대한민국은 역사에 남을 치욕을 선택했다. 미국의 조지 부시정권이 저지른 침략전쟁을 거들려고 이 땅의 젊은이들이 떠났다. '죽음의 땅'으로 가는 장병들 '환송식'도 몰래 열었다. 전투병 파병을 시작하는 날도, '보안'을 내세워 국민에게 쉬쉬했다. 헌법이 자신의 사상이라고 언죽번죽 밝힌 대통령은 '휴가 중'이다.

그렇다. 역사는 '노무현의 배신'을 분명히 물을 터이다. 하지만, 아니 그렇기에 차분히 묻고싶다. 노 정권의 책임을 꼭 '역사'에만 물어야 할까.

우리 모두 정직하자. 오늘의 상황은 대한민국 '국민'의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울이다. 우리 아직 미국의 '예속 국가'를 벗어나기엔 미숙한 국민 아닌가. 침략전쟁에 참전이라는 헌법유린을 일러 '통치행위'라고 옹호하는 헌법재판소를 보라.

정작 헌법을 유린하는 침략전쟁을 찬성하면서 냉전의 잣대로 헌법을 지키자는 제1야당과 수구언론의 선동을 보라. 열린우리당에 들어간 수많은 '386의원'들을 보라. 노사모와 노무현을 보라.

저들의 책임에 조금도 물타기할 뜻은 없다. 다만 한 걸음 더 딛자. 과연 저들만의 책임일까. 뜻 있는 젊은이들이 단식까지 벌였지만, 대다수 대학생들은 모르쇠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파병철회를 내걸며 기대를 모았지만, 대다수 노동자들은 침묵했다.

탄핵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의 어둠을 밝혔던 시민들도 침략전쟁 파병에는 눈감았다. 고 김선일의 참극도, 핏빛 절규도 슬그머니 잊었다. 그것이 '민주공화국'의 현주소다.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진정한 까닭이다.

모멸감과 슬픔이 몰려오더라도 다함께 정면을 바라볼 때다. 공화국의 밤을. 이 땅에 드리운 저 불길한 먹장구름을. 그 때 비로소 다음 물음에 답이 나오지 않을까.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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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4-08-0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공화국'의 현주소다. That's right. It's a democracy (not a fantasy but a real), as we know from U.S.A. There's no another democracy...

balmas 2004-08-04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하나의 선문답??
 

 

[사설] 박수받지 못한 이라크 출병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운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아우성 속에 이라크로 떠났다. 떠나는 이는 말이 없는데, 남은 이의 비난과 외침, 호소, 그리고 격렬한 구호만이 떠난 자리를 맴돈다. 박수는 없다. 따뜻한 환송의 말 한마디, 열렬한 환영사도 없이 한국군은 그렇게 떠나갔다.

정부는 월남전 참전 이래 최대 규모의 파병을 하면서도 자이툰 부대의 출발 날짜와 일정을 비공개로 했다. 테러리스트의 공격목표가 되는 것을 피하고, 국내파병 반대 여론이 고개드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의원은 “파병 장병들이 박수를 받으며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떠나게 해야 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하지만, 파병에 무슨 긍지와 사명감이 있을 것인가. 진정 이라크 재건과 평화를 위한 길이라면, 왜 박수를 보내지 않나. 누가 잘못하고 있는가. 파병하는 정부인가, 박수를 보내지 않는 국민인가.

파병 예정지인 쿠르드족 자치주 아르빌은 전쟁을 하지 않는 지역으로 전쟁피해 복구도 평화회복도 필요없는 곳이다. 종족분쟁이 발생한다면, 자이툰 부대로서 감당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도 파병을 강행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 이라크 정책실패로 위기에 처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돕는 것이다. 정부는 ‘부시 돕기’가 파병 명분으로는 군색하자 마치 그를 돕지 않으면 그의 보복으로 한국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것처럼 선전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위기론은 정부 무능만 드러낼 뿐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또 다른 김선일씨의 무참한 죽음을 목격해도, 세계 곳곳에서 테러 위험에 노출돼도 부시 대통령을 위해 참고 견뎌야 할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이 무슨 성전이라고 우리의 목숨까지 바쳐야 하나. 잘못된 결정은 하루라도 빨리 취소하는 게 옳다. 철군의 결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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