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01 | 302 | 303 | 304 | 30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병 속의 바다 - 200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2
케빈 헹크스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올리브의 일기장 쪽지를 받아든 마사의 여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올리브의 꿈과, 바다를 보고 싶다는 아주 작은 소원을 기록한 일기장의 한 부분, <나의 희망>이라는 제목을 단 그 일기장 쪽지 말이다. 반에서 그렇게 눈에 띄지 않던 올리브의 내면을 단적으로 보여준 그 쪽지를 마사가 소유(?)함으로써, 마사는 자신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간에 올리브와 마사, 이렇게 두 명의 삶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문학소녀...라는 단어가 입가에 맴돌았다. 죽은 올리브도, 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여름 속의 마사도 문학소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 역시도 중고등학생 시절 문학소녀를 꿈꾸며 작가가 되기를 소망한 적이 있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문학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던가. 그래서 작가를 꿈꾸는 아이들이 제법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현실에 부딪치고 삭막하게 살아가면서 그 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마사의 여름은, 그렇게 한 친구의 죽음과 더불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지루하던 장마가 이제 끝났나보다.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는 길목에서 마사와 올리브의 바다는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사실, 성장기 소녀들의 고민이라는 게 어찌 보면 평생 해야 하는 고민 중의 일부기는 하지만, 인생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의 고민이기에 그 고민의 깊이는 깊기만 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진학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이런 고민이나마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의문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그저 대학진학이라는 장애물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마사는,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다.

가장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작가'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아빠의 결심은 가족들에게 오히려 환영을 받는다. (작가를 포기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들겠다고 한 다음날 아침의 풍경을 보라.) 우리는 언제나 현실과 이상 앞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러나, 사춘기의 마사에게는 오히려 그것이 그녀만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 시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고민. 생업전선에 뛰어든 뒤에는 방해만 되는 그런 고민이 지금의 그녀에게는 그 시기를 열정적으로 보내는 고민인 것이다.

이 책은, 마사의 성장기 고민을 풀어낸 아주 조용한 책이다. 여름날 지미와의 만남은, 불순한 지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사에게 사랑, 가족, 그리고 죽음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마사에게 상처를 준 지미지만, 지미의 꿈을 향한 열정은 누구못지 않게 열정적이다. 나서지 못하고 뒤에서만 마사를 바라보았던 테이트도 '사랑'과 '우정'을 모두 낚은 이 여름을 기억할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성장기 소년소녀들의 고민치고는 꽤 조용한 흐름을 가진 책이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사랑과 희망(꿈)외에도 죽음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사가 올리브를 생각하며 병에 담은 바다는, 그냥 바다가 아니다. 올리브의 꿈, 마사의 꿈을 담은 바다이고, 이 여름의 기억을 담은 바다이다. 이 비밀스러운 바다를 통해 마사는 한단계 더 성숙하게 된다.

어린 시절 나의 꿈을 담은 병속의 바다는 지금쯤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응가해요 - 즐거운 응가놀이, 아이키움 그림책 2
양정희 그림 / 키움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돼지가 응가하고 싶어서 화장실에 가서 문을 두드리는 내용이에요.
화장실 문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이지요.
각각의 문 앞에서 돼지가 똑똑똑 하고 두드리면 안에 있는 동물이 내다봅니다.
그다음페이지에는 그 각각의 동물들이 힘을 주며 응가를 하고 있는 내용이에요..
 
아이가 응가나 방귀를 소재로 한 내용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저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솔이는 아직 돌이 안되어서 배변훈련을 안시키고 있거든요.
너무 일찍 시작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도 하고,
또, 응가든 쉬든간에 그 단어를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보려고요.
그대신, 이 책은, 화장실 문 두드리는 소리, [똑똑똑]을 활용해서 읽어주었답니다.
 
늘 책을 읽어줄때마다 무지개 빛깔의 대문에 [똑똑똑] 노크를 했더니,
이제는 한솔이도 그 책만 펴면 노크를 한답니다.
배변훈련과는 별개로 화장실 매너와 함께 색깔 공부, 동물공부를 하고 있어요.
응가책이 많이 있던데, 다른 책은 제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의 활용도는 충분히 높다고 보여집니다.
 
동물들의 표정도 재미나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 소중한 나를 위한 약속
아네스 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이라는 책을 읽게 된 건, 최근의 나의 상태와도 관련이 있다. 사실, 출산때문에 일을 그만 둔지 11개월, 다음달이면 아이의 돌이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냈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외국인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를 알고 배우고 경험하는 것과 더불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에도 소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경험의 폭을 넓히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학 때 풍물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것이 게기가 되어 나름대로는 한국전통문화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하는 편이고, 여행과 책을 좋아하는 덕에 간접경험과 직접경험을 두루 해봤다고도 생각하는 편이었다.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성격 덕을 많이 본 편이기도 하다. 그런 나의 경험들은 나의 일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었고 내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날달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출산 후, 아이를 봐 줄 곳도 마땅찮고 하여 그냥 쉬다보니 어느새 나는 나의 전부였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힘을 내자. 지금의 나는, 잠시 웅크리고 있을 뿐이라는 자기암시를 걸며 적당한 책을 찾다가,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다.

프린세스.......는, 공주병이라 일컫는 사회현상과는 별도로, 여자라면 한번쯤 꿈꿔왔던 단어가 아니던가. 게다가 소중한 나를 위한 약속이란다. 항상 자신감에 차 있던 내가 어느날, 하루종일 아이와 시름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자괴감이 자꾸만 커지는 걸 발견했다. 뭔가 힘이 되는 말을 듣고 싶어.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은 나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한 다른 행동의 워밍업으로 읽은 책이다. 겁먹고 두려워지기 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고자 함이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나의 선택에 만족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트렌드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책이지만, 20대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그것을 30대 후반의 나를 어떻게 변모시켜야 할지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쯤에서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읽기에 좋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의 나는 과거를 반추하는데 이 책을 활용하였지만 좀더 일찍 접하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 조언을 하는 책이 될 것이다.

마법의 주문은 크게 다섯가지지만, 세부적인 실천마법주문은 40가지나 된다.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실천이 가능한 주문들이니 한번 시도해보기 바란다. 마법의 주문 1-4는 마인드 컨트롤이라 할만하다. 그에 비하면 마법의 주문5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물론 이것은 크게 보았을 때 그러하다. 특히, [20대의 하루는 30대의 일주일이고, 40대의 한달이며 50대의 일년과 같다](p.53)는 말은 가슴에 와닿는다. 지금의 나는 30대 후반, 이제 곧 40대에 들어설 것이다. 점점 더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그 기회를 위해 나의 행동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를 되돌아보니, 꽤나 자존심이 강한 여자였던 것 같다. 이 책에 의하면 [자존심 강한 여자, 남한테 폐 끼치기 싫어하는 여자, 혼자 다 알아서 하려는 여자는 나중엔 정말 혼자 다 하게 된다. 심지어 정말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조차도 말이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내는 사람을 보면 '알아두면 좋은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친구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듯 자신의 주위에 사람이 모이게 하려면 도움만 주어서는 안 된다. 도움을 요청할 줄도 알아야 한다](p.180) 고 하였다. 우리는 여성들에게서 슈퍼우먼을 바란다. 직장일도, 가사일도 모두 잘해내게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혹은 잘 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한가지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포기라는 것이 모든 것을 다 내팽겨쳐버리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안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가벼운 마음으로 재취업 준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웃 2 밀리언셀러 클럽 65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락 공장에서 근무하는 그녀들의 삶은 조금씩 변했다.

야요이는, 남편의 살인용의자에서 벗어나 보험금을 받고 약간은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고, 구니코는 비밀을 주몬지에게 판 대가로 빚을 탕감받고 야요이에게서 받은 돈까지도 있지만 방탕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허덕이고, 요시에는 딸이 훔쳐가버린 돈때문에 또다시 시체처리에 동참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 된다. 그런가하면 마사코는,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주몬지와 함께 사체처리일을 하게 되는데, 그런 그녀들을 훔쳐보고 조사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야요이의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엇던 사타케이다.

2권에서는, 마사코와 사타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도 할 수 있다. 어쩌면 1권에서, 사체처리를 도와주기로 했던 마사코의 냉정하고 정확한 일처리와, 과거에 성적쾌락을 느끼며 죽였던 여자때문에 오히려 금욕적인 생활을 햇던 사타케는 2권에서 자신들의 본성을 되찾은듯 보인다. 그런 둘의 만남은 1권에서부터 예견되어있었던 것 같다.

아웃을 다 읽은 지금, 토막살인, 강간살인이니, 사체유기니 하는 것보다는, 사회에서건 가정에서건 주류가 될 수 없었던 그녀와 그들의 삶이 더 뇌리에 박혀있다. 가학성을 띄긴 했지만 그것이 그녀와 그에게는 유일한 탈출구였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숨기고, 자신의 욕망을 가려 놓은 채 생활해야만 하는 우리들에게도 어쩌면 마사코가, 사타케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웃 1 밀리언셀러 클럽 6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7년. 이 책 아웃이 출간된 해. 나는, 그때, 일본에 있었다. 여기 아웃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도시락 공장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여자들이다. 주간근무에 비해 야간근무는 시급이 높기는 하지만, 정직원이 아닌 시급제 직원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의 시급 800엔은 도시락공장의 주간 시급보다도 높다. 그만큼 도시락공장에서 일하는 그녀들에게 [돈]은 절박한 심정으로 고생하며 벌어들이는 돈이다.

그 당시 일본에서 주부들이 정규직원이 아닌 비정규직의 형태로 2군데 씩 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때, 나는, 굳이 정직원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두군데 세군데 일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또 오히려 이게 더 자유로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이를 잘 모를 때의 일이었다. 사실, 이 책 속의 여자들을 보면, 도시락공장에서의 일을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없다. 돈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낮은 시급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것이다. 일 자체가 단순노동이다보니 일에서 느끼는 보람이랄까 그런 것도 없다. 또한 그녀들에게 가족은,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힘이 되어주기는 커녕 그녀들을 점점 더 힘들게 하는 인물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의 목을 졸라 살인을 저지르는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 살인을 한 야요이와, 시체처리과정에 참여한 마사코, 요시에, 구니코. 그리고 이들 네 명 외에 과거에 한 여자를 죽인 전과가 있으면서 지금은 도박과 요정을 경영하는 사다케와 요정에서 일하는 안나, 사채업을 하는 주몬지, 그리고 도시락 공장의 브라질계 일본인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까지 주류가 되지 못한 사람들. 남편을 살해한 야요이를 아무런 이유 없이 도와주는 마사코. 마사코 역시도 무언가로부터 도망가고 싶었고, 그 탈출구로서 야요이의 남편의 시체를 처리하는 일에 동참하므로써 찾지 않았나싶다. 어쨌거나, 1권의 만만찮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히는 속도감이 대단히 빠른 소설이다. 어쩌면, 그녀들의 삶이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지 않앗기 때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01 | 302 | 303 | 304 | 30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