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그리고 인생 -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인생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는 법!
존 D. 스푸너 지음, 안기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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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 직설적이지만, 피해갈 수 없는 제목이다.

돈과 인생.

 

돈을 생각하지 않고 멋진 인생을 살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상이다. 현실은 '돈'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이 그러하듯이 '돈'역시 그냥 오는 것은 아니다. '돈'만 밝히며 탐욕스럽게 사는 것은 '멋진 인생'과는 동떨어진 삶이다. 저자는 계속 강조한다. 탐욕을 버리라고.

 

그것은 인생에도 적절한 조언이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거기에 '탐욕'이 더해지는 순간 내가 바라는 멋진 인생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세계적인 투자 분석가인 존 스푸너는 50년간 경험한 소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세계적인 투자 분석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존 스푸너는 아무런 실패 없는 삶을 살았을까? 아니다. 예상했겠지만!!

 

그의 실패경험은 그에게 좌절을 안기지 않았다. 우리는 실패를 하는 순간 좌절하여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그의 삶마저 황폐화시켜 낙오자가 되는 것을 많이 봐왔다.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일어선다.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은 실패를 성공의 견인차로 활용하여 다시 일어선다.

 

'인생'에 대한 수많은 조언들이 있지만, 이상만을 강조하면 여전히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존 스푸너는 '돈'의 예를 든다. 그리고 그에 앞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나는 세상은 돈이 지배한다고 생각해왔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삶은 늘 대비된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인간관계이다.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단 한 사람만 곁에 있어도 좌절과 실패에서 일어설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저자는 자신과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과거의 기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사람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라. 나에게 도움을 주고 조언을 한 사람과 계속 연락을 하고, 끈을 놓지 말라는 내용이 반복되어 나온다.

 

인간관계가 빠진 삶은 행복하지도, 멋지지도 않은 삶이다.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진짜 사람과 마주하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지나간 내 삶을 돌아보면, 어느새 내가 인연을 끊고 살아온 사람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덮는 순간 그들에게 다시 연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인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이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하나하나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뭔가 나에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겁주는 책이 아니다. 그랬지. 그렇군! 맞아.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 단락이 끝나는 곳에 그의 조언이 또 하나 숨어있다.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먼저 머리를 쓰고 그런 다음 가슴을 써라."

"돈이 주머니에 들어오기 전에는 절대 쓰지 마라"

"자신의 전문가 팀을 만들어라"

"남들이 주목할만한 사람으로 자신을 가꾸어라"

"대단한 학위를 딴 사람들에게 절대 위축당하지 마라."

"인연을 끊지 마라"

"가상의 삶에 빠지지 말고 진짜 삶에 몰두하라."

"자신의 주변은 활기가 넘쳐야 한다"

"삶의 모든 것이 협상이다"

"너희가 사람들에게 한 말을 잊지 마라. 사람들은 기억한다."

 

이 책은 돈이 아니라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만들어주는 책이다. 내 인생을 그렇게 가꾼다면 '돈'은 그에 맞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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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새싹 인물전 52
공지희 지음, 민은정 그림 / 비룡소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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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변호사를 다룬 이 책을 읽은 후 검색을 해보았더니 다양한 기사가 눈에 보였다. 그런데 배우자, 아들, 손자까지 관련 인물로 검색이 되기에 살펴보았더니 아, 정치가 집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태영이 결혼을 한 후에도 자신의 꿈을 쫓아 변호사 일을 하는 모습이 그 시절 분위기로는 어려웠을텐데 했더니... 결혼을 하고 일을 포기해야했던 내 경험이 오버랩되어서일까? 난 이태영변호사가 부러웠다.

 

큰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치 운명처럼 주어지는 듯하다. 물론 그 뜻을 펼치기 위해 그가 한 노력들이 그 기회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자이기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펼치고 후대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태영 변호사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나도 딸을 키우고 있다. 딸이어서, 여자여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있었고, 내 딸도 별반 다르지 않게 살 것이란 생각을 하면 갑갑하다. 시대는 변했고, 기회는 열려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치면 말은 달라진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을 살아왔던 이태영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 가족들의 헌신이 있었고, 격려가 있었고, 배려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결혼과 육아는 여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사람은 해낸다. 그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의 지위에 대해 고민했고,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달갑지 않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자신의 일을 성취해냈고, 여자가 밖으로 나돌면 가정에 소홀하게 될 것이라 말하지만 제대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사회의 쓸만한 인재로 키워냈다. 이 책은 이태영 변호사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 왔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훌륭한 어머니로서의 이태영이 아니라 훌륭한 사회적 인재로서의 이태영을 이야기한다.

 

가족법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호주제가 있었고, 경제적으로 한 사람의 권리를 누리지 못했던 여성의 삶을 경험하지 못한 내 아이에게, 그리고 주변의 아이들에게 그것은 딴 나라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나는 그 변화의 과정을 살아왔기에 그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에게 너의 꿈을 좇아 공부하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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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 ‘대형 사고’와 공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새로운 물음
찰스 페로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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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최근에 일어난 사건사고들을 보면, 웬만한 것들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만큼 대형참사로 이어지거나 무작위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영향을 받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대형참사에도 무감각해진 내 자신을 발견할 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이 책은, 개정판이 나온 1999년을 기줌으로 잡는다고 하여도 15년 안팍이며, 초기부터 잡는다면 30년쯤 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어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더 놀란다. 원전사고에 대해 다루면서도 20년밖에 되지 않는 기간동안 일어난 사고를 다루지만, 그로부터 30년쯤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때마침 이 책을 읽기 전 아시아나 항공기의 사고가 있었다. 이 책에서도 항공사고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차만큼 안전하다는 비행기라고 하지만 항공기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일을 보아왔기때문에 그다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원전사고나 항공기사고 같은 것은 대대적인 보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나같이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그것은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석유화학산업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하루에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반복되어 보여지더라도 그 중에 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차를 위험하게 여기지 않기도 한다.

 

어쨌든, 기술이 발전하고 기술변화의 주기가 빨라지면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보완하면 되던 시대가 아니란 것이다. 현재 상용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들도 충분한 실험과 안전장치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경험에 의한 기술축적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을 빨리 상용화하여 그것으로부터 수익을 얻는데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충분히 검토하고 실험하고 예방하지 못함으로써 우리는 예기치 못한 장애에 부닥치며 그 장애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운용자의 감에 맡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시스템은 한층 복잡해지고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운용하는 기술자는 적다. 자동화나 계기화로 인해 사람의 손길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렇기때문에 누군가의 판단실수는 대형참사로 이어지고, 그것을 방조하고 오히려 조장하기까지 한 사회구조적 문제는 제껴둔 채 가장 편한 방법, 바로 운용기술자 한 명, 혹은 기장 한 명의 실수로 모든 원인을 덮어씌우는 일도 생겨난다.

 

워낙 많은 시스템이 공존하고 그 각각의 시스템을 담당하는 기업은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 대형참사가 일어나고 나면 대대적인 조사와 문제점 보완을 위한 작업이 실시되지만 그것은 지금 일어난 그 참사에 대한 보완일 뿐 잠재적인 참사를 막는 방법은 아니다. 아무리 철저히 보완을 하고 예방을 한다고 해도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다만 작은 것 하나라도 보고가 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천 수만가지의 가능성을 계속 염두에 두고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진다면, 그래도 그 빈도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단어들도 많았고, 솔직히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 기술적인 부분에서 - 부분도 많았지만,  이러한 연구는 계속되어야하고, 공개되어야하며, 또한 함께 유기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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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하는 엄마다 - 3050 직장맘 9명의 스펙터클 육아 보고서
권혁란 외 지음 / 르네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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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뭇 제목이 주는 느낌이 비장하기까지 하다. "나는 일하는 엄마다"

 

나도 일하는 엄마다. 책을 읽다보니 마치 내 이야기같은 내용도 나오고, 나는 겪지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도 있다. 이제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또래 아이를 둔 저자들의 글이 성인이 된 자녀 이야기보다 훨씬 공감이 간다.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다'의 김영란의 이야기는 특히 나의 공감을 많이 받은 이야기이다. 뭐든지 계획대로 척척 될 줄 알았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나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있었으니 바로 "육아"였다.

 

[아기가 생겼다고 남편이 퇴사 여부를 고민하지 않은 것처럼 나 또한 출산으로 일을 그만둘지 말지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당연히 일은 계속 하는 것이었다.] p.12

 

'나는 힘들어서 못봐준다'고 선언한 친정엄마가 와서 아이를 봐주게 되고 그녀는 직장생활을 이어간다. (이럴 때 왜!!! 친정엄마만 이런 역할을 맡아야하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들쳐업고 거래처에 가기도 하고, 밤새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결국은 친정엄마도 손을 들어버린 상황이 되자 의지할 곳은 어린이집밖에 없게 된다. 이렇고 저런 어린이집을 고를 준비를 만만히 하고 나섰지만 결국 그녀가 어린이집에서 한 말은 "자리 있어요?"였다.

 

[나는 회사를 그만 두지 않아서 '독한 여자'가 됐는데, 퇴근하고 애 데리러 가거나 꼴랑 전화 받아주는 정도로 남편은 '좋은 아빠'가 됐다] p.19

 

구구절절 내 맘이랑 똑같은 말이다. 이쯤에서 내 얘기 좀 보태자면, 나 역시 출산 후 휴직은 생각도 않았다. 휴직 자체가 없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나가는 순간 내 자리를 대신할 사람은 줄을 서 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해서 거기까지 갔는데, 애 하나 낳았다고 덜컥 내려놓을 수 있을까? 그러나 나 역시 애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게다가 함께 사는 시부모님도 일을 하는 분이고, 애는 엄마가 봐야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하시는 시어머님 덕분에(?) 일을 그만두었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시어른이 안봐주는 아이를 친정부모한테 맡길수도 없고, 친정부모가 시어른이 있는 집에 와서 애를 봐줄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어른집에서 독립할 수 있는 경제적여유도 없었다. 내게 출산으로 인한 육아는 휴직도 아닌 '퇴직'이었다. 

 

그리고 6년 가까이 육아를 하다가 이제 겨우 다시 일을 하러 나왔다. 물론 내가 그 전에 쌓았던 커리어는 지금 현재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되었고, 나는 생판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일을 하러 나가야하냐고?

 

사람들은 '여자가 벌면 얼마나 번다고'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다.  이 책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들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가 아이를 떼놓고 일을 하는데는 '경제적인 이유'만큼이나 '자기발전과 계발을 위한 욕구'도 크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만 '나'로 살아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누군가의 '엄마와 아내'로만 살아야하는걸까?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아야하는 걸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아이를 잘 키우고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말안해도 안다. 그러나 내가 내 삶을 포기하고 아이를 키운다고 치자. 그 보상심리로 인해 나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요구할까? 그렇게 키운 내 딸이(난 딸만 하나다) 나처럼 자신의 아이가 클 때까지 또 자신을 포기하며 사는 삶을 살거라는 생각을 하니 캄캄하다.

 

그런 면에서 '큰 사과 하나? 작은 사과 둘!'이란 글을 쓴 신혜원님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육아와 자신의 일을 병행하는 엄마에게 '슈퍼우먼'이기를 원하는 사회분위기가 제법 오래 지속되었다. 육아를 잘하는 건 기본이고, 일하러 나왔다면 일도 남들보다 잘해야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큰 것 하나를 가져서 갖는 행복도 좋지만, 작은 것 두개를 가져서 얻는 행복도 괜찮을 것같다. 사회가 그것을 용납해주는 분위기가 된다면 더 좋을것.

 

육아는 우리 사회에서 엄마가 포기하면 안되는 불문율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일하는 엄마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나쁜 엄마란 없다'는 글을 쓴 유숙열님처럼 엄마가 스스로의 삶에 충실하며, 자기주도적인 삶을 산다면 그걸 보는 아이 역시 그러한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긴 나쁜 엄마가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롤모델로 자리잡을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죄책감에 너무나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어쨌든, 이 책은 일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놓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일반적인 아줌마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들 직장맘의 현재 혹은 과거의 직업이 그래도 전문적이거나 고급인력에 해당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가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회사대표거나 신문사기자거나 교수거나 하는 사람들과, 생산직 근로자거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생일 때 그들을 바라보는 눈은 분명 달라진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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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선생님 만들기 난 책읽기가 좋아
소중애 지음, 김이조 그림 / 비룡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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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 안에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내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몫일 것이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찰흙만들기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가람이와 창명이 기호는 찰흙으로 만들기를 하다가 싸우게 되고 그 벌로 쓰레기를 줍고 교실에 남아있는 벌을 받았다. 이 세명은 평소에 친한 단짝들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물론  단짝친구도 개인적인 사정에 대해선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이들이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은 교실에 남아 있다가 찰흙으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키가 작은 기호가 바라보는 선생님은 엄청 높은 곳에 있어서 올려다보기 힘들다. 가람이의 엄마는 무섭고, 창명이의 엄마는 이혼을 했다. 기호의 엄마는 베트남사람이다. 한반 아이들이 20명 가량 되는 요즘 초등학생들이지만, 30년 전 내가 초등학생일 때와 비교하면 가족의 구성이 너무나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서로 몰랐을 뿐이지 그것으로 인해 뭔가가 달라지지는 않을 수 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아이들이 만든 선생님은 어떨까? 무서운 얼굴보다 웃는 얼굴을, 책보다는 축구공이나 기타를 들고 있는 선생님 모습을 원한다. 그렇게 만들어놓은 찰흙선생님을 통해 아이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요즘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내 기억 속의 선생님 역시 그런 선생님은 없었다. 무섭고, 다가가기 힘들고, 공부를 발해야 알아봐주는 그런 선생님들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작품을 보면서 무엇을 만들었는지 알아채지 못했던 선생님은 자신의 모습이란 걸 전혀 모른채 공룡으로 만들어버린다. 공룡은 무섭다기보다 우습다.

 

짧은 동화지만, 변화한 현대사회 속 가족구성원의 모습도 보이고, 아이들이 원하는 선생님상도 보인다. 그리고 뭐든 자기마음대로 할 것만 같은 아이들도 사회의 기본 틀과 규칙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어서 그렇게 크게 엇나가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까? 속시원한 탁 트인 청량감은 없지만, 선생님을 만드는 과정에서 약간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읽어보고는 "재미있네, 그런데 너무 짧아!"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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