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 ‘대형 사고’와 공존하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새로운 물음
찰스 페로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최근에 일어난 사건사고들을 보면, 웬만한 것들은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만큼 대형참사로 이어지거나 무작위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영향을 받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대형참사에도 무감각해진 내 자신을 발견할 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이 책은, 개정판이 나온 1999년을 기줌으로 잡는다고 하여도 15년 안팍이며, 초기부터 잡는다면 30년쯤 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어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에 더 놀란다. 원전사고에 대해 다루면서도 20년밖에 되지 않는 기간동안 일어난 사고를 다루지만, 그로부터 30년쯤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때마침 이 책을 읽기 전 아시아나 항공기의 사고가 있었다. 이 책에서도 항공사고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차만큼 안전하다는 비행기라고 하지만 항공기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일을 보아왔기때문에 그다지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원전사고나 항공기사고 같은 것은 대대적인 보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나같이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그것은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석유화학산업에서 일어나는 사고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하루에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반복되어 보여지더라도 그 중에 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차를 위험하게 여기지 않기도 한다.

 

어쨌든, 기술이 발전하고 기술변화의 주기가 빨라지면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보완하면 되던 시대가 아니란 것이다. 현재 상용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들도 충분한 실험과 안전장치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동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경험에 의한 기술축적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을 빨리 상용화하여 그것으로부터 수익을 얻는데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충분히 검토하고 실험하고 예방하지 못함으로써 우리는 예기치 못한 장애에 부닥치며 그 장애에 대처하는 방법 또한 운용자의 감에 맡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시스템은 한층 복잡해지고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운용하는 기술자는 적다. 자동화나 계기화로 인해 사람의 손길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어떤 상황에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렇기때문에 누군가의 판단실수는 대형참사로 이어지고, 그것을 방조하고 오히려 조장하기까지 한 사회구조적 문제는 제껴둔 채 가장 편한 방법, 바로 운용기술자 한 명, 혹은 기장 한 명의 실수로 모든 원인을 덮어씌우는 일도 생겨난다.

 

워낙 많은 시스템이 공존하고 그 각각의 시스템을 담당하는 기업은 책임지지 않으려고 한다. 대형참사가 일어나고 나면 대대적인 조사와 문제점 보완을 위한 작업이 실시되지만 그것은 지금 일어난 그 참사에 대한 보완일 뿐 잠재적인 참사를 막는 방법은 아니다. 아무리 철저히 보완을 하고 예방을 한다고 해도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다만 작은 것 하나라도 보고가 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천 수만가지의 가능성을 계속 염두에 두고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진다면, 그래도 그 빈도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단어들도 많았고, 솔직히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 기술적인 부분에서 - 부분도 많았지만,  이러한 연구는 계속되어야하고, 공개되어야하며, 또한 함께 유기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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