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없으면 좋겠어 살림어린이 나무 동화 (살림 3.4학년 창작 동화) 9
이은재 지음, 심윤정 그림 / 살림어린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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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가슴이 쿵... 가족 중 누군가가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일이 많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함께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주 보지 못하고 내 삶과 관계가 없다면 그들의 말 한 마디에, 행동 하나에 상처받을 이유가 없으니까. 결국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나기 쉽다는 말이다.


언니가 없으면 좋겠어.


이 책은 3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하나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언니가 없으면 좋겠어', 그리고 '백조가 된 오리 꽥꽥'과 '행복해져랏, 얍!' 이다. 세 가지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로 통일된다. "행복이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고 이해하고 그리고 가슴으로 사랑할 줄 알아야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예담이는 장애가 있는 언니가 있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언니는 늘 엄마와 아빠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예담이는 언니때문에 집에서 늘 찬밥신세라고 생각한다. 부모마음이야 어느 자식인들 소중하지 않을까마는, 언젠가는 부모 없는 세상에서 혼자 살아야 할 예슬이가 좀 더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된다. 예담이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힘이 되어주어야 할 가족이기에, 예담이가 이해해주기를, 아니, 예담이와 예슬이가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부모도 힘들고 지칠 때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래도 놓지 못하는 건 가족이기 때문이고, 내 아이이기 때문이다. 예담이처럼 언니때문에 자신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신이 받을 사랑과 관심을 빼앗겼다고 느끼면 그때부터 사는 것이 즐겁지도 않고, 모든 불행이 자신에게만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언니를 장에 가서 두고 왔다가 다시 언니를 찾아 그 손을 잡는다. 예담이가 내민 손이, 예슬이의 말랑말랑하고 보드라운 손을 잡았을 때 따뜻함을 느끼는 것은 예담이의 마음이 언니를 향해 열렸기 때문이다.


가족 중 누군가가 나를 힘들게 한다고 느낄 때가 분명히 있다. 가족이기때문에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기때문에 믿어주고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가족'이 짐이 아니라 '울타리'가 되어 줄 것이다.

어른들은 말한다. 가장 어렵고 힘들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가족밖에 없다고.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기 싫을 때가 많다. 내가 언니라서, 내가 동생이라서, 내가 딸이어서, 내가 부모여서 서로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 따른다. 나의 선택과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기에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기 때문에 희생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행복도 결국은 주변인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가족'이라는 틀 속에 주인공들을 묶어놓았지만, 넓게 보면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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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11-2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생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서로 아끼면서 즐거운 살림이 될 수 있으면
이때에 싸목싸목 기쁜 웃음이 피어나리라 느껴요.
몸을 바치거나 마음을 바친다기보다
마음을 나누는 사이이기에
한식구이지 싶어요

기억의집 2015-11-22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공감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