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 날 때부터 클 때까지, 독서교육 현장에서 만난 질문들
김은하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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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류의 책이 나오면 주저 없이 구입하여 읽게 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과 맞다면 신이 나서 읽게 되고, 내가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면, 메모하고 챙겨놓았다가 활용하곤 한다. 이 책은 읽고 나서 여러모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독서교육, 독서지도라고 하면 보통은 책을 갖고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교육이나 지도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선입견과 편견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누구에게도 책 읽는 방법에 대해서 지도를 받거나 배운 적이 없지만 책 읽는 즐거움을 알고 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즐겁다. 남들도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책 읽는 재미를 알기도 전에,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먼저 접하기 때문이다. 마치 공부의 재미를 알기도 전에 공부는 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왕이면 잘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것처럼.


이 책은 "책 읽는 자녀를 보고 싶은 부모"를 위한 책이다. 물론 나처럼 직업적으로 이 책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각 장에서는 독서교육 현장에서 쉽게 접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을 알면서도 읽어 달라고 해요. / 가정은 아이의 독서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 전집과 필독도서를 꼭 읽혀야 하나요? / 편독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 정독과 다독 중에 무엇이 더 좋은가요? /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이라는 걸 어떻게 아나요? / 만화책을 좋아하는데 계속 보여줘도 될까요? / 이미지 읽기가 왜 중요한가요? /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아이들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 책을 안 읽는 사춘기 아이가 걱정이에요. / 고전은 어떻게 읽혀야 하나요? / 독서, 토론, 논술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 전자매체 읽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나도 독서교육현장에서 제법 오랜 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부모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잘(^^) 할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강사소리 들을 것 같다. 일단 나는 나의 경험을 빚대어 설명을 해 준다. 이제 막 10대에 들어 선 나의 딸이 나의 밥줄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치는 존재가 되어서 별별 사례를 다 만들어주고 있다.


우선,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항목이 있다면 그것부터 보는 것이 좋겠다. 순서와는 상관없는 책이니 사례별로 훑어 볼 만하다.


첫장은 유아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글을 아는데도 책 읽어달라고 하는데 도대체 몇살까지 읽어줘야하나요? 우리 아이가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아요라고. 책에서는 당연히 글자를 아는 것과 글을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는 말부터 한다. 그렇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글자는 알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없으니 혼자 읽기 싫은 것이고,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기를 원하는데 부모는 아이가 글자를 읽을 수 있으니 스스로 읽으라고 한다. 글자는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책을 읽는 시늉만 하다보면 초등학생이 되고, 교육적 목표가 있는 글읽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들어서면 아이의 뇌는 더욱 포화상태가 되어 책 읽기에서 자연스레 멀어진다. 부모는 그때부터 우리 아이가 왜 책을 읽지 않을까 고민을 시작한다.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속시원한 대답이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평균적으로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의 관심과 적절한 개입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 경험을 보면, 똑같은 환경이지만 우리 형제들의 행동은 다 달랐다. 결국은 아이 하나하나의 특성에 맞는 방법이 필요한데,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부모이다.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된다. 부모의 고민뿐만 아니라 독서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에게도 도움되는 내용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서 또 하나 살펴볼 만한 것은 8장 이미지 읽기에 대한 글이다. 나 역시 초등고학년은 물론이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수업에서 그림책 읽기를 활용하는 편이다. 그림책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넘쳐나는 이미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림이 주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므로 어린 유아들만이 보는 그림책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청소년기의 독서는, 대학입시라는 복병을 만나 교과서 텍스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청소년기에 더 많은 문학작품과 고전을 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관에 대한 간접경험을 하지 못하고, 사고의 확장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서는 꼭 필요하고, 해야만 하는 거라고 주장하기보다는 책을 읽어서 얻는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부모들의 의문을 풀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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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5-06 0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그저 어머니나 아버지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책을 읽어 달라기도 해요.
어른은 시낭송회라든지 책잔치(북콘서트)도 하면서
아이가 혼자 글을 읽을 줄 안대서 책을 안 읽어 주려 한다면...
책 읽는 재미를 아이한테 안 주겠다는 생각이 되기도 할 테지요 ^^;;;


하양물감 2015-05-06 09:18   좋아요 0 | URL
네. 우리집 아이도 4살때부터 글을 읽었지만, 10살이 된 지금도 제가 책을 읽어줍니다.
여전히 읽어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자몽 2015-05-06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아이들 독서지도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하양물감 2015-05-06 09:19   좋아요 0 | URL
어머님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들이 나와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문제는 다른 아이의 문제와 동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한다는 것이지요.
참고는 하시되(^^) 적용은 개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