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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곳간에 우리말 잔치 열렸네 ㅣ 재미있다 우리말 1
이미애 지음, 김고은 그림, 손세모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0년 8월
평점 :
속담이나 우리말을 재미나는 이야기로 풀어놓은 책이다. 새, 물고기, 동물, 곤충, 식물로 나누어 각각의 대상이 나오는 속담을 소개하고 있다. 속담사전형식은 아니고,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1. 새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다리가 대젓가락처럼 기다란 황새와 다리가 짤막한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먹을 걸 찾아다닌다. 자, 여러분은 이 둘의 등장에서 어떤 속담을 떠올릴 수 있는가?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낯설다면, 이 새의 다른 이름이 뱁새라는 것을 알려주겠다. 여기까지 오면 다들 무슨 속담이 나올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우리가 뱁새라고 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볍씨만큼 작다고 볍새라고 불리다가 뱁새가 되었다고 한다.
등장인물에서 연상되는 속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 뿐만 아니라 "시치미를 떼다", "활개치다", "꿩 대신 닭", "부엉이 곳간", "꿩 먹고 알 먹고"와 같은 속담이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엉이 곳간"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고 알았다는. (^^)
속담만 있다면 이야기로서의 재미는 없을 것이다. 일단, 황새가 놀려대던 뱁새가 꿩과 부엉이와 힘을 합쳐 황새를 구해주는 훈훈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물론, 지나치게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2. 물고기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은어가 도루묵이 되어버린 사연을 먼저 들려준다. 은어는 원래 묵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 은어가 되었다가 도루묵이 되었다. 어른들이 자주 쓰는 '말짱 도루묵'이 어떻게 생겨난 속담인 지 알려준다. 앞의 새 이야기에 비해 이야기가 조금 싱거운 면이 있다.
3. 동물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강아지 일곱마리 중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무녀리 하롱이가 밤마다 엄마를 편하게 잠들지 못하게 하는 소리를 찾다가 고양이 아줌마를 만난다. 그 소리는 뚱보 고양이 아줌마가 돌아다니는 소리였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롱이 이야기이다. 하롱이가 몸은 약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한 이야기이다.
4. 곤충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붉은잠자리와 하루살이, 베짱이가 모여서 자기들의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사실은 '개미와 매미'의 이야기였다거나, 하루살이가 어른이 되면 입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재미나다. 속담보다는 각각의 곤충 이름을 어떨 때 비유해서 사용하는지 알려주는 면이 더 많다.
5. 식물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떡갈나무의 이야기는 창작동화같은 느낌이 강하다. (물론 앞의 이야기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볼 때 첫번 째 이야기가 속담을 제대로 활용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다른 이야기들은 속담보다는 물고기나 동물, 곤충 등의 이름을 빗대어 사용하는 상황을 많이 소개하는 것 같다. 이야기 마무리 부분에 속담을 부록으로 실어놓았는데,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다. 책의 목차를 보아도, [우리말이 나왔어요] 이니, 속담이라 한정짓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부록으로 속담을 장마다 실어서 속담에 무게를 둔 것 같기도 하고, 굳이 속담만 나오는 것이 아니니 우리말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한 건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