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좋아서 - 보통엄마가 만든 행복한 그림책 로드맵 그림책이 좋아서
제님 지음 / 헤르츠나인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을 공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그림책을 자주 보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골랐던 책. 다 읽고 꼭 빌려주세요. 라고 했지만 기다릴 수가 없어서 또 한권 사고야 말았다. 일단,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싶은 엄마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고, 그림책으로 뭔가 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림책 중에서 하나를 고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 읽어보고 고를수도 없고, 제목만 보고 내가 원하는 주제인지도 알 수가 없으니 이런 책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그림책을 다룬 많은 책들이 있는데, 꼭 이 책이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괜찮지 않을까?

 

우선 이 책 속에는 많은 그림책이 등장한다. 저자가 도서관에서 딸과 함께 읽었던 책도 있고, 그림책 공부를 하거나 관련 일을 하면서 접한 책도 있다. 주제별, 작가별로도 소개하고 있으니 자기만의 리스트를 만들지 못한 초보 독서지도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나는 저자가 도서관에서 딸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웃는 모습이 가장 와닿았다. 어떤 전문가가 추천해주는 책보다도 아이와 내가 교감을 하며 함께 읽은 책이 더 좋다는 생각도 하였다. 나의 지난 8년을 돌아보면 다행스럽게도 그런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집 아이는 올해 2학년이 되는데,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넘어갈 때도 수월하였고, 얇은 분량의 책에서 두꺼운 책으로 옮겨갈때도 그리 힘들이지 않았다. 그것은 아이가 책읽기의 즐거움, 스토리의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5~6학년이 읽는 글밥책도 무리없이 읽는데(물론 이 경우에는 지식정보책은 해당되지 않으며,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책일 경우에 그러하다) 그렇다고해서 또래가 읽어야 할 그림책을 홀대하지도 않는다.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는 엄마라는 사실도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치고 책이 많은 환경을 가까이 두고 있지 않은 아이가 없는 것 같다.

 

저자도 아이와 함께 항상 도서관을 들락거렸고, 책을 통해 대화도 풍성해졌다. 학교를 마치면 엄마가 일하는 도서관에 와서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시간을 보내는 우리집 아이에게도 도서관은 자연스럽게 책을 보는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묻는다. 아이가 책을 잘 읽지 않아요. 읽어도 무슨 내요인지 몰라요. 그럼 나는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인가요? 아이가 읽은 책의 내용을 엄마는 알고 있나요? 물론 예상이 가능하겠지만 답은 뻔하다. 아이에게 책을 던져준다고 해서 그 책을 넙적 받아드는 아이는 그리 많지 않다. 알지만 자신은 그렇게 못하겠다고 말하는 엄마도 있다. 그러면서 내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잘 이해하기를 바라는 건 너무 뻔뻔하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많이 쌓은 것도 아닙니다. 창의력, 상상력, 독해력이 월등하게 좋아진 것도 아닐 겁니다. 그냥 그 책들이 재미있었고, 엄마와 책을 보면서 함께 했던 그 시간이 행복했다는 느낌만이라도 남아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p.23)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래, 이거면 족하지 않은가? 책 몇 권 읽었다고 지식이 팍팍 늘고,창의력, 독해력, 상상력이 월등히 증가한다면 학교 공부가 왜 필요한가? 책은 우리가 평생 읽고 가까이 해야 하는 것이기에 책과 관련된 기억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여겨진다.

 

책 속에는 작은 팁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책 읽어줄 때 기억해야 할 점이라든가, 도서관100배 즐기기 요령 같은 것 말이다. 저자는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면서 도서관일기라는 것을 썼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도서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는 것들말이다. 아이만 도서관에 밀어넣고 엄마가 함께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이 책 전체에서 소개하는 책들, 소소한 팁들 모두 다 좋은 정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라!!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뭐, 꼭 다 읽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나는 내 나름대로 아이와 함께 읽어가며 나와 내 아이만의 그림책 리스트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ps 저자의 추천도서들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르는 이들에게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처음에는 따라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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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18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읽으려고 책을 읽지요.
참말 그 하나뿐이지 싶어요.

하양물감 2014-01-18 09:10   좋아요 0 | URL
즐겁지 않다면, 책의 정보나 지식이 아주 많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싶어요.

기억의집 2014-02-14 0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이가 이학년이군요. 예스에서 물감님 서재에 들어가 댓글도 남기도 그랬는데 어느 순간 제가 그림책에서 멀어지더니 하양물감님 서재도 발길이 뜸했네요. 게다가 예스는 아예 활동을 안 하거든요, 이상하게 아이가 크면 활동을 많이 할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커 가면서 오히려 이런 서재 활동이 버거워요. 오히려 초등 저학년때가 엄마 입장에선 시간이 많이 남는 거였어요....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줄 때는 그림책 관련 이론서를 사서 읽었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나 싶어요. 근데 확실히 어린이책도 예전만 못하긴 하죠.

저자의 말대로 첨엔 저도 창의력이나 상상력 독해력에 욕심을 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게 어느 순간 아이들하고 같이 책 읽고 웃는 그걸로 만족하게 되더라구요. 지금 저의 큰애는 중삼인데...사춘기라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벌컥벌컥 내긴 하지만 모자간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는게 그림책 공유했던 덕분인 것 같아요. 물감님도 한솔이와 다정하고 따스한 모녀 관계를 이루시기 바래요~

하양물감 2014-02-15 16:13   좋아요 0 | URL
네. 반가워요^^
저도 예스는 거의 안가요. 어쩌다보니 이곳에 쭈욱...
한솔이가 커가면서 저도 점점 글밥책으로 옮겨가는 중입니다. 사실은 어린이책보다도 이제는 내가 읽고싶은 책을 읽으려고 노력중이기도 하구요.

기억의집님...큰아이가 벌써 중3인가요? 저야 이제 겨우 초보 학부모에서 벗어났답니다. 이래저래 배울 게 많은 학부모시기네요^^

댓글감사하고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희망찬샘 2014-02-27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크면서 엄마의 글 읽는 수준도 올라가는 것 같아요.
저도 저학년을 할 때 보다 고학년을 할 때 더 두꺼운 책을 잡게 되더라고요.

하양물감 2014-02-27 10:20   좋아요 0 | URL
아이와 함께 나도 자라는 것 같아요.
어떻게보면, 내가 어렸을 때 접하지 못했던 것을 책을 통해 접하니 그또한 즐거운 일이지요^^.
다만, 늘 엄마만 아이와 읽다보니....아빠는 이런 재미를 못느낀다는 것...(우리집 애 아빠는 안읽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