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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세계 지도 그림책 ㅣ 처음 만나는 그림책
무라타 히로코 글, 데즈카 아케미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1년 4월
평점 :
한솔이가 좋아하는 세계 지도를 그림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책이다. 한솔이도 보자마자 좋아라하며 읽은 책.
그런데, 한솔이가 책을 다 본 뒤에 이렇게 묻는다. "엄마, 우리나라 산이랑 강은 왜 없어요?"라고. 처음엔 세계에서 높은 산들이라 우리나라 산은 없는거야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일본의 후지산은 들어있고 순위에도 없는 일본의 시나노강은 들어있다.
이 책이 일본 작가의 그림책이다보니 자국의 산이나 강을 비교대상으로 넣었을 것이고, 다른 내용에도 일본은 다루되 한국은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다. 문학작품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하지만, 이건 지식 그림책이니 이 책을 보여주는 엄마 입장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926/pimg_777349143699902.jpg)
한국과 일본을 나타낸 그림을 보면, 한국 여자 아이의 의상이 한복이라고하기에도 조금 어색할 뿐 아니라, 일본은 스모, 후지산, 초밥 등의 상세 내용이 있는데 반해 한국은 대표의상을 입은 여자 아이 하나다.
어떤 음식을 먹을까? 라고 한 곳에는 삼각김밥을 든 일본 아이가 나와있고, 지도 상에는 중국의 만터우(밀)과 일본의 삼각김밥(쌀)이 나와있다. 삼각김밥은 우리나라도 많이 먹는 음식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삼각김밥은 일본의 오니기리를 말한다.
이렇게 일본 중심으로 쓰여진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때는 아무래도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926/pimg_777349143699903.jpg)
그런데 시간이나 기온을 보면 한국(또는 서울)이라고 기준을 나타내었는데, 원본에서도 그러할까? 분명히 이 부분은 편집이 되어서 수정된 게 아닐까라고 짐작하는데, 다른 부분은 모두 일본 중심인데 이 부분만 한국(서울)이라고 수정된 것도 어색하다.
동물, 옛 이야기, 교통도 보라. 한국은 없지만 일본은 있다. (물론 중국도 있다) 그런가하면, 인사말을 나타낸 그림도 크게 그려진 일본 아이가 곤니치와라고 인사하고 아래에는 한국 아이가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한다.
당연히 일본 작가가 쓴 책이고, 그린 그림이니 이럴 수 밖에 없지만, 아무리 내용이 좋다고 한들, 이런 책을 번역해 소개할 때는 한번 더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적어도, 이 정도의 지식 그림책은 한국 작가의 역량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내용인데 번역이라는 쉬운 길을 택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내가 '일본'이라는 나라를 너무 의식한 것은 아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그런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볼만한 책인가하는 점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