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남편이 말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면서 다른 일 하나 더 할 수 있겠어?"
나의 대답은 즉각 나왔다. "아니!!"
바로 어제 두 세군데 벌려 놓은 인터넷서점 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한 나는 한번에 두세가지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느낀 참이었는데, 참 절묘한 타이밍에 나온 질문이다.
"마누라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고 돌아온 말에,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랬지, 예전의 나라면, 한번에 두세개가 아니라 남들이 못해내는 일까지 처리해주곤 했으니까. 이것도 세월 탓인지, 나의 뇌 속 시냅스의 파괴가 아주 많이 진행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나를 하는데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속도가 확 줄어들었음을 몸소 느끼고 있는 바.
그나저나 남편은 나에게 뭘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단칼에 잘라버린 대답 때문에 뭘 했으면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건지 물어볼 수 없게 되었다. 클클...
요즘은 멀티하기만해서도 안되고 스마트하지 않으면 어디 얼굴 내밀기도 힘들더라. 나는 좀 단순하게 살고 싶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