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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제법 오래전(?) 일이다. 워낙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좋아하기에 같이 사준 것이었고, 또 그림이 단순하여 어린 한솔이에게도 적당하다 싶어서였다.
그런데, 정작 그때는 이 책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솔이가 일찍부터 스토리가 있는 책을 좋아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서술어가 명사형으로 끝나기 때문에 아이에게 좀 어려웠다.
단순한 그림과 짧은 문장이지만, 명사형 문장은 그 길이와 상관없이 어린 아이에게는 어렵기 마련이다. 물론 엄마가 읽어주는 과정에서 글을 풀어서 읽어줘도 좋지만, 명사형을 이해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대로 읽어주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의외로 아이의 기억력은 뛰어나다. 서점이나 다른 아이 집에 놀러갔을 때 우리집에 있는 책과 같은 것을 발견하면 아이는 그것을 표현한다. 가끔 도서관에서도 책을 빌려오지만, 이렇게 늘 집에 있는 책은 아이 눈에도 익숙해지기 마련인듯하다.

한솔이는 책을 읽을 때 늘 연필을 들고 읽는다. 이건 엄마의 버릇(늘 연필이나 볼펜을 들고 책을 읽는) 때문인데, 나는 아이가 책에 낙서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한솔이가 연필을 들고 오는 것을 그냥 놔둔다. 엄마인 내가 책에 늘 줄을 긋거나 낙서를 하기 때문에 한솔이도 자연스럽게 따라한다. 우리집 책은 그래서 한솔이의 손때가 가득하다.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이 책에도 제법 관심을 가진다. 이제 한솔이가 아는 말들이 늘어나고 그림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가 없어도 책을 보게 된다.
책을 보던 한솔이가 그림에 낙서를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글자를 따라 쓴다. 요즘은 글자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무슨 글자인지 물어보는 일이 잦다. 뭔가 쓰는다는 것도 조금은 이해를 하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글자를 가르치지 않고 있지만, 이렇게 하나씩 둘씩 알아가는 것은 환영하는 바이다.

제 나름대로 그림을 이해하고 설명을 하는 한솔이를 보면서 아, 참 많이 컸구나를 느낀다. 철봉에 매달린 그림을 보고 나서 학교 운동장에 가서 놀자고 해서 밖으로 나갔다. 철봉놀이는 한솔이도 아주 좋아하는 놀이이다.

작년만 해도 제일 낮은 철봉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발이 질질 끌려서 옆에 한단계 높은 철봉에 매달려보라 했더니 힘이 든지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래도 발을 흔들며 즐겁게 논다. 씽씽이를 타고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 나왔다.

집으로 들어온 한솔이는 자기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이 책 맨 앞장이 그림그리기 이다. 크레파스를 주고 마음대로 그려보라고 하니 제법 그림을 완성시킨다.

한솔이의 설명에 의하면 맨 처음 것은 [무지개]란다. 그리고 옆에 것은 [다리미]이다. 아래 그림은 엄마 얼굴이라며 내 얼굴을 한참 동안 관찰한 후 그린 그림이다. 마지막 그림은 바다와 산, 해님, 그리고 상어와 배를 그렸단다. 상어는 한솔이가 뽀로로 때문에 바다에 항상 있다고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리고 배를 타고 있는 사람은 한솔이와 할아버지, 할머니란다. 엄마 아빠도 타고 싶다고 하니 안된단다. ㅠ.ㅠ
그림을 한참 그리던 한솔이, "엄마, 한솔이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요."라고 말한다.
이 책이 예전에는 한솔이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지금은(32개월) 제법 관심 깊게 보는 책이 되었다. 아이들이 관심없어 하는 책이라 해서 그냥 치울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