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에 빠진 아이>를 리뷰해주세요.

남자아이가 구멍에 빠져버렸다. 게다가 그 구멍에 꽉 끼어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그를 보고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 아이의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아니, 그저 구멍에 끼여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실 자체를 보는 사람도 없다.

나는 분명 지금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데,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신호를 보내도 그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p.105)들로 가득 찬 세상이다. 내가 빠진 구멍에서 빠져나오려면 결국은 나 자신이 변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이야기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에게서 시작되고 그것은 나만이 풀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기대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 나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가 분명해진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문제를 똑바로 보지 못한다. 마르코 자신도 그랬고, 마르코가 구멍에 갇힌 채 만난 많은 사람들도 그랬다.

“세상에 있는 절반 정도의 사람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행동해요. 나머지 반은 자신을 평범하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에 묻혀 자신만을 위해 살고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특권을 누리고 싶어 해요.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이나 눈보다는 영혼이 먼 시각 장애인들처럼요. 그리고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 안에 갇혀 살아요. 허둥지둥 길을 지나던 부부나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엄마들이나 다 똑같았어요. 각자 자기들만 생각했지요. 마치 뚝 떨어진 하나의 섬처럼요.” (p.108)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구멍에 빠질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그 순간부터, 누군가로부터 소외되어 있고 나 혼자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최근 사회적으로 ‘자살’이 늘고 있다. 우리는 ‘자살’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으려고 한다. 보통은 자기 자신 안에 더 큰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비록 남에 의해 촉발되었다고는 해도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보다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이다. 이 책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태를 취하지 않는다. 대신 멀쩡하게 길을 가다 있을 수도 없는 ‘구멍’에 빠진 상태에서 세상 사람들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자기 안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했을 때에야 그 ‘구멍’에서 벗어날 수 있다. 때로는 ‘거지’처럼 화두를 던져 줄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고, ‘라피도’처럼 묵묵하게 옆에서 지켜주는 조력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마르코도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상황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울지 않을 거야. 화도 내지 않을 거야. 더 이상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거야. 입을 다물고 있지도 않을 거야. 나를 무시하게 내버려두지도 않을 거고. 엄마 아빠도 이제는 내 생각을 알아야 해. 달아나지도 않을 거야. 굴복하지도 않을 거고. 입 다물고 있지 않을 거라니까. 나는 마르크야. 나에게도 나의 권리가 있어. 나는 살아 있어. 엄마 아빠. 사랑해요. 두 분이 더 이상 망가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 나를 망가뜨리지도 않을 거고요. 이제 다 끝났어요.” (p.169-170)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 아니 성인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특히 주변 상황에 의해 자기 자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다.

함께 읽어볼 만한 책으로는, [꽃 한송이가 있었습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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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3-2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꽃한송이가 있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지 궁금하네요. 이 책을 읽고서 제 나름 마음의 정리를 조금 할 수 잇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