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해피 데스데이 Happy Death Day, 2017
감독 : 크리스토퍼 랜던
출연 : 제시카 로테, 이스라엘 브로우사드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7.11.12.
“필름이 끊겨도 토하지는 말자.”
-즉흥 감상-
작품은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 함께, 낯선 남학생의 기숙사 방에서 깨어나는 여학생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지독한 숙취와 함께 하루를 여는데요. 별로 기뻐하고 싶지 않은 생일 날 밤. 그녀는 복면의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그런데 죽음과 동시에 눈을 뜬 그녀는 자신의 생일날을 반복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는 것도 잠시, 복면 살인마로부터 계속 되는 죽음을 선물 받고 마는데…….
특정한 시간대로 되풀이 되는 건 이제 진부한 설정 아니냐구요? 음~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언급되는 영화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은 물론,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하루 A Day, 2017’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설정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별다른 기대감 없이 만난 이번 작품은, 오!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모든 상황이 끝나고 새로운 내일을 열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 순간에도 반복되는 하루에서, 주인공과 함께 비명을 질러볼 수 있었는데요. 뭔가 무서운데 재미있는 영화를 찾고 있는 분께 추천장을 내밀어봅니다.
이 작품에서 발생하는 ‘반복되는 시간’의 원인은 뭐냐구요? 음~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그녀는 자신의 생일날에 사망하고 다시 살아나는데요. 정황상으로는 생일이 같았던, 3년 전에 저세상으로 떠난 어머니가 수호천사가 되어 초자연현상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제가 놓친 답을 알고 있는 분은 살짝 찔러주셨으면 하는군요.
예고편을 보니까 피와 살점이 튀기는 것은 기본으로, 주인공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홀딱 벗고 다니는 장면 등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등급이 ‘15세 관람가’냐구요? 음~ 그러게 말입니다. 가끔은 영화의 등급이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는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요. 분명 저속한 언어적 표현이 나오고, 피와 비명이 난무하며, 너무나도 쉽게 죽음이 표현되는 등 자극적인 연출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단순히 ‘공포’라고 하기에는 분위기가 밝았(?)는데요. 흐음. 모르겠습니다. 그저 극장에서 제 왼쪽에 앉아있던 커플 중 여자 분이 반응에 더 깜짝 놀랐었다고만 적어보는군요.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죽어버리는 주인공의 사연에 대해, 우연히 동참하게 된 남자사람친구가 건넨 농담을 듣고 적어본 것인데요. ‘제니스 조플린의 사망’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하는데, 궁금한 분들은 따로 찾아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나저나 이 작품을 보고 ‘개복치’를 떠올린 건 저뿐일까요? 크핫핫핫핫핫핫!!
영화를 보고 왔는데, 이거 장르가 정확히 뭐냐구요? 음~ 공포 같은 공포 아닌 공포 같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관점에서는 분명 공포물이지만, 관객인 제 입장에서는 공포의 탈을 쓴 성장물처럼 보였고, 또한 즐겁게 웃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명확히 뭐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쩝. 그냥 ‘퓨전물’이라고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말장난이 시작되는 작품에 대해 뭐가 그리 진지하냐구요? 음~ 글쎄요. 아무래도 인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진지해지곤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모르겠습니다. 전통을 고집하는 것도 분명 좋은 일이지만, 가끔은 이런 일탈이 일상에 상큼함을 속삭여주지 않을까 생각해보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색다른 시도로 영화 ‘엑스맨: 뉴 뮤턴트 The New Mutants, 2018’를 기대하는 중입니다.
그럼,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의 개봉을 기다리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
TEXT No. 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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