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봤냐?(1disc) - 할인행사
대니 레이너 감독, 애쉬튼 커처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내 차 봤냐? Dude, Where's My Car?, 2000
감독 : 대니 레이너
출연 : 애쉬튼 커처, 숀 윌리암 스콧, 크리스티 스완슨, 제니퍼 가너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9.02.14.




“하. 하. 하. 하. 하. …….”
-즉흥 감상-




  언제였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영화나 하나 같이 보자는 제안에 만났었던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감상문을 쓴 기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시 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라는 안내에 이어, 매우 판타스틱 한 우주공간을 유영해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는 한 청년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같이 살고 있던 다른 청년과 함께 지난밤에 무엇을 했었던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여자 친구들과의 기념일이 당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됨에 일단 차에 넣어둔 깜짝 선물을 확인하고자 집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깜짝 선물의 대가로 화끈한 걸 준비했다는 여자 친구들의 메시지에 들떠 집밖으로 나가게 되지만 그들의 차가 보이지 않음에, 어제 자신들이 갔을 것이라 생각되는 장소를 차례로 찾아가보게 되는데요.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이웃의 집을 시작으로 화끈한 여자들이 많이 있는 ‘키티캣 클럽’,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여자 친구들의 집,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지점에서 들르게 되는 양복점, 마약 거래 혐의로 체포되어 들르게 된 경찰서, 그리고 그때 압수된 자동차를 누군가 사갔다기에 찾아가는 도중 다시 한 번 납치되어 들리게 되는 외계인 추종자들의 아지트 등이 있게 되지만, 차를 찾기보다는 신비로운 초 강력물체이며 그 파워만이 신비로움을 능가한다는 ‘연속체 통신기’를 내놔라는 사람들만 점점 많이 만나게 되는데…….




  감상문을 위해 다시 만나보면서는 위의 즉흥 감상마냥 어이없음의 웃음만 나왔지만,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우리의 인생 또한 이것과 별반 다를 것 없지 않던가?’라고 생각했었는데요. 하루하루가 다람쥐 쳇바퀴마냥 같은 모습으로 돌고 돈다고 생각되기에 어떤 특별한 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며칠 아니, 빠르면 다음순간이 되더라도 그저 그런 하루라 인식하고 있음을 이번 작품을 보면서 느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잊기 힘든 대참사의 현장에 있었거나 관련자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곧 있으면 ‘대구지하철참사’가 6주년이 된다는 글을 읽으며, 정작 저 역시 대구에 살고 있는 편이지만 그 슬픔을 과연 얼마만큼이나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저 부끄러워져버렸는데요. 영화 ‘괴물 The Host, 2006’에서 괴물이 나타나 도망가기도 모자랄 판에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사진기를 들어 올리던 문제의 장면 마냥 어떠한 일이라도 단순히 지나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으면 해보면서도, 이번 영화를 보면서는 당장 눈앞에 펼쳐진 순간이라도 얼마나 제정신으로 인지하고 살아가는지 한번은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한참을 쓰다가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라서 외식하고 돌아와 다시 앉아봅니다. 그러다 문득, 단순반복 작업에서의 사람의 집중력은 5분을 넘기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흐음~ 그러면 어떻습니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 모른다는 말도 있고, 어떤 일에서건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 것이 운명이라 말하듯 지금 당장의 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앞을 바라보아야하지 않을까 해봅니다. 아. 물론 이번 작품의 주인공 마냥 정신 줄 놓고 살아가는 것은 엄청난 문제가 있겠지만 말이지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저는 저 자신을 가슴 속 깊은 곳에 압축 내지 코팅된 짙은 농도의 ‘사악’이 자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혼자서 생각이 많은 탓에 그런 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겉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이긴 하나, 속으로는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간다는 기분의 나날인데요.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블랙홀마냥 지금 이 순간이라도 몸과 마음이 빨려 들어가 한없이 뜨겁게 소멸해버릴 것 같은 이 광기를 긍정으로 전환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만 해두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872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제인간 알피 I
딘 R.쿤츠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복제인간 알피 Mr. Murder, 1993
저자 : 딘 R. 쿤츠
역자 : 서계인
출판 : 고려원
작성 : 2009.02.13.




“당신의 존재함은 무엇에 근거를 두고 있는가?”
-즉흥 감상-




  당연히 이번에도 생소한 기분의 작품일 것이라는 무기대감(?)과 함께 책장을 열고는 쿤츠 님 작품 이어달리기중 처음으로 결말까지 떠올리고 말았음에 충격을 받아버렸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집필을 위한 작업실의 편안한 가죽의자에 앉아 문득 자신이 무슨 말인가를 반복적으로 중얼거리고 있었음을 인지하게 된 중년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녹음기를 통해 그 현상이 7분이나 지속되었다는 사실에 공포에 가까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킬러’라 불리는 ‘무엇’의 시점으로서 부여받은 임무를 처리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이야기는, 몇 차례의 암살 후 어떤 절대적인 느낌을 따라 궤도를 이탈해 머나먼 여행길에 오르게 됨을 말하게 됩니다. 
  그런 한편, ‘무엇’이 자신을 찾아온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소설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남자와 자신의 인생을 누군가 훔쳐갔다고 생각하기에 이 모든 것을 되찾고자 여행길에 오른 ‘무엇’의 관계는 잠시, 어디서부터인가 뒤틀려버린 이 모든 일을 바로잡기 위한 어떤 조직의 움직임이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똑같이 생긴 두 존재’의 행로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있게 되었지만…….




  팔리지 않을 제목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제목인 ‘Mr. Murder’를 직역하여 ‘살인자 양반’이라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내용이 참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는 ‘와처스 Watchers, 1987’를 제외한 다른 작품들은 무엇인가 생뚱맞은 제목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어느 분 말마따나 악몽의 대상이 깨끗하게 처리되어버려서인지 다시 읽어보기 위해 책장을 넘기는 순간 기억들이 초기화 되어버리는 반면, 이번 번역서의 제목은 그 자체로 ‘발설’의 상황을 연출해버린다는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사람을 죽이는 글을 쓰기에 ‘살인자 양반’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작가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삶이었던 ‘무엇’자체도 ‘살인자 양반’이라고 할 수 있겠으며, 그 밖에도 ‘살인자 양반들’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단어가 제시하는 작품을 향한 다양한 접근점을 제목에서부터 틀어막아버렸다는 느낌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최소한 주인공이 경험하는 초저연적인 현상에 대해 ‘도플겡어’를 연상하며 설마 하는 기대감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 될 것인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지요. 그래도 혹시나 하시는 분들은 직접 작품을 통해 확인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인공적인 클론에서부터 자연적인 일란성 쌍둥이. 그리고 영적인 동질감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끌림을 말하는 ‘소울메이트’에 대해서도 잔뜩 적었었지만 어째 쓸데없는 이야기인 것 같아 자진 삭제했습니다. 아무튼, 이 작품의 제목만 봐도 유추가 가능하시겠지만, 이 작품은 원본과 복제본의 관계를 중심으로 사회에서 작용하는 힘의 원리에 따라 발생하는 어떤 이벤트의 어두운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가장 가까운 대표적인 이슈로는 역시 황 박사님의 이야기에 그 여세를 같이하며 화제가 되었던 영화 '아일랜드 The Island, 2005'까지, 우리는 외계인과 같은 척 봐서도 다르게 생긴 존재는 물론이고,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에까지 공포를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복제에 대해 형태를 물론이고 정신과 기억까지 복제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는 시대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유일성의 상실’을 통해 자신을 증명할 방법을 잃게 된다는 것에 공포를 말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다른 경우로는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Cegueira, 1995’를 통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화이트아웃’과 ‘블랙아웃’의 이론을 통해서도 말이지요.




  적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져버렸군요. 사실은 소설 ‘바디 스내처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5, renewed 1983’에서 파생된 영화에 대한 언급이 재미있었다는 것과 비슷한 내용으로 영화 ‘6번째 날 The 6th Day, 2000'가 떠올랐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연대기목록 확인하기]

 

 TEXT No. 8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스노트 L : 새로운 시작 (3disc) [아웃케이스 없음] - 할인행사
나카다 히데오 감독, 마츠야마 켄이치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데스 노트 - L: 새로운 시작 L: Change The WorLd, 2008
감독 : 나카타 히데오
출연 : 마츠야마 켄이치, 유키 쿠도 등
작성 : 2009.02.12.




“감독님! 또 이러시면 아니되지요!!”
-즉흥 감상-




  총집편 마냥 기존의 TV시리즈를 요약한 듯 만나볼 수 있었던 애니 ‘DEATH NOTE Rewrite, 2008’ 2부작을 보기 전부터, 사실은 실사판으로 만들어진 세 번째 극장판의 존재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 기대 반 우려 반의 기다림 속에서 만나고는 결국 우려에 손을 들고 말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연쇄살인범의 체포를 앞둔 한 쌍의 남녀가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모든 것이 L의 작전대로라면서 여자 쪽이 건물로 들어서게 되고 하나의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은 잠시, 정체불명의 대량 살인자인 ‘키라’가 일본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으로 일본에 가게 되는 L이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120일 후. 태국의 어느 마을을 보이는 화면은 어떤 강력한 바이러스로 인해 마을이 초토화 되었으며, 정부차원의 힘으로 은폐되는 되는 현장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 모든 것을 목격하고 있던 비밀요원인 F가 한 소년을 데리고 탈출을 감행하게 되는군요. 
  한편, F의 죽음을 접수한 L은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키라’와의 싸움에서의 마지막 카드로 ‘데스 노트’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는 23일의 시간을 두게 되는 것도 모자라, 와타리의 갑작스럽게 죽음에 전의를 상실하게 됩니다. 하지만 생존자인 소년이 L의 수중에 들어오게 되고, 그것으로 F가 수사를 하고 있던 사건이 전 세계를 향한 신종 바이러스와 관련된 사건임이 드러나기에, L은 키라와의 싸움은 잠시 뒷전으로 또 다른 죽음의 신과의 전투에 임하게 되지만…….




  아아아! 감독님!!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러시면 아니되지요!!! 네? 아아. 무슨 소린고하니 스즈키 코지 님의 소설 ‘링 ルング’ 시리즈를 영상으로 만드시면서 변주곡을 연주하셨던 지라 이번에도 그것을 예상하고 있었다지만, 원작에서 많은 변형이 가해졌었다고 판단한 두 실사 극장판의 인물들을 그대도 사용하면서도 이번 작품은 그 변주곡마저 한 번 더 뒤틀어버린 기분이 들어버렸습니다. 세상에! ‘니아’의 탄생과정이!! 으아아아악!!!




  으흠. 잠시 진정하고 자리에 앉아봅니다. 처음 이 작품을 보게 되었을 때. 화면의 시작에서 나오미와 그녀의 약혼자인 레이가 등장하기에 ‘데스 노트 Another Note - 로스앤젤레스 BB 연속 살인사건’을 영상화 한 것은 아닐까 싶어 기대를 해보게 되었지만, 으흠. 뭐 그건 아니었으며 이번 작품은 나름대로 드라마틱하다고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특수효과를 제외하고 그저 날림으로 만들었다는 기분이 든 화면에서 “이건 아니잖아!!”를 외치게 되었는데요. 알게 모르게 생략되어진 이야기들의 퍼즐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 해본다는 기분이 있어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끄응. 무슨 평행차원의 ‘데스 노트’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본편에서의 중요했던 부분을 과감히 재구성 하시는 감독님의 칼놀림은, 네? 소설책으로도 이번 이야기기 있다구요? 그럼 감독님만 탓할게 아니라 무엇이 원본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가 되어버린 바. 혹시 소설로 보신 분 있으시다면 가르침을 주셨으면 해봅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또 한편의 ‘데스 노트’를 만나보게 되었었습니다. ‘고스트 바둑왕 ヒカルの碁’의 연재행진에 장애가 생겨버려 그 복수전으로 ‘데스 노트’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인터뷰 등의 공식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니 일단 넘겨보구요. 이번 작품은 다른 사람을 대량으로 죽이는 방법이 필기도구와 같은 초자연적인 방법 말고도 다양하지만, 그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었기에 사람의 손으로 해결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아. 이번 작품에서 놀라웠던 설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저는 L과 같은 존제가 L 하나 뿐인 줄 인줄 알았더니-물론, 와타리는 W, 니아는 N이었지만-세상에나! 알파벳으로 코드네임을 단 사람들의 목록을 보는 순간 ‘이게 뭐하는 시추에이션이냐!!’ 싶었었는데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나카타 히데오 감독님!!! 
 

TEXT No. 870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력의 법칙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중력의 법칙 Leslois de la gravite, 2003
저자 : 장 퇼레
역자 : 서귀수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9.02.07.




“우리 또한 각자의 ‘중력의 우물’ 안에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
-즉흥 감상-




  친구가 말했습니다. 가볍고 소재가 신선한 책으로 ‘개를 잡는 완벽한 방법 How to Steal a dog, 2007’을 읽었노라고. 그렇기에 호기심이 동한 저는 도서관을 찾아갔지만 간발의 차이로 누군가 빌려 가버렸음을 알게 되었을 뿐이었는데요. 그러던 중으로 이상하게 제 눈길을 끌어 만나보게 된 책이 하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집을 나설 채비를 하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길을 걸어 경찰서 입구에 도착하게 되고 망설임의 시간을 가지던 중, 결국 각오를 다진 듯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는군요. 
  그렇게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유명을 달리했던 남편이 사실은 살인에 의해 운명한 것이며,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12층 아래로 밀어버렸음을 자수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찰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자수에 일단 자초지종부터 들어보자는 자세로 여자에게 가벼운 질문을 던져보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통해 그녀의 삶과 남편과의 관계 등이 드러나게 되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찰은 계속되는 놀라움 속에서 자수하지 말라며 타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공소시효 만료의 임박에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와 자신의 추악한 과거까지 들쳐 내며 여자를 설득하려는 경찰은 결국 어떤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지만…….




  처음 이 작품의 끝을 만났을 때. 근무시간 특유의 집중력 분산으로 이야기의 맥을 놓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드디어 여자의 이름이 밝혀지는구나!’의 절대적인 기대감이 이어지지 않아서였는지, 갑작스럽게 반전되는 분위기에 순간 멍~ 해졌었는데요. 계속해서 ‘역자후기’를 읽는 순간, 이번 작품은 이야기만을 쫒을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대화와 심리관계를 이해하며 읽을 경우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며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에서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백과사전을 뺀 말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사람이란 자신의 입장에서만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양심이라는 중압감이 만들어가는 피 말리는 여자의 10년 인생하며, 그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은 죄 값을 치러야 한다며 체포해줄 것을 간절히 소망하는 여자를 성모처럼 인식하기 시작하자 내제된 어둠의 일면을 결국 폭주시켜버리는 경찰의 모습이란, 뭐랄까요? 소설의 모습을 빌린 심리학책을 만난듯해 그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 어떤 절대적인 결론을 마주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아아. 쉽게 적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신 적이 있으신가요? 훗날에는 ‘웃기지도 않은 자존심’의 문제였노라고 추억하기도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하나의 단어도 여러 다른 의미가 있듯, 서로가 만들어둔 ‘절대 장벽’으로 인한 입장차임을 새삼스럽게 인식해 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저의 오늘 하루는 또 누군가에게 사소한 한 마디의 말로 상처를 준 것은 아닐지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음?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방금 지인분과의 대화중에 이 책을 만나기 전으로 책 표지만 봤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 있었는데요. ‘중력의 법칙’이라기에 표지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흐음~ 이거 무슨 과학 관련된 소설인가?’싶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었으며, 표지는 무중력상태라는 인상을 받아버렸었으나 실상 한없이 무거워지는 중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으니, 아아아. 하루 하루 늘어만 가는 중력장에 시달리기보다 때로는 이런 무중력 상태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 압니다. 
 

TEXT No. 866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지음, 정탄 옮김 / 끌림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피의 책 Book of Blood, 1984, 1988, 1998
저자 : 클라이브 바커
역자 : 정탄
출판 : 끌림
작성 : 2009.02.02.




“모두가 피의 책이다.
어디를 펼치든 모두 붉다.”
-책 안에서-


  씨엔씨미디어 출판본으로 같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던 저는 여차저차 다 읽지 못한 상태에서 지인 분에게 빌려드리고 말았었습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의 숫자로 세대가 변한다는 점에서 푸념하시는 또 다른 지인분이 계셨기에 선물로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신판을 같이 구입해 만나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저자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인사를 건네는 [작가 서문]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의 집에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사람들이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인 [피의 책]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한 남자의 몸에 피로 쓰여진 글씨들을 펼쳐보겠다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먼저 한때나마 뉴욕을 사랑하였노라고 외치던 과거를 부끄럽게 추억하던 한 남자가 목격하게 되는 끔찍한 살인사건과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도륙이 힘들어져간다고 말하던 백정의 만남을 다룬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어떤 불행도 그저 초연하게 흘려보내는 한 남자의 모습에 뚜껑이 열려버리게 되는 저급 악마의 이야기 [야터링과 잭], 청소년 갱생원의 선생님으로 새로 부임해 들어온 한 남자가 마주하게 되는 불가사의한 사건 [피그 블러드 블루스], <12야>를 준비하는 공연단에게 나타나는 한 노신사가 어떤 제안을 하게 되고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여행 중이던 두 청년이 마주하게 되는 감히 상상을 불허하는 끔찍한 행사와 그 최후 [언덕에, 두 도시], 공포에 집착하던 친구에게 어느 날 납치 감금되어 나름대로의 치료를 받게 되는 청년의 이야기 [드레드], 땅위에 사는 사람들이 그 존재를 잊었을 만큼 오랜 시간동안 땅 속에 봉인되어있던 요괴가 결국 자유의 몸이 되었음에 시작되는 살육 [로헤드 렉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섬으로 배 째 표류해들어온 젊은이들이 마주하게 되는 공포 [스케이프고트] 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진득하게 담겨있었는데…….




  와우, 몇날 며칠 동안 그저 정신없이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전에도 영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Midnight Meat Train, 2008’을 보기위해 위에 언급한 책으로 조금 읽어보긴 했었습니다만, 으어. 비록 전체 6권 분량의 내용 중에서 일부를 추렸기에 완전판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타깝기는 했지만, 영화 ‘헬레이저 Clive Barker's Hellraiser, 1987’를 통해 느껴볼 수 있었던 ‘피의 공포’에 대해서만큼은 이번 작품에서 참으로 진득하게 느껴볼 수 있었는데요. 초반의 직접적인 묘사가 많았던 작품 말고도 그 뒤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에서는 설마 설마 하던 것들이 상상 속에서 실체화되는 등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떠신가요? 이런 단편들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언제 끝날지 모를 초 장편을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한 권내지 두 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는 작품들을 즐기는 편인데요. 이렇게 단편들의 묶음임에도 실감나게 읽었던 책이 과연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스티븐 킹 님께는 죄송하지만 그분의 작품은 장편이 더 재미있었지 단편은 시를 읽는 것도 아니고 저에게는 조금 벅찬 기분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단편집은, 꼭 무슨 장편을 연달아 읽는 기분으로 즐겨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또 한 명의 작가 분께 팬이 하나 더 생겼노라고 소리 없이 외쳐보렵니다.




  피의 책이라. 그러고 보니 먼저 만나본 영화 ‘헬레이저 4 Hellraiser: Bloodline, 1996’를 통해 ‘피와 기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오면서 저자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 특성을 이렇게 유전자-피-에 근거를 둔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었는데요. 그 제목을 달고 있는 내용을 다시금 확인해보면서는 그 ‘피의 기록’이라는 것이 비슷해 보이면서도 그 형태가 완전히 달랐었다는 점에서, 궁금하신 분들은 직적 해당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주셨으면 한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862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