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 1 - 바이러스 밀리언셀러 클럽 7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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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스탠드 The Stand, The Complete and Uncut Edition, 1990
저자 : 스티븐 킹
역자 : 조재형
출판 : 황금가지
감상 : 2009.08.18.




“모르겠다. 나도,”
-즉흥 감상-




  미니시리즈 ‘미래의 묵시록 The Stand, 1994’과의 만남 이후. 비록 불완전판이라지만 소설로도 이번 작품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제목으로 번역된 책은 찾을 길이 없고, 네 권도 아닌 여섯 권으로 재출판 된다는 소식에 한두 권씩 모은다는 것이 어느덧 생일을 두 번이나 거치고 말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결국에는 올해에 있었던 생일날. 애인님의 도움으로 하나의 묶음을 완성해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이번 책에 대한 각종 경고(?)와 안내는 일단 넘기고, 한 밤중이나 다름없는 새벽의 시간 속에서 탈출을 부르짖는 한 남자와 그의 가족이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위협을 피해 탈주극을 벌였지만 결국 죽음의 손길을 벗어날 수 없었으며, 그런 그의 최후를 통해 이야기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는 한 남자가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다들 ‘슈퍼 독감’으로 죽어나가는 마당에도 홀로 살아남아 실험 및 관찰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잠시, ‘다크맨’과 ‘마더 애비게일’의 꿈속의 부름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의 로드 무비가 연출되게 됩니다. 하지만 대 학살이나 다름없는 죽음의 파도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각각의 진영으로 몰려들게 되어 정착하게 되었지만, 그들은 진정한 삶을 향한 마지막 순례를 다시금 시작하게 되는데…….




  방금 위에서도 언급했듯 미니시리즈로 먼저 이 작품을 만나보면서 지겨웠던 한편 참으로 무시무시했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무삭제 완역판’이라는 언급마냥 엄청나게 생략되고 미묘하게 뒤바뀌어있는 이야기를 먼저 만나보고 말았구나!!라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렇기에 읽으면서 메모한 부분을 여기에 적을까도 싶었지만, 그러한 차이점을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기에 직접 각각의 작품을 통해 입체적인 감상의 시간을 가져봐주셨으면 해보는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미래의 묵시록’으로 어떠한 파멸의 시나리오를 꿈꾸고 계시는지요? 길었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할 수 있을 감기록의 공식 1000회 동안 만나본 여러 작품들을 통해 어떠한 작은 것이라도 절대 값이 주어지게 될 경우 멸망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음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만나본 작품 중에서는 소설 ‘더스트 DUST, 1998’를 꼽아보고 싶다는 것은 일담 넘기고, 분명 읽는 내내 장대한 분량에 질리면서도 마침표를 만나기까지 한눈팔기가 무서웠었다는 것으로서 저자분과 역자분, 그리고 그동안 이 책을 선물로 주셨던 분들과 애인님을 마지막으로 소리 없는 감사의 박수를 보내볼까 합니다.




  사실,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대신하는 말이었는데요. 바로, ‘원이 열리다’와 ‘원이 닫히다’로 그런 표현과 함께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 또 다른 이야기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암시를 마주하는 순간 연금술에서 말하는 ‘순환의 고리’가 연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말해준 미국의 ‘옥수수음모론(?)’을 통해 저자의 다른 작품인 ‘옥수수 밭의 아이들 Children of the Corn, 1978’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어 볼 수 있었듯, 이번 작품은 ‘옮긴이가 펼치는 스탠드 음모이론’을 통해 새로운 시야를 확보해 볼 수 있었는데요. 말이 너무 길어지는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직접 작품을 통한 각자의 생각의 시간을 가져봐주셨으면 해보렵니다.




  아무튼, 이번 작품은 한 권을 뺀 다섯 권을 선물로 받았었으나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작년 생일 친구 녀석이 준 한 권과 이번 생일과 기념일로 예쁜 북파우치를 함께 선물로 주신 애인님의 책 두 권 뿐이었는데요. 앞으로는 선물로 책을 주신 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흔적을 받아두어야겠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000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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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모으는 소녀 기담문학 고딕총서 4
믹 잭슨 지음, 문은실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뼈 모으는 소녀 Ten Sorry Tales, 2005
저자 : 믹 잭슨
그림 : 데이비드 로버츠
역자 : 문은실
작성 : 2009.08.17.




“소설의 삽화인가? 삽화의 소설인가?”
-즉흥 감상-




  습관화 된 삶이 무섭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까나요? 아침 일찍 일어나 세면 후 아침 식사. 애인님을 모닝콜로 깨우고, 북카페 실험기지이자 개인 작업실에서 저만의 오전일과를 마치고, 점심식사 후 출근해 늦은 밤이 되어 퇴근해 잠들기를 반복하는 것도 사귀기로 한 뒤부터 겨우 적응을 해가면서 매일 같은 감기록 작성이 가능했었다지만, 가외를 직업으로 하시는 애인님의 학생들이 방학을 해버린 나머지 자투리 같았던 오전시간의 집중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는데요. 징징거리는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단 넘기고 어떻게든 감기록을 작성해보고자 읽게 된 책이 한권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나름대로의 삶속에서 결국 은퇴를 하게 된 한 남자가 지하실에서 배를 하나 만들었건만 정작 완성되어서는 꺼낼 수 없었다는 이야기 [지하실의 보트]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중고 상점과 벼룩시장 나들이를 즐기던 소년이 어느 날 방문한 박물관에서 나비 박제 전시물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 후로 죽은 나비를 소생시킬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하게 되었음에 어떤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레피닥터] 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을 열게 되는데요. 이어서는 어느 날부터 눈에 띄는 남자를 잡아 죽여 훈제처리하고는 가족으로 만들어버리는 [피어스 자매], 지루한 일상 속에서 마주하게 되었던 어떤 빛의 현상을 ‘외계인우주선’의 방문으로 오인한 아이들의 갑작스러운 시위 [외계인 납치사건], 장의사를 직업으로 하던 형제들이 마주하게 된 뜻하지 않는 험난한 여정 [강 건너기], 엄마와의 싸움 후 결국 집을 나와 숲속에서 어떤 개와 함께 살게 된 한 소년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땅을 파는 인류학적 철학에 이어 어느 날 문득 뼈를 모으기 시작했다는 소녀 [뼈를 모으는 소녀], 부유했기에 진기한 경험을 쫒던 한 부부가 ‘은둔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하게 되지만 [은둔자 구함], ‘잠보’라는 꼬리표를 별명으로 달고 다니는 한 소년이 결국 기나긴 잠에 빠져들게 되고 [잠에 빠진 소년],  볼품없는 늙은 말에게 기습을 당해 좋아하는 옷의 단추를 빼앗겨버린 아기의 고군분투 [단추도둑] 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있었는데…….




  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간 죽이기 용으로 만난 짧은 이야기의 책들 중에서 기대와는 달리 제 입맛을 교묘히 벗어나버린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뭐랄까요? 각 이야기마다 하나씩 있는 삽화는 마음에 들었지만 함께 하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저 답답한 기분으로 만나고 말았는데요. 만약 글의 내용을 우선으로 삽화가 만들어진 것이라면 ‘주객전도’를 우선으로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까지 적어보고 싶습니…오잉?! 원제목을 직역하여 ‘열 가지 안쓰러운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는 언급을 발견하는 순간에는 왜 그렇게 읽는 동안 답답했었는지 이해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무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삽화와 함께하는 이야기책으로 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은광사’에서 출판했던 ‘꼬마흡혈귀’시리즈를 좋아하는데요. ‘지경사’에서 다시 만들었을 때의 그 변해버린 삽화에 충격을 받아버렸다는 것은 잠시, ‘비룡소’에서는 정식으로 원작 그대로를 출판했다기에 표지를 보니 일러스트가 저의 어이를 마비시키고 말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일러스트로 먼저 만난 해적판이 글과 매치가 더 자연스러웠다는 추억이 있었던바 내용과 함께하는 삽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그것과 함께 원제목을 알고 다시 보는 작품의 재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겠다 다짐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위의 불평불만의 감상에도 불구하고 그 나름의 기괴한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본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999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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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안도 미키에 지음, 시모와다 사치요 그림,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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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頭のうちどころが惡かった熊の話, 2007
저자 : 안도 미키에
그림 : 시모와다 사치요
역자 : 이영미
출판 : 문학수첩
작성 : 2009.08.13.  

 


“나는 그 중 어떤 동물의 이야기에 속하는가?”
-즉흥 감상-




  여섯 권의 소설 ‘스탠드 The Stand, The Complete and Uncut Edition, 1990’에이어 열 권으로 구성된 ‘아라비안나이트 the book of the thousand nights and a night’를 읽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동안 영상물에 대한 감기록만이 하나가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편식을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시야에 포착된 얇은 책이 한 권 있었다는 것으로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문득 정신을 차린 곰 한 마리가 있었고 머리에 혹을 하나 붙인 체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로 그저 자신의 반려자를 찾아 해매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짧지만 기나긴 여정을 통해 다시금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곰의 이야기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에 이어, 호랑이를 시작으로 여우, 닭, 도마뱀, 거미, 파리 순으로 먹힌 생명체들의 한탄을 들어주게 되는 나그네의 이야기 [잘 먹겠습니다] 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이 열리는 작품은, 아기 뱀에게 삶을 전수하던 중 사고를 당하게 된 아빠 뱀과 그런 모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정신없는 아기 뱀 [은혜 갚는 뱀], 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백로’를 바라보고 있는 까마귀[없는 것만 졸라대는 까마귀], 반항아기질을 보이던 올챙이 한 마리의 험난한 인생여행 [연못의 왕], 숲속 동물들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던 훌륭한 수사슴 한 마리가 결국 ‘의미’라는 개념에 뚜껑이 열리게 되고 [훌륭한 수사슴], 달님을 손님으로 맞이하게 되지만 우연한 사고로 굴속에 갇혀버리게 된 달님을 구출하기위해 노력을 하게 되는 반달가슴곰[손님은 달님]의 이야기가 있게 되는데…….




  아. 재미있었습니다. 만약 저에게 아이가 있었다면 잠들기 전으로 읽어주고 싶을 정도였다고 적어보고 싶은데요. 애들이 그린 것 같이 보이는 우스꽝스러운 삽화하며, 성인에 접근중인 저의 시점에서 보아 정말 오랜만에 ‘우화다운 우화’를 맛본 기분까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독립되어진 듯 보이면서도 미묘하게 연결되어있는 이야기들하며, 그 짧은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개성 있는 인생철학과 상황에 따른 논리의 흐름이 전혀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는 등 그저-비록 근무중이라서 차마 소리를 내지를 순 없었지만-정신없이 웃어볼 수 있었는데요. 틈틈이 읽을 가볍고도 재미있는 책을 원하시는 분들께 조심스럽게 추천서를 내밀어보는 바입니다.



  흥분했던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자리에 앉아봅니다. 그리고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물음표’를 하나 던져보자면, 어떤 이야기책을 선호하시는지요? 단지 자극만이 범람하는 시작도 끝도 없는 이야기? 지극히 어둡고 찝찔한 뒷맛을 여운마냥 남기는 이야기? 논리와 가능성으로 무장하여 한없이 진지해지기만 하는 이야기?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큰 사건 속에서 또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논하는 이야기? 그 밖으로도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작품들이 존재할 것이나 다른 분들은 어떠한 선택기준으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찾고 계시는지 궁금해졌는데요. 아? 네. 저는 어떤 한 작품이 재미있었으면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연대기 목록을 정리하여 처녀작에서부터 영상 등 다른 형태로 전환된 것 까지 일단 달려보았다가, 그것의 종점에 이르는 순간 다른 작가의 책을 집어 들거나 그 순간의 상황에 손에 잡히는 책을 만나는 편입니다. 아무튼, 이번의 이야기책은 각각의 짧은 만남 속에서 많은 생각의 시간을 선물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만나기까지 연관된 모든 분들께 소리 없는 감사의 박수를 보내볼까 하는군요.


  그럼, 이번에 읽은 책 제목을 전해들은 애인님의 ‘즉흥 반응(?)’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사 마쳐보는 바입니다.


“머리를 다쳤으면 병원에 가야지요!!” 
 

TEXT No. 996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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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 Sola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제목 :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Solace, 2006
감독 : 변승욱
출연 : 한석규, 김지수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9.07.26.




“서로 닮아있을 뿐인 사랑의 모습.
당신의 사랑은 어떤 모습인가?“
-즉흥 감상-




  일하는 곳에서 있었던 ‘독서캠프’라는 행사에 스텝으로 함께 하게 되었기에 본의 아니게 감기록을 며칠 쉬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창고정리를 통해 만나본 작품’이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 할 필요 없이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어딘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 남자가 한명 있었고, 그런 그를 지켜보고 있는 다른 남자가 있는 약국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서 모습을 보이는 세 번째 남자이자 그 약국의 주인인 흰 가운의 남자가 주인공임을 알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막 이사를 끝내고 식사 중이신 한 여인께서 이야기의 바통을 함께 받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 이야기는, 우연적인 엇갈림을 시작으로 그들 각각의 삶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의 고뇌를 그려나가게 되는 이야기는 닮아있는 서로의 상처를 통해 알게 모르게 가까워져가는 그들을 말하게 되는데요.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던 그들의 마음속에서 꽃피우게 되는 사랑의 감정에 시련마냥 흔들리기도 하지만, 결국 그들이 찾아내게 되는 답으로의 여정은 또 한 번의 기회를 선물로 준비하고 있는 듯 했는데…….




  음~ 개인적으로는 괜찮았습니다. ‘최철호’라는 연기자를 통해 만나게 된 작품이기는 했어도 눈에 띄는 것은 ‘한석규’라는 연기자였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앞서 소개한 영화 ‘접속 The Contact, 1997’보다는 훨씬 적당한 마음으로 만남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영화 소개에서는 ‘당초 제목은 '미열'이었다가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었다.’라는 언급을 발견해 볼 수 있었지만, 그저 시적으로 들리는 이번 제목 또한 그저 근사하다는 생각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여자주인공과의 갈등을 보이던 한 성격하는 변호사 역할로 등장한 ‘최철호’라는 연기자는 목소리를 들었기에 그나마 알아볼 수 있었지 모습만 봐서는 뉘신가 했었는데요. ‘단역’이라면 몰랐을까, ‘우정출연’으로 표시된 것 치고는 너무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저 토닥거려보고 싶었습니다.




  아무튼, 이번 작품의 원제인 ‘Solace’의 사전적 의미로는 ‘위안, 위로, 위자(慰藉), 기분전환.’ 등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미열’에 ‘위안이 되는 것’이라. 모르겠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것에 이제야 200일을 준비하고 있는 저로서는 아직 많은 인생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한편, 과연 애인님께 위안이 되는 존재이긴 한가?라는 물음표를 떠올려볼 뿐이었는데요. 그것은 아마도 제가 어떤 일에서건 상황을 즐기는 편이 되어버렸던지라 위안의 감정을 잘 못 느끼게 되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해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계시는지요? 처음에는 매일같이 뜨거웠다가 어느덧 그저 공기 같은 상태가 되어버리셨다구요? 지극히 이성적인 사랑인 ‘플라토닉러브’를 즐기시는 중이라구요? 장거리 연애 특유의 안타까움을 기다림의 끝에서 찐하게 풀어버리신다구요? 크핫핫핫핫핫! 그러고 보니 즉흥 감상에 ‘사랑’이라고 적어버리긴 했습니다만 계속해서 적는 중으로는 그것을 ‘상처’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그 모습은 달랐지만 미묘하게 닮아 보이는 상처의 모습으로 인해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들의 모습은, 아아아. 한 달에 한번 겨우 만나 나름대로 찐하게 시간을 즐긴다고 생각하는 애인님과 저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해봅니다.




  그럼, 창고정리를 통해 당장의 ‘최철호’ 구획을 정리해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992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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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 할인행사
장윤현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접속 The Contact, 1997
감독 : 장윤현
출연 : 한석규, 전도연, 박용수, 추상미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9.07.21.




“어떤 사랑을 하고 계신지요? 지금,”
-즉흥 감상-




  ‘창고정리를 통해 만나본 영화’라는 것으로, 더 이상의 긴 말 할 것 없이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비가내리고 있는 어느 날. 손도장이 찍혀있는 보도블록을 먼저로 영화관에서 나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전기로 만들어진 꽃으로 아름다운 도심의 밤길을 달리는 중으로 라디오방송의 멘트를 듣게 되는군요. 
  그렇게 어떤 라디오방송의 PD인 남자가 이야기의 바통을 받게 되는 것으로 본론의 문이 열리게 되는 작품은, 어느 날 받게 되었던 추억의 LP한 장을 통해 지난 시절의 아픔과 마주하게 됨을 보이게 됩니다. 그런 한편, 친구의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인 또한 이야기의 바통을 같이 받게 되는데요. 그런 둘의 엇갈림을 보이던 중으로 그들만의 아픔과 고독을 말하게 되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토닥거려주던 주던 그들은 결국 통신망에서만이 아닌 현실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그들의 인생은 또 한 번의 엇갈림을 연출하게 될 뿐이었는데…….




  오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 이후에 만들어진 영화이자 앞선 감기록으로 소개의 시간을 가졌었던 ‘카라 Calla, 1999’보다 재미있게 만나보았습니다. 뭐랄까요? 그 시대만의 복장과 화장법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기자들의 연기나 연출되는 화면 등 자연스러운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며, 추억 속 푸른 화면의 텔넷 또한 그저 알딸딸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 또한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었으며, 한때나마 명장면이 자주 패러디 되는 등 꼭 한번 볼 것을 강요(?)받았던 작품이 되었는데요. 음~ 결말에 이르러서는 조금 답답하긴 했다지만 그 과정은 간질간질한 기분이 그저 좋았습니다. 거기에 친구가 좋아하는 ‘최철호’라는 배우가 단역이긴 했어도 이번에는 괜찮은 배역으로 등장했기에 그동안 고생 하셨다고 토닥여보고 싶어졌는데요. 아아. 음반매장이라. 헌책방 다음으로 즐겨 찾던 곳인지라 언젠가 한번 들려봐야겠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처음으로 마주했던 통신망과 그곳에서의 추억으로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계시는지요? 이 작품에서는 ‘유니텔’이 소개되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하이텔’을 시작으로 가면무도회의 세상과 처음 마주해 볼 수 있었으며, 익명성의 위력과 그것에 동반하는 위험성을 처음으로 맛보았다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한밤중에 작은 모니터를 통해 비춰지던 파란색 화면과 그 공간을 유영하던 하얀색의 글씨들. 아아아. 요즘도 인터넷으로 지난시절의 ‘텔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의 향수는 역시 그 시대만의 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이 작품만큼은 아니었지만, 얼굴한번 본적 없는 어떤 사람과의 따끈했던 감정의 교류라는 추억 또한 아련히 떠오르는군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스쳐지나갑니다. 하지만 그들 중 ‘감정적 접속’이 이뤄지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통신망을 통해서는 가까운 사람이 되었을지라도 현실에서는 또 어떤 만남의 관계를 지니고 있을 것인가요? 이왕이면 통신망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쪽 진영의 만남을 같이 하려 노력하는 저로서도 그런 분리된 인격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경험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 편인데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어떤 상황이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복잡 미묘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제작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본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991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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