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 할인행사
장윤현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접속 The Contact, 1997
감독 : 장윤현
출연 : 한석규, 전도연, 박용수, 추상미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9.07.21.




“어떤 사랑을 하고 계신지요? 지금,”
-즉흥 감상-




  ‘창고정리를 통해 만나본 영화’라는 것으로, 더 이상의 긴 말 할 것 없이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비가내리고 있는 어느 날. 손도장이 찍혀있는 보도블록을 먼저로 영화관에서 나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전기로 만들어진 꽃으로 아름다운 도심의 밤길을 달리는 중으로 라디오방송의 멘트를 듣게 되는군요. 
  그렇게 어떤 라디오방송의 PD인 남자가 이야기의 바통을 받게 되는 것으로 본론의 문이 열리게 되는 작품은, 어느 날 받게 되었던 추억의 LP한 장을 통해 지난 시절의 아픔과 마주하게 됨을 보이게 됩니다. 그런 한편, 친구의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인 또한 이야기의 바통을 같이 받게 되는데요. 그런 둘의 엇갈림을 보이던 중으로 그들만의 아픔과 고독을 말하게 되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토닥거려주던 주던 그들은 결국 통신망에서만이 아닌 현실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그들의 인생은 또 한 번의 엇갈림을 연출하게 될 뿐이었는데…….




  오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 이후에 만들어진 영화이자 앞선 감기록으로 소개의 시간을 가졌었던 ‘카라 Calla, 1999’보다 재미있게 만나보았습니다. 뭐랄까요? 그 시대만의 복장과 화장법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기자들의 연기나 연출되는 화면 등 자연스러운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며, 추억 속 푸른 화면의 텔넷 또한 그저 알딸딸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 또한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었으며, 한때나마 명장면이 자주 패러디 되는 등 꼭 한번 볼 것을 강요(?)받았던 작품이 되었는데요. 음~ 결말에 이르러서는 조금 답답하긴 했다지만 그 과정은 간질간질한 기분이 그저 좋았습니다. 거기에 친구가 좋아하는 ‘최철호’라는 배우가 단역이긴 했어도 이번에는 괜찮은 배역으로 등장했기에 그동안 고생 하셨다고 토닥여보고 싶어졌는데요. 아아. 음반매장이라. 헌책방 다음으로 즐겨 찾던 곳인지라 언젠가 한번 들려봐야겠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처음으로 마주했던 통신망과 그곳에서의 추억으로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계시는지요? 이 작품에서는 ‘유니텔’이 소개되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하이텔’을 시작으로 가면무도회의 세상과 처음 마주해 볼 수 있었으며, 익명성의 위력과 그것에 동반하는 위험성을 처음으로 맛보았다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한밤중에 작은 모니터를 통해 비춰지던 파란색 화면과 그 공간을 유영하던 하얀색의 글씨들. 아아아. 요즘도 인터넷으로 지난시절의 ‘텔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의 향수는 역시 그 시대만의 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이 작품만큼은 아니었지만, 얼굴한번 본적 없는 어떤 사람과의 따끈했던 감정의 교류라는 추억 또한 아련히 떠오르는군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스쳐지나갑니다. 하지만 그들 중 ‘감정적 접속’이 이뤄지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통신망을 통해서는 가까운 사람이 되었을지라도 현실에서는 또 어떤 만남의 관계를 지니고 있을 것인가요? 이왕이면 통신망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쪽 진영의 만남을 같이 하려 노력하는 저로서도 그런 분리된 인격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경험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 편인데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어떤 상황이건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복잡 미묘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제작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본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991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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