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모으는 소녀 기담문학 고딕총서 4
믹 잭슨 지음, 문은실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뼈 모으는 소녀 Ten Sorry Tales, 2005
저자 : 믹 잭슨
그림 : 데이비드 로버츠
역자 : 문은실
작성 : 2009.08.17.




“소설의 삽화인가? 삽화의 소설인가?”
-즉흥 감상-




  습관화 된 삶이 무섭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일까나요? 아침 일찍 일어나 세면 후 아침 식사. 애인님을 모닝콜로 깨우고, 북카페 실험기지이자 개인 작업실에서 저만의 오전일과를 마치고, 점심식사 후 출근해 늦은 밤이 되어 퇴근해 잠들기를 반복하는 것도 사귀기로 한 뒤부터 겨우 적응을 해가면서 매일 같은 감기록 작성이 가능했었다지만, 가외를 직업으로 하시는 애인님의 학생들이 방학을 해버린 나머지 자투리 같았던 오전시간의 집중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는데요. 징징거리는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단 넘기고 어떻게든 감기록을 작성해보고자 읽게 된 책이 한권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나름대로의 삶속에서 결국 은퇴를 하게 된 한 남자가 지하실에서 배를 하나 만들었건만 정작 완성되어서는 꺼낼 수 없었다는 이야기 [지하실의 보트]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중고 상점과 벼룩시장 나들이를 즐기던 소년이 어느 날 방문한 박물관에서 나비 박제 전시물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 후로 죽은 나비를 소생시킬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하게 되었음에 어떤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레피닥터] 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을 열게 되는데요. 이어서는 어느 날부터 눈에 띄는 남자를 잡아 죽여 훈제처리하고는 가족으로 만들어버리는 [피어스 자매], 지루한 일상 속에서 마주하게 되었던 어떤 빛의 현상을 ‘외계인우주선’의 방문으로 오인한 아이들의 갑작스러운 시위 [외계인 납치사건], 장의사를 직업으로 하던 형제들이 마주하게 된 뜻하지 않는 험난한 여정 [강 건너기], 엄마와의 싸움 후 결국 집을 나와 숲속에서 어떤 개와 함께 살게 된 한 소년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땅을 파는 인류학적 철학에 이어 어느 날 문득 뼈를 모으기 시작했다는 소녀 [뼈를 모으는 소녀], 부유했기에 진기한 경험을 쫒던 한 부부가 ‘은둔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하게 되지만 [은둔자 구함], ‘잠보’라는 꼬리표를 별명으로 달고 다니는 한 소년이 결국 기나긴 잠에 빠져들게 되고 [잠에 빠진 소년],  볼품없는 늙은 말에게 기습을 당해 좋아하는 옷의 단추를 빼앗겨버린 아기의 고군분투 [단추도둑] 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있었는데…….




  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간 죽이기 용으로 만난 짧은 이야기의 책들 중에서 기대와는 달리 제 입맛을 교묘히 벗어나버린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뭐랄까요? 각 이야기마다 하나씩 있는 삽화는 마음에 들었지만 함께 하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저 답답한 기분으로 만나고 말았는데요. 만약 글의 내용을 우선으로 삽화가 만들어진 것이라면 ‘주객전도’를 우선으로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까지 적어보고 싶습니…오잉?! 원제목을 직역하여 ‘열 가지 안쓰러운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는 언급을 발견하는 순간에는 왜 그렇게 읽는 동안 답답했었는지 이해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무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삽화와 함께하는 이야기책으로 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은광사’에서 출판했던 ‘꼬마흡혈귀’시리즈를 좋아하는데요. ‘지경사’에서 다시 만들었을 때의 그 변해버린 삽화에 충격을 받아버렸다는 것은 잠시, ‘비룡소’에서는 정식으로 원작 그대로를 출판했다기에 표지를 보니 일러스트가 저의 어이를 마비시키고 말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일러스트로 먼저 만난 해적판이 글과 매치가 더 자연스러웠다는 추억이 있었던바 내용과 함께하는 삽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그것과 함께 원제목을 알고 다시 보는 작품의 재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겠다 다짐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위의 불평불만의 감상에도 불구하고 그 나름의 기괴한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본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999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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