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변호사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199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거리의 변호사The Street Lawyer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5. 01. 16.


   왜 그동안 존 그리샴을 접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지금이라도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추천하긴 했었지만 워낙 잡다 취미가 많았던지라, 헌책방을 통해 어렵사리 책을 소장하고는 계속 보류상태로 밀어두기만 했던 것이 조금 미안해지는군요. 그렇게 이번에는 제가 가진 아홉 개의 컬렉션 중 마지막―'거리의 변호사'를 즐거운 기분으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번 작품에 대해서도 짧은 감상을 기록해봅니다.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는 마이클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이든 흑인 부랑자를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기지만, 자신을 뒤따라온 부랑자가 사무실에서 총을 꺼내들면서 이야기는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됩니다.


   "난 먹을 것 이야기를 하고 있어. 너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도시에 함께 살고 있는 굶주린 사람들이 먹을 것 말이야. 아기들이 먹을 것. 바로 여기. 이 도시에서 말이야. 바로 이 도시에서, 너희들이 수백만을 버는 이 도시에서, 밤에 아기들이 굶고 있어. 배가 고파 울고 있어."


   위의 말은 드본 하디 라는 이름의―온몸에 다이너마이트를 두르고, 한 손에는 총을 쥔 체 특별한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인질극을 벌인―늙은 흑인 부랑자가 변호사들에게 한 말입니다. 결국 경찰 저격수의 총에 목숨을 잃긴 하지만, 그것으로 주인공의 인생 궤도는 완전 틀어져버리게 됩니다.
   왜 그 부랑자는 가짜 다이너마이트를 몸에 두른 체 변호사들을 위협했을까요?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많이 있는 듯 했지만 결국 죽어버린 그. 그리고 주인공에게 다가서는 진실. 결국 회사를 나오는 마이클은 수많은 노숙자들을 만나 그들의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하면서, 자기가 있었던 회사를 향한 소송을 준비해나가기 시작합니다.


   "이건 돈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오. 당신 영혼을 위해서 하는 일이오."


   삶과 죽음. 그 선택의 기로사이에 서 있게되는 사람들은 '변화'되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또한 스스로는 부정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난 '죽음'을 보고 결국 회사의 변호사가 아닌 거리의 변호사로 변해가기 시작합니다.


   홈리스Homeless. 언젠가부터 많이 들어볼 수 있었던 사회적 이슈의 단어. 이 작품에서는 '노숙자'라는 이름으로 사회에서 외면된 존재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냥 홈리스하면 집 없이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그들의 사실상의 모습과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 수 있었습니다. 왜 그들은 길거리에 나와있게 되었을까요? 저는 거리의 정의에 대해서 초보 변호사가 되어, 주인공의 시점으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거리의 법의 핵심. 존엄성."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메말라 가는 양심과 도덕. 거짓된 정치적 약속과 무관심으로 거리로 내쫓긴 사람들. 그리고 추위와 베고픔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는 거리의 시민들. 홈리스라는 말은 어느덧 사라진 듯 잘 들려 오진 않지만 일명 '거지'라는 이름으로 거리 곳곳에 있는 노숙자들을 떠올리며 이번 감상문을 종료하고자 합니다.


   아. 또한 우리는 왜 돈을 버는 것일까요? 왜 돈버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일까요? 이런 질문을 떠올리게 된 좋은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Ps. 이 감상문을 작성중일 때까지는 이 작품이 영상화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의 작품인 유언장The Testament, 톱니바퀴The brethren, 소환장The Summons, 크리스마스 건너뛰기Skipping Christmas, Bleachers(아직 한국판 출간 안됨), 불법의 제왕The King of Torts, 하얀집A Painted House, 최후의 배심원The Last Juror들도 빨리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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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8
존 그리샴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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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파트너The Partner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5. 01. 14.


파ː트너(partner)[명사]
1.(춤이나 경기 따위에서) 두 사람이 한 조가 될 경우의 상대.
¶아이스 댄싱의 파트너.
2.사업 따위를 같이 하는 사람.
¶마땅한 파트너가 없다.

―국어사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탈출을 꿈꾼다."




   늦은 새벽의 시간. 막 흩날리기 시작하는 눈발사이로 헤드라이트 불빛이 차의 이동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멍하니 앉아있는 경찰서의 정문초소. 일탈의 자유를 꿈꾸는, 그러면서 한 권의 책을 잡고 있는 저를 발견할 수 있군요. 그 책의 제목은 파트너―존그리 샴의 여덟 번째 소설입니다. 이때까지와는 또 다른 인생의 주인공의 이야기. 후훗 그럼 내용을 살짝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브라질의 조용한 마을. 추적자들은 오랜 기간 찾아온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다닐 루. 허나 사실은 4년 전 죽어버린 패트릭 래니건이라는 이름의 남자입니다. 9000만 달러를 훔친 체 공식적으로 무덤까지 가지고 있는 남자. 추적자들은 그를 납치·감금해 돈의 행방에 대해 고문을 하기 시작하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책의 소개에서도 나와있지만, 이전까지의 작품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사회에서 사라져버리는 주인공이 아닌, 완전히 사라졌다가 다시 그 모습을 보인 주인공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패트릭―이하 그―의 납치와 함께 그의 변호사인 에바―이하 그녀―는 그가 준비한 만일의 경우를 위한 계획안에 따라 FBI에게 연락을 취하게 됩니다. 덕분에 잭 스태파노 일당에게 전기·약물 고문을 받고 있던 그는 FBI의 압력으로 죽기 직전에 풀려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FBI의 영향권 아래에서 그의 완전 범죄의 내막이 하나씩 드러나게 시작하며, 죽은 자의 귀환이 이뤄지게 되는데…….


   그의 타버린 차에서 발견되는 유해―골반 뼈. 그 시기에 실종되어버린 한 청년. 시간을 두고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9000만 달러의 돈. 4년이라는 시간의 공백 속에서 돌아다니는 그가 살아있을 것이라는 출처 모를 루머. 그리고 변해버린 모습의 그가 살아 돌아오면서 불붙기 시작하는 법정전쟁. 하지만 모든 것은 그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우리는 가슴속에 제어할 수 없는 '절망'을 가지는 순간 탈출을 꿈꿉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 속의 주인공처럼 막상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떠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회사의 배신, 사랑하는 어린 딸은 유전자 검사결과 친자가 아님을 알게되고, 사랑했던 아내는 오래 전부터 정부를 가지고 있는 상황. 그런 그가 바다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보트를 보고 탈출을 꿈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죽음을 지켜보는 이의 기분은 어떨까요? 자동차 사고에 이은 화제를 지켜보며, 자신의 관이 무덤에 안치되는 것을 지켜보는 그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요? 자신의 과거가 사라져버리는 모습을 지켜본다라. 글쎄요. 저 또한 한번씩 좌절을 느끼며 이전의 저 자신의 말소를 꿈꾸기도 하지만, 역시나 과거를 버리기에는 미련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아. 아니군요. 금방 금방 까먹을 수 있는 기억력 때문에 잘 견딜 수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녀와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던 그. 하지만 결과는 이미 예전에 접했었던 어떤 다른 작품과 비슷한 반전의 결말이었기 때문에 그리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막상 마지막에 와서 '예상되어버렸다'랄까요? 하지만 추리 소설을 읽는 듯한 구조가 새롭고도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럼 사라지는 방법에 대한 그의 한마디를 떠올리며 이번 기록을 종료하는 바입니다.



"약간의 돈과 약간의 상상력만 있으면 돼."





Ps. 이 감상문을 작성중일 때까지는 이 작품이 영상화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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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배심원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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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라진 배심원Runaway Jury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5. 01. 11.


배ː심―원(陪審員)[명사] (일반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어) 배심 재판에 참여하는 사람. (비슷한말)참심원.

―국어사전―




   아마도 가장 먼저 읽었었던 존 그리샴의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기도 했고, 개인 사정상 읽기를 중도 포기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 년 정도의 공백을 두고 다시 읽게되었고, 전 놀라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왜 일까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건강과 담배에 대해 한참 관심을 자졌기 때문일까요? 뭐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재미있게 읽었으면 만족이지요. 그럼 이번에 읽게된 존 그리샴의 일곱 번째 작품 '사라진 배심원'의 감상을 기록해보겠습니다.


   어떤 재판을 위해 조사되어지는 이백 여명의 사람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서 선별되는 12명의 배심원들. 그것은 폐암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건 소송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한편, 이야기의 시작에서부터 초점이 모아지며 결국 배심원으로 뽑히는 니콜러스 이스터라는 이름의 남자. 배심원을 감시하며 음모를 꾸미는 피치라는 이름의 남자. 그리고 그 두 남자의 사이에서 모든 것을 조정하는 듯한 마리라는 이름의 여자를 통해서 벌어지는 고도의 심리전이 조용히 시작됩니다.


   제가 작품을 접하면서 알게된 것은 이렇습니다. 변호사란 피고와 원고를 대리해 서로를 변론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고, 판사는 그들의 이야기를 중립적인 위치에서 최종판결을 승인하는 존재. 그리고 감상문의 시작에도 짧게 기록해둔―재판 과정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들이 있으니―각 변호사의 주장을 듣고 가장 공정한 '정의'의 판단을 하게 되는 '배심원'이라는 이름의 존재들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배심원의 모습으로 등장하기에 한편으로는 모든 의심이 집중되는 니콜러스. 배심원의 판결을 담배회사에 유리하게 돌리기 위해 은밀히 계획을 추진하는 피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마리로부터 전화를 받게되고, 너무나도 쉽게 파괴되는 자신의 계획에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피치는 니콜러스와 마리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이때까지 존 그리샴의 작품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변호사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예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슈화된 담배와관련 된 법정 전쟁 속. 변호사들의 날카로운 신경전보다도 그것을 지켜보며 판사에게 최종판결을 주는 존재인 배심원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혀 새로운 기분으로 작품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배심원 속에 있는 니콜러스는 법대를 다니긴 했지만 정작 변호사의 길은 포기한 것으로 나오는군요.


   편파적인 입장에서의 변호사. 법정을 통제하는 판사. 그리고 중립적인 위치의 배심원들. 그런 배심원을 조작하려는 담배회사의 보이지 않는 음모 속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신경전. 자신들과는 별 상관도 없는 어떤 재판을 위해서 반강제적으로 격리되어지는 사람들. 이 작품을 통해서 배심원들의 존재 적 위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의 작품에서 보면 변호사들이 한참 떠들고 배심원들이 잠시 모습을 감추었다가 다시 나와 판사에게 최종 평결을 던져주기만 해서 그렇게 중요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배심원들도 법정에서 참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담배. 이것은 중독성 마약일까요? 아님 기호식품일까요? 들은 것만 많은 이들은 중독성 마약이라고도 하지만, 애연가들에게서는 기호식품이라는 말을 적잖게 들어본 것 같기도 하군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저는 그것을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법정 전쟁 속에서 담배회사에서 내미는 나름대로의 정당성 가득한 변론들은…… 글쎄요. 담배를 피지 않는 저에게 있어 담배회사들의 변론은 도덕과 양심을 버린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치는 줄 알았다랄까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과하지 말라'라는 가르침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거기에다가 에티켓을 지키며 적당히 담배를 피우는 것을 뭐라고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중독된 습관성 흡연자들을 볼 때, 특히 그 모습을 친구들과 아는 분들이 보일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금연하셨다가도 다시 피시곤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건강관리와 금단현상 억제를 위한 자료를 조사해 둬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승리를 위한 법정 로비스트. 영화 소개하는 곳을 뒤지니 이런 말이 나오는군요. 그럼 그것을 마지막으로 기록을 종료합니다.


―배심원 컨설턴트(jury consultant)―
배심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여 재판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 일종의 로비스트.





Ps. 이 작품도 '런어웨이Runaway Jury'이름으로 영상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폐암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의 법정 소송이 아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으로 인해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무기회사를 상대로 소송으로 제기한다는 내용이라는군요. 중심 사건만 빼고 등장하는 주인공은 동일시 설명되는 영화. 평가도 괜찮게 나왔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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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메이커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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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레인메이커The Rainmaker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2. 28.


   "레인메이커? 비를 만드는 사람? SF 법정 소설인가?"
   이것은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했었던 혼잣말입니다.

   존 그리샴님의 법정 소설이전에 저는 로빈 쿡Robin cook님의 의학 스릴러 즐겨 읽었었습니다. 그분도 계속 현대 의학과 그에 관련된 비밀스럽거나, 그 당시 이슈가 되었던 이야기 등 정석 적인 이야기만 펼치셨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덧 가까운 미래의 외계유전자와 관련된 이야기나, 먼 옛날의 바이러스에 관련된 내용 등 새로운 장르로의 변화 시도가 있었던 지라, 존 그리샴님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아닐까 기대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레인메이커는 새로운 장르로의 변화가 아닌, '행운을 몰고 오는 활동가, 진짜 실력자'라는 의미의 미국 속어와 함께하는 정석 적이지만 이전보다도 더욱 재미있어진 법정 소설이었습니다. 그럼 막 사회에 나온 법대 졸업생 '나'―루디 베일러를 따라 정의의 이름을 부르짖는 현장을 들러볼까요?


   법대 졸업을 앞둔 루디 베일러―이하 그―는 취업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사랑했던 여자는 다른 남자와 함께 사라져버렸고, 없는 돈 털어서 산 그녀를 위한 선물은 밤손님이 실례를 해버리고 맙니다. 거기에다가 예정되어있던 직장은 어느 날 갑자기 그를 버리게 되고, 결국 그는 파산 신청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멤피스의 수많은 법률 사무소와 변호사 사무소를 방문해 자신을 알리며, 언제나처럼 '요기'라는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합니다. 하지만 머피의 법칙Murphy's law마냥 꼬여버린 그의 인생에 기적의 전환점이 나타나니, 그것은 '노인관련법 문제'로 인한 무료 봉사 차원의 수업을 통해서 만난 이들이 내거는 뜻밖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인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기에 더욱 거리낌없는 주인공.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잡으려고 발버둥치며, 결국 조금 있던 희망마저도 그 빛을 잃어버렸을 때 찾아온 기적 같은 행운.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사르기 시작합니다. 절대 승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작지만 큰 전쟁을 위하여!!


   이때까지의 존 그리샴님과는 무엇인가 다른 맛이 나는 작품. 그것은 3인칭이 아닌 1인칭―나―의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현실 감각적 표현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라는 시점을 통해서 보는 주위의 사건과 인물들의 묘사는 자칫 전혀 '이해불가능'이라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의 심리에 푹 빠져 볼 수 있었습니다. 글쎄요. 그건 초보 변호사의 심리상태와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의 심리상태가 묘하게 공감대가 형성 될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 작품에는 피가 튀기는 먼 나라 이야기 같은 형사소송보다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날수도 있는 민사소송이 주를 이룹니다. 그레이트 버니피트 보험회사의 비싼 변호사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이 노력의 행운으로 그 전투를 준비하는 그. 홀로 고독한 싸움을 하게될 줄 알았지만 그를 도와주는 이들과 함께하는, 사회의 종양을 신랄하게 유린하는 모습에서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비유를 하자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를 실감할 수 있었다랄까요?


   그리고 그는 일거리를 찾으면서 알게된, 남편으로부터 구타당하는 켈리를 구하고 사랑의 도피를 계획하는데…….


   레인메이커. 이 말은 기우제祈雨祭를 주관하는 샤먼―제사장의 의미에서 파생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간절한 기원으로 인한 거대한 결과― 언젠가 닥치게 될 사건 속에서 노력의 결과인 '기적'을 말하는 이야기.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서 얼마나 '노력'을 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일획천금의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을 보며 조금 아쉬운 감정이 없지 않습니다. 또한 이 작품을 접한 뒤 저는 노력으로 인한 기적을 다시금 꿈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기에 포기하는 것보다는, 불가능해 보이기에 도전해 보는 것이 재미있지 않을까요?


   즐거운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덮으며, 다음 작품인 '사라진 배심원Runaway Jury'를 뽑아들어 봅니다.


Ps. 이 작품도 동명―레인메이커The Rainmaker―으로 영상화 되어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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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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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분ONZE MINUTOS
저자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역자 : 이상해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4. 12. 23.


   "무엇이?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씨가 성性에 관련된 소설을 썼다고? 우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일까?"
   이런 호기심으로 읽기를 갈망했던 작품 '11분'. 그런데 마침 저희 내무반의 대원 중 하나가 책을 샀기에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설 '연금술사O Alquimista'가 아름다운 동화처럼 느껴지는 내용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이야기라면, 이번 '11분'이라는 작품은 약간은 우화 같을지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인 방식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럼 보물을 찾아 나서는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아닌, 브라질 처녀 마리아를 따라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순례의 길을 살짝 따라 걸어볼까요?


   브라질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녀 마리아. 사춘기의 나이에 접하게 되는 정신적, 육체적인 변화에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리아―이하 그녀―는 성인이 되고, 외국인의 꾀임에 빠져 스위스의 도시 중 제네바에 가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1년 동안의 시간 속에서 나이트 클럽의 댄서로 일하게 되고, 자유를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며, 결국 창녀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항을 말해주는 한 남자―화가를 만나게 되는데…….


   성에 관련된 이야기. 하지만 전혀 얼굴이 붉혀지지 않는 깨달음의 이야기. 분명 상상력을 자극하는 화끈거리는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때까지 접해 보았던 성을 다루는 이야기 중에서 무엇인가 모르게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분명 터부시되는 주제이기에 거부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연금술사'마냥 하나 하나의 사건 속에서 확장되는 깨달음이란 정말 기분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연금술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번 작품 속에서 하나의 소재로서 책 연금술사가 언급됩니다. 그녀는 그 책을 통해서 자신의―무모할지도 모를 모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특히 화가―랄프를 만나게 되는 카페 '산티아고의 길'에서는 표지를 따라 걷던 양치기 산티아고가 떠올라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11분. 이것은 이 작품의 제목이자. 그녀가 언젠가 쓰고자하는 사랑에 대한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것은 그녀가 수많은 남자를 통해 알게된 몸과 몸이 하나가 되는 행위의 시간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랄프―그와 함께 11분 그 이후의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르가즘. 그녀가 그동안 찾아 헤매던 진정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 할 것을 갈망하게 되는데…….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지만 저 또한 진정한 사랑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의식 적으로인지 교육된 윤리관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육체를 통한 사랑은 경험해 본적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작품 속의 주인공들처럼 깨달음을 동반한 사랑을 가져봤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있군요(웃음)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난 그녀의 것이 되고 싶다."
   이것은 최근까지 제가 꿈꾸고 있던 저만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것은 누군가 저의 '내면의 빛'을 발견해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라며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내면의 빛'이란 연금술사에서의 '자아의 신화'와 같이 자기 자신만의 정체성의 증명을 위한 어떤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 함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람 수만큼의 이야기. 또한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있기도 한 오묘한 철학의 단어를 이번 작품을 읽고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이 허무와 증오보다도 사랑으로 가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눈으로 보이는 것도 사랑하되, 마음으로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어집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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