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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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분ONZE MINUTOS
저자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역자 : 이상해
출판 : 문학동네
작성 : 2004. 12. 23.


   "무엇이?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씨가 성性에 관련된 소설을 썼다고? 우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일까?"
   이런 호기심으로 읽기를 갈망했던 작품 '11분'. 그런데 마침 저희 내무반의 대원 중 하나가 책을 샀기에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설 '연금술사O Alquimista'가 아름다운 동화처럼 느껴지는 내용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이야기라면, 이번 '11분'이라는 작품은 약간은 우화 같을지 모르겠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인 방식으로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럼 보물을 찾아 나서는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아닌, 브라질 처녀 마리아를 따라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순례의 길을 살짝 따라 걸어볼까요?


   브라질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녀 마리아. 사춘기의 나이에 접하게 되는 정신적, 육체적인 변화에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리아―이하 그녀―는 성인이 되고, 외국인의 꾀임에 빠져 스위스의 도시 중 제네바에 가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1년 동안의 시간 속에서 나이트 클럽의 댄서로 일하게 되고, 자유를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며, 결국 창녀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항을 말해주는 한 남자―화가를 만나게 되는데…….


   성에 관련된 이야기. 하지만 전혀 얼굴이 붉혀지지 않는 깨달음의 이야기. 분명 상상력을 자극하는 화끈거리는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때까지 접해 보았던 성을 다루는 이야기 중에서 무엇인가 모르게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분명 터부시되는 주제이기에 거부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연금술사'마냥 하나 하나의 사건 속에서 확장되는 깨달음이란 정말 기분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연금술사'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이번 작품 속에서 하나의 소재로서 책 연금술사가 언급됩니다. 그녀는 그 책을 통해서 자신의―무모할지도 모를 모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특히 화가―랄프를 만나게 되는 카페 '산티아고의 길'에서는 표지를 따라 걷던 양치기 산티아고가 떠올라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11분. 이것은 이 작품의 제목이자. 그녀가 언젠가 쓰고자하는 사랑에 대한 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것은 그녀가 수많은 남자를 통해 알게된 몸과 몸이 하나가 되는 행위의 시간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랄프―그와 함께 11분 그 이후의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르가즘. 그녀가 그동안 찾아 헤매던 진정한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그리고 그녀는 그와 함께 할 것을 갈망하게 되는데…….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지만 저 또한 진정한 사랑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의식 적으로인지 교육된 윤리관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육체를 통한 사랑은 경험해 본적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작품 속의 주인공들처럼 깨달음을 동반한 사랑을 가져봤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있군요(웃음)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난 그녀의 것이 되고 싶다."
   이것은 최근까지 제가 꿈꾸고 있던 저만의 로망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것은 누군가 저의 '내면의 빛'을 발견해 주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라며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내면의 빛'이란 연금술사에서의 '자아의 신화'와 같이 자기 자신만의 정체성의 증명을 위한 어떤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 함부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사람 수만큼의 이야기. 또한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있기도 한 오묘한 철학의 단어를 이번 작품을 읽고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 봅니다.


   이 세상이 허무와 증오보다도 사랑으로 가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눈으로 보이는 것도 사랑하되, 마음으로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고 싶어집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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