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61 | 562 | 563 | 56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인간 + DVD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읽고]
제목 : 인간Nos Amis les Humains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역자 : 이세욱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4. 12. 03.


   경찰서 정문 근무 중.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토요일의 신문 안에 박혀있는 신간 안내 관련의 작은 신문을 훔쳐 읽어보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신간이 나왔을까? 기대를 하며 훑어보고 있는데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의 저자의 신간이 나온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이 생활하는 의경―참고로 저는 전경입니다―한 명의 입을 빌리자면 아이작 아시모프를 포함한 재수 없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왜 재수 없냐고 물어보니 너무 잘난 척을 하는 것 같다는군요.(웃음)

   제가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만 개미,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나무, 그리고 이번에 구입하게 된 인간(나전여왕, 인간은 우리의 친구라는 단편 영화 DVD 합본 세트)이 있습니다. 여행의 책과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이라는 책도 빨리 구하고싶군요.

   그럼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한 것은 다음에 좀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은 소설 같은 희곡 '인간'을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남자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는 자신이 유리로 된 어느 공간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잠들어있는 여자가 등장합니다.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여자, 과학자 라울―남자. 처음 둘은 티격태격 싸우다가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처럼 리얼리티 쇼에 참가한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쇼가 아니라는 것을, 둘은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됩니다. 사만타는 계속 부정하지만 라울의 햄스터 가설대로 흘러가는 이야기. 그리고 둘은 거대한 진실 앞에 인류의 보존과 종속을 위해 스스로 재판을 열게 되는데…….


   단편집 나무에 이은 외계인의 시점으로 인간을 관찰한다는 내용. 영화 '맨 인 블랙'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며, 개미의 시점으로 인간을 말하는 듯한 소설 개미의 또 다른 이야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결국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 파괴되는 지구와 최후의 두 인간이 펼치는 이야기. 이 이야기 속에서 인간들은 너무나도 작고 힘없는, 외계인들에게 그저 애완동물로 밖에 안 보이는 그런 존재로 나옵니다.
   외계인이 만든 인간우리. 그 속의 남자와 여자. 그리고 이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인류의 모습. 우리는 사람이라는 나무의 모습말고, 인간이라는 숲의 모습을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요?


   이 작품은 이미 외국에서 공연을 가졌고, 한국에서도 공연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니 날짜를 보니 이미 하고 있군요? 조사해보니 상명대 연극학과 윤기훈 교수의 연출로 2004년 11월 27일부터 12월 12일까지 동숭동 상명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저는 군복무 중이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습니다. 대신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참여한 두 단편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는 다음 감상문에서 계속 하겠습니다.


   개미라는 마이크로 시점 이야기보다 더 충격적인 시점이야기로 느껴진 작품. 그것은 아마도 '나'가 포함된 인류를 마이크로 단위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은 아닐까라며, 놀랍고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앙. 오랜만에 두통이 싹 사라지는 작품을 읽은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보고]
제목 : 나전 여왕La Reine de Nacre, 인간은 우리의 친구Nos Amis les Humains
감독 : 베르나르 베르베르(나전여왕, 인간은 우리의 친구) & 세바스티앵 드루앵(나전여왕)
출연 : 장 크리스토프 바르크(이지도르), 쥘리아 마시니(뤼크레스) // 가엘 고베르(여자), 스벤 안데르센(남자)
등급 : 없음
작성 : 2004. 12. 04.


   어디서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때까지 베르나르 베르베르―이하 그―의 작품을 접하면서 어느 한 구석에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한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인간'을 제외하고는 책이 없으니 확인할 방법이 없군요(웃음). 그런데 이번 인간 SET를 주문하게되니 부록으로 단편영화 두개가 들어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소설 '나무'에 명상음악인지 뭔지를 끼워 팔았던 것 같은데(그전에 '나무'를 구입해버려서 CD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가 감독을 한 단편영화 두 편이라니.

   그럼 호기심 만땅의 기대감으로 내무반의 PS2를 작동시켜봅니다.


   나전여왕.
   우선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나선螺線과 조금 혼동했습니다. 그런데 타이틀 표지에 설명이 되어있군요. 〈나전〉은 체스 말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최고급 재료를 뜻한다 라고.
   이야기는 막 정신병원을 탈출한 듯한 흰 구속복의 남자가 트럭(그래픽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에 치여 죽으면서 시작됩니다. 한편 사건 현장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남녀가 있었으니, 바로 이지도르랑 뤼크레스입니다. 그들은 연이어 발생하는 죽음의 현장에 나타나 사건을 추리해나가기 시작합니다. 한편 그들은 이 사건이 체스게임을 하는 것과 같음을 알게 되며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게 되는데…….
   16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단편. 소설 '아버지들의 아버지'와 '뇌'에서 환상의 콤비네이션을 보였던 이지도르와 뤼크레스를 영상에서 만날 수 있어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뤼크레스는 귀여우면서도 그 적당한 근육이 잡힌, 섹시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지만, 소설 속의 이지도르에 비해 영상의 그는 조금 덜 뚱뚱한 모습에 조금 실망감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 둘이 알게되는 세상의 비밀은 너무나도 충격적인데…….


   인간은 우리의 친구.
   희곡 인간보다도 먼저 만들어진 영화로 소개되어있습니다. 또한 외계인이 만든 인간 생태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는 설명이 같이하고 있는데요. 이미 소설 '나무'에서도 선보인 방식이기도해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되었습니다.
   UFO를 통해서 촬영되었다는 기록 필름. 우선은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차이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어, 둘의 만남과 서로가 서로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 등을 외계인의 시점으로 계속 설명되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영화를 같이 보던 사람들이 기대하는 장면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식의 기발한 상상력에 같이 웃으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단편 두개의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예전에 봤었던 애니메이션 하나가 생각납니다. 인간을 애완동물로 사육하는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외계인의 학습도구(헤드폰처럼 생겼다)를 통해 지식을 습득한 애완 인간이 결국 외계인 주인의 품을 도망쳐, 원시인처럼 살고 있는 인간을 가르쳐 외계인과 싸운다. 뭐 이런 식의 내용입니다. 제목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언젠가 DVD타이틀로도 만난 것 같은데…… 아무튼 추억 마냥 어렴풋 생각나는군요.


   저는 꿈을 향해 계속 작품을 써나가는 그를, 글을 통해서 그리고 영상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다음에는 '신'이라는 작품을 2005년에 소개한다는데요. 아마도 그의 소설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의 후속 작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도 버닝 하고 싶어집니다. 아니 버닝 하겠습니다 버닝 +ㅁ+/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펠리컨 브리프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펠리컨 브리프The Pelican Brief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정영목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2. 03.


   밀려버린 카툰다이어리. 그렇기에 이번 작품은 다른 작품들보다 더 느긋한 기분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니면 작가의 이야기 진행능력이 상승한 것일까요? 이번에 읽게된 존 그리샴은 재미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보다 확장된 스케일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대법원의 아홉 판사 중 두 명이 너무나도 깨끗한 실력으로 살해당하며 이야기는 조용히 시작됩니다. 한편 다비 쇼라는 미모의 여자 법대생은 그 두 명의 죽음에 대해 사건을 조사하며 브리프(Brief : 미국 법 제도에 쓰이는 법률 용어로, 미국 법대생들이 판례를 조사하여 그 요점을 적어놓은 서면을 가리키는데, 한편으론 당해 사실을 법과 연결시켜 법원에 제출하는 변호인의 공적인 주장을 말하기도 한다. 우리 용어로는 소장(訴狀)이 비슷한 말일 것 같으나, 우리나라 법 제도에는 이에 정확히 일치하는 말이 없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원어를 그대로 사용했다.―펠리컨 브리프 중)를 작성하게 됩니다. 그녀의 교수이자 연인인 캘러핸은 그 브리프를 읽게되고, 그는 자신의 친구이자 FBI의 변호사인 버히크에게 브리프를 보여주게 됩니다. 브리프는 펠리컨 브리프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결국 대통령의 책상까지 가게되며, 사건은 순간적으로 확장. 폭발적으로 커져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브리프와 관계된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나기 시작한 것.
   한편 다비 쇼는 캘러핸의 죽음을 목격하게되고, 살기 위한 도주를 하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을 읽다보면 마치 나비효과 같은 '우연'이라는 단어를 실감하게 됩니다. 호기심의 '계기'는 '우연'을 자극해 은폐 된 진실을 깨우고, 그것은 작은 움직임으로 여론을 폭발시켜버리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브리프를 후회하게 됩니다. 자신은 이미 더 이상의 조사를 포기했다고 하지만, 예상치도 않았던 죽음의 그림자는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고,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마침내 브리프를 완성하게 되는데…….


   이전에 접한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보다 상상력이 자극되었던 작품. 분명 뛰어난 머리를 가진 주인공이지만 그녀는 법과 관련해서만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을 뿐, 추적자의 추적 망에 자꾸만 걸리게 됩니다. 몇 번이나 죽음의 덫에 걸려 겨우 빠져나오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들. 그녀의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상황이 시선을 쉽게 떨어지지 못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죽음으로서 은폐하려는 자들. 사건을 죽음을 통해서 증명하려는 자들 간의 숨막히는 순간들. 2주라는 시간이 500페이지의 이름 앞에서 숨막히게 흘러갑니다.

   글쎄요. 제가 이 작품을 통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이유가 존재한가는 것과 진실은 은폐시키려 할수록 더욱 커져만 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 누구도 브리프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가설 하나가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사실임을 말하는 자들은 거짓말 같은 가설과 관련된 자들을 죽여나간 것이었던 것입니다.


   세상이 참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때까지 접했었던 작품들은 무엇인가 환상적이며, 이미 알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새로운 해석임에 반해, 존 그리샴은 법을 통한 사람과 세상의 무서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간끼리의 약속이라는 '법률'을 이용하는 이들의 이야기. 과연 사람의 욕심은 그 한계를 어디까지 두고 있는 것일까요?


   처녀작을 제외한 첫 번째, 두 번째 작품을 통해 저는 결국 사회에서 사라져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그 존재가 말소 된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밖엔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 비록 다른 신분으로 다시 살아간다고는 해도 저는 그렇게 과거를 지워버리는 삶은 그리 끌리지가 않습니다. 아니 강력하게 싫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품 속의 인물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며 이번 감상을 접습니다.

   그럼 다음 작품인 '의뢰인The Client'을 한번 뽑아들어 봅니다.


Ps. 이 작품을 헌책방에서 구했다보니, 어떤 부인이 남편에게 선물로 드린 흔적이 남아있군요. 이 작품도 영화로 나왔다고 하기에 조사해보니 동명의 영화가 있으며, 앞서 올린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또한 '야망의 함정'이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199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공경희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2. 01.


   그러고 보니 어떻게 존 그리샴에 관심을 가지게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영화의 원작을 조사하다가 이렇게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자면 조금 오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전 존그리샴 원작의 영화를 제대로 끝까지 한편이라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글쎄요. 그것은 이유 모르게 느껴졌었던 거부감으로 인해서였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름대로 한국에 소개된 존 그리샴의 작품을 아홉 게나 소장하고 있으니 원. 단순한 수집벽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앞서 기록한 타임 투 킬Time to Kill이 처녀작이라면 이번에 읽은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는 첫 소설이라고 소개되어있습니다. 그럼 이번에 읽은 또 하나의 존 그리샴을 감상해보겠습니다.


   하버드 출신인 미첼 맥디르―이하 그―는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의 작은 법률 회사로부터 일종의 스카웃 제의를 받습니다. '벤디니, 램버트 & 로크'라는 멤피스 시에 있는 작은 세금 관련 법률 회사인데요. 그곳에서 그를 변호사로 입사 요청을 한 것입니다. 가난 속에 살던 그는 파격적인 조건에 승낙하게 되고, '파트너'라는 직위의 변호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또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좋기만 하던 그의 생활 속에서 의문의 사건들이 살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그거 입사하기 전 15년 동안 다섯 명의 변호사가 의문을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했으나 FBI가 접근하게되고, 커져만 가는 의혹 앞에서 그는 회사의 죽음의 추적과 FBI의 감시망을 벗어나려 하는데…….


   입사한지 얼마 안된 신입 변호사. 화려한 미래를 향해 순수한 열정을 불사릅니다. 하지만 그에게 다가온 것은 그 화려한 비전의 어두운 면. 그는 마치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처럼 모든 사생활을 도청과 미행으로 감시를 받고 산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을 뿌리치고 자유를 향한 목숨을 건 도주를 계획하게됩니다.


   이때까지 접해왔었던 법정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 한가지의 사건을 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를 꿈꾸면서 알게 모르게 위험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모든 것을 믿고 있었는데, 순간 모든 것을 믿지 못하게 되는 상황.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피할 수 없는 추적의 그물 망을 주인공처럼 교묘히 피해 자신의 존재를 지울 수 있을까요?


   전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숨막히는 조임 속에서 추적을 교묘히 따돌리는 그의 모습에 묘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숨결로 만들어지는 자신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능력으로 살아 남으려하는 모습. 그 속에서 저 자신이 원한 삶의 모습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뭐랄까요? 어딘가 모르게 억지가 느껴지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제가 변호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에서 느껴지는 억지는 외면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삶을 가난 속에서 살면서도 아름다운 아내를 얻고, 나름대로 영광의 학창시절을 지낸 주인공. 막 사회에 나와 정신 없이 일에만 빠져 있다가 숨막히는 감시의 추적 망과 음모를 피해서 전문가 뺨치는 솜씨로 그 모든 것을 피해가며, 나름대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너무나도 천재적인 주인공. 감동을 느끼기도 전에 짜증이 먼저 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작품은 독자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요? 정의는 승리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등잔 밑이 어둡다? 글쎄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상상력이 자극 받지 못한 체 어둠 속 미로를 느긋하게 걸으며 출구를 찾는 기분이 들뿐입니다. 그것도 이미 "나는 길을 알고 있다."라는 기분으로. 너무나도 자신감에 빠져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라니…….


   그럼 다음 작품 '펠리컨 브리프The pelican brief'라는 빨간 표지의 책을 집어듭니다.


   점점 재미있는 작품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며.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트릭스 3 레볼루션 (2disc) - 일반 킵케이스
래리 워쇼스키 외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매트릭스 3 - 레볼루션The Matrix Revolutions
감독 : 래리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출연 :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쉬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제이다 핀켓 스미스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4. 11. 28.


   전편 마지막에 모피어스의 함선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이 파괴되고, 네오는 다가오는 파수꾼 로봇을 '현실'에서 느껴진다며 매트릭스 안에서 총알을 막듯 손을 펴서 막아내고는 쓰러지고 맙니다. 그리고는 언제 깨어날지 모를 혼수상태에 빠지게됩니다.

   한편 잠이 든 네오를 깨우기 위해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키 메이커를 감금했던 메로빈지안을 찾아가 그의 의식이 매트릭스와 현실 사이의 트레인 맨의 구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마치 삶과 죽음사이의 망각의 강 레테를 연상시키는 신비한 구역. 그리고 그들은 네오를 구출하기 위해 그곳으로 가는데…….


   이렇게 세 번째 이야기는 리로디드의 연장선상에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시간은 흘러 기계들은 인류 최후의 보루 시온을 뚫고 들어오게 되고, 스미스는 매트릭스 내의 심지어 오라클마저 자신으로 복제를 하고맙니다. 한편 두 번째 이야기에서 현실에 눈을 떠버린 스미스는 기계제국을 향해 협상의 여정을 떠나는 네오의 눈을 멀게 만듭니다.
   손쓸 수 없는 처절한 비극의 연속. 결국 네오는 마지막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마저 떠나 보내고 정지 위기에 처한 매트릭스와 파괴 직전의 시온을 구하기 위해 기계들과 협상. 매트릭스로 다이브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스미스와의 대결전이 시작되는데…….


   이 다음의 이야기는 친구들 말로는 "드래곤볼"이라고 해서 미심쩍었는데 진짜 드래곤볼을 실사판으로 보는 듯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직 이 작품을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서 입을 다물기로 하죠(웃음)


   과연 영웅적 죽음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자신 하나 몸 던져 전체를 구하는 것일까요? 기계제국에 도착하게된 네오. 육체적으로 눈을 잃고 심안心眼을 얻게된 주인공의 눈에 비친 세상. 그것은 차갑게 식어있는 기계의 도시가 아닌, 밝은 빛으로 빛나며 살아 숨쉬는 생명의 도시였습니다. 그런 그는 시온 최저 층에서의 장로의 말을 생각하며 공존의 방법에 자신의 선택을 맡기게 됩니다.


   이렇게 저렇게 매트릭스 3부작이 끝나게 됩니다. 두 번째 이야기마저도 뛰어넘는 엄청난 볼거리에 눈은 즐거웠지만 결국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결국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에 대한 주제를 놓쳐버린 기분이랄까요? 오버에 오버를 더해 이해의 한계성을 뛰어넘은 작품은 그 사실 같은 허구마저도 무덤덤하게 느껴지게 만들고 말았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어떤 철학적 물음표와 증명을 통한 답의 행로는 매트릭스 첫 번째와 애니매트릭스까지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분명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데 찾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눈만 즐겁고 만 것인지. 실망 가득한 그런 기분이 듭니다.


   모든 운명의 선택을 가진 한 존재. 그러면서도 그 선택에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 그런 존재의 인간적 고뇌에 초점을 좀더 강조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 생각까지 해보았습니다.


   생명.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매트릭스라는 작품에 일단 영상 적인 것에 눈을 감으면 '생명'이라는 단어가 여운처럼 남아있는 것을 느낍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존재성을 알리기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있기에 살아가는 것일까요?
   매트릭스라는 작품에서는 기계들마저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들 또한 그렇지만요.

   결국 공존을 암시하는 결론이 나오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아직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누가 말했던가요. 끝은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독자적으로, 아니 혼자서는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분명 으르렁거리는 사이의 관계라도 알게 모르게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럼 이것으로 매트릭스 3부작에 대한 감상을 접겠습니다.


   I'm not alone!!


Ps. 매트릭스 2까지 오라클 역을 맡으셨던 글로리아 포스터(2001년 사망)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2disc) - 일반 킵케이스
래리 워쇼스키 외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매트릭스 2 -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감독 : 래리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출연 :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쉬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제이다 핀켓 스미스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4. 11. 28.


   고백을 하나 하자면 매트릭스 시리즈 중 유일하게 극장에서 봤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적잖게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전편보다도 화려해진 영상과 확장된 스케일로 눈은 즐거웠지만, 다들 공통적으로 느끼셨나 모르겠습니다. 속된 말로 네오 VS 스미스 개 때(?). 그 장면에서 블릿타임Bullet time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조금 식상한 느낌을 주었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두 번째 이야기를 끝맺음하는 것이 아닌, 그 다음 이야기는 꼭 나오니깐 그냥 기다려라 식의 END같은 AND가 아닌 AND같은 END가 되어버린 상황. 거기에다가 전편에 느껴졌었던 현실과 가상의 괴리감이 함께 하는 철학적 내용마저 반감되어있습니다. 분명 볼만했지만 짜증이 난 작품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그럼 내용을 조금 소개해볼까요?


   오토바이 다이빙을 하며 어떤 건물을 파괴하는 트리니티. 그리고는 무엇인가 쫓기듯 유리창을 깨며 낙하. 그 뒤를 쫓는 요원은 트리니티를 향해 총알소나기를 퍼붓고, 그녀 또한 쌍권총으로 반격을 하는데. 하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총알에 맞고 맙니다. 이어지는 지면과의 충돌. 그것과 동시에 네오가 눈을 뜹니다. 예지몽에 가까운 현실과 같은 꿈. 하지만 그는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곳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을. 그런 그를 지켜보는 트리니티는, 아무런 말을 않는 그 걱정에 그저 토닥거려줄 뿐입니다.

   함선 오시리스의 파괴와 함께 입수된 기계들의 시온 습격 정보. 상상을 초월하는 물량공세에 믿지 않으려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시온은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기계들과 싸울 것을 부르짖으며, 연설에 이은 살아있는 모든 자들의 생명의 축제를 엽니다.

   한편 네오는 자신의 꿈과 관련해 오라클을 만나고, 그곳에서 무수히 복제된 스미스들과 일전을 펼칩니다. 가까스로 그 자리를 탈출하는 그.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와 함께 미래를 안내해줄 또 하나의 존재 키 메이커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미래와 예언의 진실을 위해 열쇠를 찾아나 서는 주인공들. 모두의 도움 앞에 드디어 문은 열리고 '그'에게 다가온 진실의 답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거기에다가 네오의 꿈속의 사건들이 실제로 발생하고, 그는 매트릭스의 설계자 아키텍트의 강요된 선택 앞에서 이전대의 '그'와는 다른 선택을 하게되는데…….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됩니다. 분명 이 전편보다도 더욱 심오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을 알 수 있지만, 그 화려한 액션이 그 모든 것을 덮는 듯한 작품. 또한 이번 이야기의 마지막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강한 힘은 더욱 강한 힘을 부를 뿐이다.

   '그'로서의 각성을 한 네오 앞에 등장하는 새로운 강자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능력을 깨우쳐가지만, 그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괴로워합니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스토리말고는 할말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생각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일까요? 그러고 보니 하나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밤잠을 설친 네오는 잠들어 가는 인류 최후의 보루 시온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곁에 시온의 장로가 나타나 시온의 최저 지하층을 구경시켜 줍니다. 그리고 기계 없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시온의 실체를 보여주며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몰라도, 왜 움직여야 하는 지는 알고 있지 않느냐는 것. 이 부분에서 그나마 태극의 이치 즉, 서로 상극이지만 상호 보완하는 가르침에 대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네오는 나름대로의 선택을 준비하게 되지요.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어도, 왜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답을 준비하고 있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하아. 그럼 혁명의 부제를 달고있는 세 번째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Ps. 진짜 이번 감상문을 쓰기 위해 영화를 떠올리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철학적인 내용보다는 그저 화려한 눈요기밖에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61 | 562 | 563 | 56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