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월드의 건설자들 래리 니븐 컬렉션 2
레리 니븐 지음, 김창규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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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년이 지났다……. <링월드 2 :  링월드의 건설자들>은 일종의 <링월드>의 시퀄_Sequel, 속편_이라 보면 되겠다. 작가 래리 니븐의 말에 의하면 "후속작을 쓸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는데, 전작이 워낙 인기 있었다보니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런저런 과학적 오류를 잡아가면서 보다 세밀한 링월드의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단다. <링월드2>의 출발은 1권의 대탐험이 있은 지 20년 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후 2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주인공 루이스 우는 전기 자극 중독자로 황폐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와 함께 인간의 우주로 온 링월드 여인 프릴_지구에 도착하자 빠르게 노화하여  1년 5개월 뒤에 죽고 만다_을 국제연합에 연구용(?)으로 빼앗기는데, 그 자책감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중이다. 고양이를 닮은 크진인_키 240㎝쯤, 어깨너비 90㎝정도의 덩치_은 1.25초 만에 1광년을 갈 수 있는 우주선을 대가로 받아 고향에 간 덕분에 '크미'란 이름과 영지를 받아 결혼도 하고 잘나가고 있다. 그런 어느 날, 루이스와 크미는 또다른 퍼페티어에게 강제 징집(납치) 당한다. 납치자는 퍼페티어 세계의 최후자이며 네서스의 배우자. 보수당에게 밀려 권력에서 밀려난 이 녀석은 링월드에서 보물_마법의 변환장치_을 찾아 권토중래를 꿈꾸며, 한 번 더 링월드를 탐사하자고 한다…….

 

상상불허의 링월드! 폭 160만㎞, 길이 10억㎞, 반지름 1억 5천만㎞의 링 모양의 구조물로, 그 중앙에는 항성이 있다. 지구 면적의 300만 배나 되는 면적이며, 링의 안쪽 면에 토양과 바다와 대기를 마련해 두고 공기를 가두기 위해 링의 양쪽 테두리에 1500m가 넘는 벽을 세운 인공 건축물이다. 링과 항성 사이에 스무 개의 사각형 차광판이 고리처럼 달려 있어 링월드에 30시간짜리 낮과 밤을 제공해 준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한 항성을 중심으로 존재하는 행성 모두를 건설자재로 삼아 만들었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건데, 이런 고도의 변환기술을 가진 문명이 사라지고 인간과 비슷한 원주민이 남은 이유는 뭘까? 그런데 다시 방문한 링월드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궤도가 불안정한지 중심이 되는 항성으로부터 한참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대로 두면 1년 5개월 뒤 항성과 충돌하여 분해될 판이다.

 

 
어쨌거나 루이스와 크미는 퍼페티어가 탐내는 변환장치를 찾아 본격적인 탐험에 나선다. 물론 이를 통해 전작에서 미흡했던 링월드의 디테일을 보여줌으로써 그 참모습을 알게 해 준다. 일단 링월드의 지리적 환경이 지구나, 화성, 크진 행성 등을 극투영법을 사용해 1:1 축척으로 만든 실제 크기의 지형이란 걸 확인한다. 그리고 다양한 원주민들과의 조우에서 재밌는 생활상도 소개되고 있는데, '리샤스라_타종족과의 섹스_'를 화해의 행위로 이용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어떤 종족은 이를 통해 상호간의 인구를 조절하거나 거래 계약 성립의 상징으로 삼기도 하네. 이 리샤스라는 일종의 양념이라 하겠다.^^ _이 책은 1980년에 나왔다. 그렇다면 보노보노에 대한 2차 연구자료들이 나오던 시점, 작가는 이를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겠구나. 보노보노는 섹스를 공격성이 없다는 사교적 행위로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_

 

링월드의 건설자는 과연 누굴까? 여기서 은하계 중심에 있는 행성에 살았던 '팩 종족'이 새롭게 등장한다(214쪽). 그리고 왜 원시인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설명되어진다(215쪽). 루이스 및 링월드에 존재하는 인간형 생물의 공통된 선조로 '팩 양육자'를 설정했으며, 링월드의 건설과 몰락 이유도 조심스레 제시한다(220쪽~). 정확한 몰락 이유는 초전도체를 먹어 치울 수 있는 박테리아 때문인데(273쪽), 이런 장르소설은 더 이상 언급하는 건 그렇고…….


하여튼 전작 <링월드>를 읽은 독자는 예의상(?) 읽어줘야하는 책이다. 전작에 비해 어떤 특별한 감동은 없지만, 흡혈귀에 쫒기던 기계인의 여인_발라버질린_을 만나는 섬씽도 있고, 공중도시의 도서관에서 만난 여성 사서_하르카비파롤린_와의 얽힘이나 광속여행의 시간왜곡, 다양한 링월드 군상들의 모습, 끝부분에 등장하는 전편의 지구 여인 틸라 등등은 여전히 흥미롭다.
과연 궤도를 이탈하는 링월드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안정성을 회복할 것인가? 난 이것이 궁금해 끝까지 읽었는데... 에필로그에 이르렀어야 그 결말을 알 수 있었다. 때론 황당무계·허무맹랑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으나, 최근 NASA에서 금성에 비행선 띄워 '하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하복(High Altitude Venus Operational Concept·HAVOC)프로그램을 공개하기도 했으니, 상상을 덧없다고 무시할 일은 아니다. 무릇 과학의 진보는 이런 상상으로 부터 한 걸음 내딛는게 아니겠는가... 여하간 링월드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뭐~ 그런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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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하나, 처음 요리 - 요리 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수업
김현숙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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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왜 배워야 할까? 꼭 배워야만 하는 것일까? 무슨 이런 고민이 있냐~ 싶겠지만 나에겐 정말 곤혹스런 화두(?)이다. 내무부 장관, 아니 이제 여통령 같은 아내의 '요리 좀 배워오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처음엔 무시해 버렸으나, 어느새 압박감이 상당한 무게로 자리 잡는다. 처음엔 그저 맞벌이 생활의 고달픈 푸념이라 생각했었지.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미생'의 선지영 차장 정도의 커리어 우먼_능력과 경력은 유사하나 미모는 절대 선차장 아니다_이다보니 집안일과 육아, 직장 일을 해내기엔 정말 슈퍼우먼이라도 힘들 수밖에 없었으리라. 나름 설거지나 아침밥 하기, 청소 등 도운다고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에 흡족하겠는가. 언젠가부터 요리를 배워오라더니 이젠 자주 요리에 동참하게 한다. 이게 나에겐 엄청 스트레스고 왕짜증이다. 칼 한번 제대로 잡아본 적도 없으니 뭐가 잘 되겠는가. _그냥 한 판하고 확 혼자 살아? 이런 생각도 든다_
우리 시대의 어머니는 아들을 부엌에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하셨다. 부엌은 어머니만의 온전한 자리였다. 그런데 딸아이를 키워보니 그게 아니더라. 웬만한 사내아이들보다 더 능력 있는 아이가 여성이란 이유로 부엌데기로 전락한다는 건 아버지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더라. 아들을 부엌에 들이지 않는 것은 여성 스스로 비극의 족쇄를 채우는 일임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늙으면 밥 못해 줄 수도 있으니 요리 좀 배워두라는 안방마님의 엄포는 무섭다. 자기도 남편이 해주는 식사 한번 하고 싶다는 말엔 소름이 돋곤 한다. 어쨌거나 먼 미래(?)를 위해서도 요리를 좀 배워둬야겠다 싶어 최근 이리저리 관심을 가지긴 한다. 초보 레시피 책도 두서너 권 손에 잡기도 했다. 드라마도 잘 안보는 내가 모 케이블TV의 '한식대첩'은 본방 사수!!! 그런데 정말 시작하기 어려운 게 요리더라. 우리 식사의 기본이 밥, 국, 찬인데도 불구하고 How? 무슨 요리를 어떻게? 이 부분에서 도무지 개념이 안잡힌다. 그냥 백지다. '요리의 시작'으로 구글링하면 대부분 학원 다니라고 하는데 그건 좀 어렵다. 직장인이, 그것도 완전 다른 취미를_난 등산과 여행이 즐겁다. 자유인이고 싶을 뿐... 하긴 누군 안그러고 싶을까만_ 가진 이에겐 곤혹 그 자체이다. 서투른 칼질, 허접한 미각, 덜떨어진 후각...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지만 어려운 분야인건 어쩔 수 없다.

그러다가 이번에 나온 <재료 하나, 처음 요리>란 책에 눈이 꽂혔다. 특별하다기 보다는 '처음'이란 단어에 홀린 거다. 전에 손에 잡아 본 다른 요리책들도 아주 훌륭했으나, 그런 책들은 그래도 '평균 주부' 정도는 돼야 할 수 있는 레벨이더라. 때론 스타일까지 강조하는 책은 아직 내겐 넘사벽. 그러니 학원 안가고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처음'이란 단어에 확 끌린 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에고~

 

 
이 <재료 하나, 처음 요리>는 내가 손에 잡아본 몇 권의 요리책 중에서 가장 활용도 높은 최고의 레시피 지침서라고 하겠다. 주절주절 설명형 편집이 아니고 간단한 레시피의 나열_재료, 양념, 만드는 방법 등_ 같은데도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는 느낌을 가지게 하더라.  내 같은 관심초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아마도 고수의 내공이 이 책에 제대로 담겼기 때문이 아닐까. '요리하기 전, 알아두어야 할 것'_주방 살림 장만하기, 식재료 바로 알기, 맛국물 내기_도 좋았고, '밥 짓기' 부터 시작하는 <Part 01. 한식의 기본>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유익(?)한 도움이 되는 부분은 <Part 03. 채소>편과 <Part 04. 늘 집에 있는 시판 식재료>이다. 콩나물, 시금치, 양배추 등을 이용한 된장국 끓이는 레시피가 가장 마음에 들었고,  두부, 어묵, 참치 통조림, 달걀을 활용한 덮밥도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겨 구미가 땅겼다.
요즘 중고생의 기술・가정교과엔 남녀구분 없는 요리실습 시간이 있다고 하더만. 좋은 시절이다. 요즘 드라마에선 남자들이 요리해서 여친과 같이 음미하는 장면도 자주 나오는데, 어디 드라마의 주인공이 따로 있으랴. 마음 한번 새로 내면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내가 요리를 해서 우리 가족의 마음이 행복해 진다면? 그거 못할 일도 아닌 듯하다. 그러고 보면 배워두면 정말 좋은 게 요리인가 보다... 이 책,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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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월드 래리 니븐 컬렉션 2
레리 니븐 지음, 고호관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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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자주 보려가진 않으나, 음악관련 영화나 괜찮다고 입소문 나는 SF영화는 안 빼고 보는 편이다. 당연히 국내에서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인터스텔라>를 보려갔었다. 미국 영화시장에서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혹평으로 흥행 재미가 별로였다는데, 나의 경우엔 최근에 이런 난이도의 흥미로운 SF영화는 없었다고 평가하고픈 수작이라 느꼈다. 과학영화 치곤 조금 과도한 감정 표현이 별스럽긴 했지만 과학적으로 이해 못했거나 이런 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장자의 제물론齊物論이나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더러 있어 꽤 동양적 사상이 접목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놀란 감독의 전작 <인셉션>도 그러한 면이 없잖았다.
각설하고... 인터스텔라의 후반부, 웜홀을 통과하면서 의식을 잃은 주인공 쿠퍼! 그는 구조되어 어느 병원의 침대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이 때 멀리 보이는 경치가 둥그스름하게 휘어져 올라가고 있다. '쿠퍼'의 이름을 붙인_주인공 '쿠퍼'가 아닌 딸 '머피 쿠퍼'의 이름에서 따왔다_ 실린더형 스페이스 콜로니이자 우주정거장인데, 나는 바로 여기서 래리 니븐의 <링월드 Ringworld>가 오버랩 되더라.

 

<이미지 : http://www.larryniven.net/media/ringworld800x600.jpg>

 

링월드! 래리 니븐 Larry Niven의 이 책은 SF 장르에서는 정말 대단한 책이다. SF 소설에 주어지는 양대 상이라 일컫는 휴고상(Hugo Award, 매년 SF 팬들이 뽑음. 흥행성 척도, 1970년 수상)과 네뷸러상(Nebula Award, SF작가·편집자·비평가 등 전문가들이 선정, 작품성 척도, 1971년 수상)을 연이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디트머상(Ditmar : Australian Science Fiction Achievement Award, 1972년 수상), 로커스상(Locus Award, 1971년 수상)까지 휩쓸었다. 한마디로 기본 이상은 한다는 건데, 이 소설은 유명 비디오 게임 시리즈인 <헤일로 halo>의 원전이기도 하니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작품이라 하겠다._SF책은 휴고, 네뷸러 이 두 상을 다 받은 책을 고르면 적어도 후회는 안 한다. 아마도 18권정도 될 거야_
이 소설의 시점은 서기 2850년대, 이백 살_돼지풀의 유전자를 조작한 부스터스파이스 덕분임_의 지구인 '루이스 우'에게 머리 두 개 달린 외계인 '퍼페티어'가_이 종족은 2만년 후에 일어날 일을 걱정하여 알려진 우주(known space, 지구를 중심으로 인간이 진출한 은하계의 일분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짐. 이름 Puppeteer 속에 의미가 숨어있다._ 찾아온다. 그러고선 총 네 명으로 이뤄진 탐사대에_소마젤란 방향으로 200광년 떨어진 곳 탐험_ 끼라네... 보상으로 1광년을 1분 15초에 주파할 수 있는 양자Ⅱ 하이퍼드라이브 전환기 우주선 설계도를 주겠다고 하니 안갈 수 있남._이때 지구의 과학 수준은 1광년 가는데 3~4일 걸림_ 그래서 지구인 2명(주인공과 행운의 상징인 '틸라 브라운')과 크진인(고양이 닮은 키 240㎝ 몸무게 250㎏의 지성 있는 육식동물, 지구와의 6번 전쟁을 벌임, 지구 완승, 싸움의 원인은 나중에 밝혀짐 280쪽), 겁쟁이 퍼페티어인 '네서스'가 미지의 행성으로 고고씽~~~ 

 

<이미지 : http://www.larryniven.net/gallery_ks.shtml#images 에서...>


중앙에 빛을 발하는 항성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반지 모양의 인공 구조물, 링월드! 정체를 알 수 없는 건설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것은 반지름이 1억 5천만㎞_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비슷_, 둘레 9억㎞, 폭 160만㎞, 링 벽의 높이만 해도 1600㎞에 이르고 있다. 링의 안쪽 면은 토양과 바다 및 대기가 있어 멀리서보면 연한 푸른색을 띄며, 거주가능 면적은 지구 면적의 300만 배이니 지구가 300만개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중심별과 링월드 사이에 밤낮을 만들고 전력을 공급하는 직사각형 차광판이 20개 있는데, 하나의 크기만 하더라도 폭이 수백만㎞로 거의 중심별의 지름만 했고, 길이는 두 배 반 정도로 훨씬 더 길었으니... 누가 무슨 이유로 만들었을까? 지금까지의 모든 소설 속에서 이보다 더한 스케일을 본 적이 없다. 이런 스케일에서 나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 등장하는 곤과 붕을 생각했다. 곤과 붕의 엄청난 크기는 삶의 무한성을 얼핏 보여주는 건데, 이 작품도 쫀쫀한 인류의 그릇을 무한으로 지향하게 한다.
스펙터클한 SF소설이니만큼 미래의 이기들도 흥미꺼리이다. 초광속 등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우주 관련 전문적 용어도 그렇지만, 세계 어디든 순식간에 여행할 수 있는 '이동부스',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무선장치인 '타스프', 요술장화처럼 세 걸음이면 한 블록을 갈 수 있는 개방형 이동수단인 '도약원반', 가느다란 빔이 닿는 곳은 모든 분자가 원자로 바뀌어 먼지로 변해버리는 '슬레이브 분해기', 300미터 높이에 떠 있는 '공중부양건물', 뭐든지 잘라버리는 '검은 실', 오목거울 모양의 해바라기 군락, 향유고래와 캐터필러 달린 트랙터를 섞어놓은 동물 '밴더스내치', 하늘에 떠있는 인간의 눈동자 폭풍 등 책 속으로 끌어당기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많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누구나 신이 되고 싶어 하지." 책임은 지지 않고 권력을 원하는 거야. 502쪽

 

어쨌거나 이들의 우주선은 링월드를 탐험 중 운석 방어 장치 엑스선 레이저를 한 방 맞고 위기를 맞이한다. 지구를 닮은 링월드, 지금의 퍼페티어 문명보다도 앞선 걸로 보이는 고대 첨단 과학문명세계로의 탐험에 대한 본격적인 전개 언급은 앞으로 읽을 독자들을 위해 남겨두고... 나는 이제 링월드2 <링월드의 건설자들>을 펼쳐든다._솔직히 말하면 이 링월드2에 대한 리뷰를 쓰기 위해 이 책을 다시 찾아읽고 리뷰를 썼다. 음~_ 인문학적 감동은 당연히 별로지만, SF장르적으론 너무 재미있다. 괜히 머리 식히고 싶을 때, 그래도 좀 수준 있는 재밋거리를 찾을 때 딱! 맞는 책이다. 어떤 휜님께서 만들어 올린 동영상 하나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감해야겠다. ^^


http://youtu.be/j6Uc4Hlj2kQ

 


 

사족  ▒

 

<이해를 못 한 부분>
1. 36쪽을 보면 크진인은 인류를 여섯 번 공격하여 모두 패배했다고 나오는데, 이 책의 후반부를 보더라도 크진-인류의 전쟁은 4차까지만 나온다. 링월드2 <링월드의 건설자들> 72쪽에도 인류와 네 차례 전쟁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거 어떻게 된 거지? 큰 전쟁 후에 조그만 전쟁이 2번 더 있었다는 건가? 프리퀄에 혹시 더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을까? 

2. 510쪽에서 통역자가 말하길 ‘삼 주 전에 자기가 전쟁을 막은 일 기억하나?’고 묻는데 어떤 장면이었는지 모르겠다.

 

<오타>
141 한 명만 자원하는 →자원하면
129 반지름이 1억 5천만㎞, 그런데 163쪽엔 링의 지름이 1억 6천만㎞...? → 반지름이겠지
392 다시 일서설 수  → 일어설 수
457 고향해 → 고향에
465 내키지 앉았다→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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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은밀한 그러나 잔혹한 - 서양이 저지른 기나긴 테러의 역사
노엄 촘스키.안드레 블첵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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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현상을 냉철히 바라보고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낸다는 것,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지식인은 많으나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가 적은 시대에, 세계의 양심이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일컫는 노엄 촘스키나 슬라보예 지젝만큼 호소력 있고 울림이 큰, 우리 시대의 지성이 또 누가 있을까? 이 두 분과 관련되는 책은 괜히 눈이 가더라. 언어학자인 촘스키는 국제 문제에 있어 프로파간다 모델을 통해 주로 미국(또는 서양의 강대국)의 부당한 횡포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반미 성향인데 비하여, 지젝은 라캉, 헤겔, 마르크스 사상과 이론으로 무장하여 주로 자본주의의 병폐에 포괄적으로 간여하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어쨌거나 두 분 모두 좌파 사회운동가로 통한다. 그런데 우리는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적이고 신자유주의에 가까운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는데도 이 두 분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어쩌면 소통 없는 일방적 국가정책이나 완연한 기업 친화적 경제에 대한 우리의 현실적 괴리감과 고민이 투영되었기 때문은 아니련지…….

 

  촘스키나 지젝의 네임벨류가 상당하다보니 이들의 이름이 들어간 책은 제법 여러 권 읽었지 않나싶다. 촘스키의 최근 책들은 대부분 대담집(인터뷰)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이번에 읽은 <촘스키, 은밀한 그러나 잔혹한: 서양이 저지른 기나긴 테러의 역사> 또한 그러한 책이었다. 이런 류의 책은 대담 주인공(인터뷰이)의 견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담 진행자(인터뷰어)의 역량에 따라 흐름과 수준이 결정되는데, 이 책의 인터뷰어 '안드레 블첵'은 지구촌의 분쟁지역을 누비면서 취재·보도하는 저널리스트이자 기록영화 제작자이다. 그래서인지 현장 경험적, 실증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꽤 깊이 있는 담론을 무리 없이 이끌어나가더라. 촘스키의 미국과 서양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_'식민주의와 파시즘에 대한 참된 자유로의 갈구'라고 표현하면 될까?_, 불편한 진실을 은밀하게 가리는 프로파간다 모델의 실상을 도발적으로 파헤치는 게 제법 인상적인 인터뷰라는 느낌을 받았다.

 

  

  머리말을 읽으면 이 책의 요지가 바로 보인다. 지구의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침략과 전쟁, 그리고 잔혹한 분쟁은 "그 모든 비극의 거의 전부가 서구의 지정학적 혹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촉발되었고 조종되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잔혹한 사건들에 관한 '정보'라는 것은 터무니없이 제한되어 있었고 왜곡되어 있었다는 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와 현실이 다른 이유는 뭘까? "실패로 끝난 봉건국가들이 '활기 넘치는 민주주의'로 칭송받고, 시민을 억압하는 종교적 정권이 '참을성 있고 온건한' 나라로 묘사된 반면, 국민주의 국가나 사회지향적인 국가들은 끊임없이 악마 취급을 받았고 그들 고유의 대안적 개발 모델 및 사회 모델은 혹독한 비난을 받고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암울한 색채로 그려졌다(17쪽)"는 말이 이 책의 전체 흐름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게다가 런던과 워싱턴의 영리한 선전원들은 지구촌 시민들을 '불편한 진실'로부터 확실히 '보호'_프로파간다와 대중매체의 속임수_했다고 하니 안 봐도 비디오인 셈이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할 수 있다. 우리의 상황에 대해서 무언가를 행하든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든지. (21쪽)

 

  목차만 따라가도 이 두 분의 색채가 보인다. 그 첫 번째 제목이 "식민주의의 포악한 유산"이다. 2차 대전이 끝난 이래 자유와 민주주의 같은 고매한 슬로건 아래 자행된 서구의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로_서양이 일으킨 전쟁, 친親서방 군사쿠데타, 기타 형태의 분쟁_ 인해 5,000~5,5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건데, 무서운 것은 서구 민중의 대다수는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은밀한, 그러면서도 잔혹한' 서양의 범죄적 이기주의를 고발하고 있는데,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서양의 문화는 어찌어찌 처벌을 모면했으며, 지금도 자신들이 일종의 도덕적 권한을 거머쥐고 있다는 확신, 자기네 조직과 미디어와 가치관을 통해서 이 세상을 좌지우지할 권리를 지니고 있다는 확신을 온 세상에 심어주고" 있는 서양인들의 놀라운 성과가 어떻게 된 건지에 대해 인터뷰어는 촘스키에게 묻고 있다. 그 실례의 하나만 들어보면, 제노사이드(집단학살)협약에 "미합중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이 있다는 사실……. 음~

 

미국이 급진적인 이슬람에 반대한다고 믿는다면 그건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세상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원리주의적인 회교국가가 바로 미국의 총애를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다. (189쪽) 

미국이 그 나라들을 침공하여 파괴할 때는, 그걸 '안정'이라 부른다. 미국의 적들이 상업적·정치적 관계를 강화하려고 시도할 때는, 그게 '안정을 해치는' 요소라 부른단 말인가? 그런 것이 바로 이란의 위협이다. 
(203쪽)


  그런데 중국과 소련에 대한 촘스키와 블첵의 호의적 미화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소련(러시아)과 중국 등 공산(사회주의)권 국가에 대한 촘스키의 평가는 정말 후하다. 소련은 파시즘에 투쟁하느라 수천만 명을 희생하였으며, 동유럽에게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도와 그들보다 동유럽이 더 잘살게 하였고,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와 온갖 차별에 대항하는 투쟁의 선봉에 서서 그들이 전 세계를 위해 행한 '해방운동'은 아주 훌륭한 일이지만, 서구의 프로파간다에 의해 모든 선한 의도가 곡해되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드는 사례 중의 하나가 '소련이 지원하고 있을 때의 아프가니스탄엔 그나마 희망이란 게 있었다'는 거다. 쿠바가 아프리카 해방을 위해 싸운 일도 극찬하고 있다._솔직히 이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_ 중국에 대해서도 서구의 프로파간다가 헐뜯어서 그렇지 실제 방문해 보면 서양의 보도와 '너무나도 완전히 딴판인 국가'라고 평하고 있다. 우리가 프로파간다 시스템에 의해 세뇌되었다는 건데, 이건 너무 한쪽(서구권)을 내려까기 위해 다른 쪽의 좋은 면만 보려는 '착시'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면에서 나는 촘스키보다 지젝의 논지와 행동이 더 끌리게 된다.

 

블첵 : "소련이 지원하고 있었을 때의 아프가니스탄은 어땠습니까?"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교육자 : "아, 우리나라가 희망을 지닌 적이 있었다면 바로 그때뿐이었습니다. 여자들도 남자들처럼 교사로 일할 수 있었고 남자들과 동일한 권리를 누렸으며, 그나마 나라가 국민을 위해서 발전하고 있던 때는 소련이 들어와 있었을 때뿐이었지요." 
(128쪽)


  알고 보면 모든 것이 '탐욕'에서 출발한 거라 생각해 본다. 블첵도 머리말에서 "세계 전역에서 수많은 인간들의 고통을 야기하는 사건들의 대다수는 탐욕의 결과였으며, 지배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전적으로 '구대륙'과, 거기서 대서양의 반대편으로 건너갔던 그들의 무자비한 후손들이 저지른 것이었다. 그들의 명분이야 얼마든지 다양한 이름을 달고 나타날 수 있지만 -식민주의, 신식민주의, 제국주의, 기업의 탐욕- 이름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것이 몰고 오는 것은 오로지 고통뿐인 것을!(14쪽)"이라고 하더만. _그러고 보면 탐진치貪嗔痴의 삼독三毒이 제일 무섭다는 부처님 가르침이 정곡일침이여_ 주장하는 껍데기가 어떻든 '유럽과 미국은 자못 거만하고 완전히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태도로써' 뻔뻔하게 세상을 농단하고 있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는 일들이 어디 한 두어 가지인가. 이 책에서 느길 수 있는 촘스키의 주장이 어느 정도 좌경화 되어있다고 감안하더라도 그 원천은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 Unbearable pity for the suffering of mankind.'임을 나는 믿는다. 하여튼 2차 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그리고 그 동맹국들이 저지른 반인륜 범죄를 짚어본 이 책, 촘스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권할 만하다.(몇 권 읽어본 독자라면... 그게 그거 아닐까? 아~ 그리고... 한국에 대한 언급도 두어군데 있더라...)

 
▒ 사족 ▒ :

  이해 안 되는 것 하나. 번역자나 편집자는 이 책에서 왜 경어체(블첵)와 반말(촘스키)로 구분했을까? 경어로 묻는데 반말로 답한다? 아무리 촘스키가 블첵보다 나이가 많고 인지도가 높다한들 건조한 반말로 인터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_다른 대담집은 서로 경어체를 쓴다_ 그리고 이런 이중적 언어의 흐름은 어떤 이질감과 독자의 몰입을 정말 방해하더라. 이해가 안되어도 한참 안되더라. 왜 그랬는지 정말 묻고 싶다.

 

참고로 촘스키와 블첵의 '서양의 테러리즘'에 관한 7분짜리 인터뷰 동영상을 소개.

http://youtu.be/Pee06rnp-s0 <Chomsky and Vltchek: ON WESTERN TERRORISM (working title) 7 min. te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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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전면 시행의 난풍이 스쳐갔다.
도서정가제가 가격 올리는 제도가 아닐진데, 왜 그렇게 사재기(?) 비슷하게 몰아쳐야 했을까? 신뢰를 하지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뒤통수를 많이 맞다보니 믿음이 사라졌다는 반증이리라... 뒷맛이 씁쓰레하다...

 

12월은 어쩔 수 없이 트렌드 관련 책이 눈에 들어온다.
선도할 수 없으면 추세를 알아야 살아 남는다는 사실... 진리다.

 

1. 핫트렌드 2015 - 국내 최초의 트렌드연구소가 포착한 Biz Trends 25 

2015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25개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했다는 책.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사물들, 새로운 도시들이 바로 그것이라는데....

 

2.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 - 안티 카페에서 맨플루언서 마케팅까지 

KOTRA의 책은 항상 기본이 탄탄하더라. 믿음이 가는 책...

 

3. 2015 20대 트렌드 리포트 - 2015년 20대 소비자를 사로잡을 5가지 키워드

20대 소비자를 무시하면 정말 안되지... 잘모르는 연구소지만 일단 끌린다.

 

4.  G2 전쟁 - 2015-2016 슈퍼 달러의 대반격 

과연 미국이 의도한 대로 중국 자본 시장 붕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까?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금융 무기는? 중국의 방어책은 또 무얼까?

 

5. 화폐 경제 1 - 탐욕의 역사, 화폐 경제 2 - 최후의 승자

  화폐전쟁 관련 중국 책은 꽤 읽는 재미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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