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월드 래리 니븐 컬렉션 2
레리 니븐 지음, 고호관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영화를 자주 보려가진 않으나, 음악관련 영화나 괜찮다고 입소문 나는 SF영화는 안 빼고 보는 편이다. 당연히 국내에서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인터스텔라>를 보려갔었다. 미국 영화시장에서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혹평으로 흥행 재미가 별로였다는데, 나의 경우엔 최근에 이런 난이도의 흥미로운 SF영화는 없었다고 평가하고픈 수작이라 느꼈다. 과학영화 치곤 조금 과도한 감정 표현이 별스럽긴 했지만 과학적으로 이해 못했거나 이런 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장자의 제물론齊物論이나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더러 있어 꽤 동양적 사상이 접목된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놀란 감독의 전작 <인셉션>도 그러한 면이 없잖았다.
각설하고... 인터스텔라의 후반부, 웜홀을 통과하면서 의식을 잃은 주인공 쿠퍼! 그는 구조되어 어느 병원의 침대에서 깨어나게 되는데, 이 때 멀리 보이는 경치가 둥그스름하게 휘어져 올라가고 있다. '쿠퍼'의 이름을 붙인_주인공 '쿠퍼'가 아닌 딸 '머피 쿠퍼'의 이름에서 따왔다_ 실린더형 스페이스 콜로니이자 우주정거장인데, 나는 바로 여기서 래리 니븐의 <링월드 Ringworld>가 오버랩 되더라.

 

<이미지 : http://www.larryniven.net/media/ringworld800x600.jpg>

 

링월드! 래리 니븐 Larry Niven의 이 책은 SF 장르에서는 정말 대단한 책이다. SF 소설에 주어지는 양대 상이라 일컫는 휴고상(Hugo Award, 매년 SF 팬들이 뽑음. 흥행성 척도, 1970년 수상)과 네뷸러상(Nebula Award, SF작가·편집자·비평가 등 전문가들이 선정, 작품성 척도, 1971년 수상)을 연이어 받았을 뿐만 아니라, 디트머상(Ditmar : Australian Science Fiction Achievement Award, 1972년 수상), 로커스상(Locus Award, 1971년 수상)까지 휩쓸었다. 한마디로 기본 이상은 한다는 건데, 이 소설은 유명 비디오 게임 시리즈인 <헤일로 halo>의 원전이기도 하니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작품이라 하겠다._SF책은 휴고, 네뷸러 이 두 상을 다 받은 책을 고르면 적어도 후회는 안 한다. 아마도 18권정도 될 거야_
이 소설의 시점은 서기 2850년대, 이백 살_돼지풀의 유전자를 조작한 부스터스파이스 덕분임_의 지구인 '루이스 우'에게 머리 두 개 달린 외계인 '퍼페티어'가_이 종족은 2만년 후에 일어날 일을 걱정하여 알려진 우주(known space, 지구를 중심으로 인간이 진출한 은하계의 일분에 해당하는 영역)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짐. 이름 Puppeteer 속에 의미가 숨어있다._ 찾아온다. 그러고선 총 네 명으로 이뤄진 탐사대에_소마젤란 방향으로 200광년 떨어진 곳 탐험_ 끼라네... 보상으로 1광년을 1분 15초에 주파할 수 있는 양자Ⅱ 하이퍼드라이브 전환기 우주선 설계도를 주겠다고 하니 안갈 수 있남._이때 지구의 과학 수준은 1광년 가는데 3~4일 걸림_ 그래서 지구인 2명(주인공과 행운의 상징인 '틸라 브라운')과 크진인(고양이 닮은 키 240㎝ 몸무게 250㎏의 지성 있는 육식동물, 지구와의 6번 전쟁을 벌임, 지구 완승, 싸움의 원인은 나중에 밝혀짐 280쪽), 겁쟁이 퍼페티어인 '네서스'가 미지의 행성으로 고고씽~~~ 

 

<이미지 : http://www.larryniven.net/gallery_ks.shtml#images 에서...>


중앙에 빛을 발하는 항성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반지 모양의 인공 구조물, 링월드! 정체를 알 수 없는 건설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것은 반지름이 1억 5천만㎞_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비슷_, 둘레 9억㎞, 폭 160만㎞, 링 벽의 높이만 해도 1600㎞에 이르고 있다. 링의 안쪽 면은 토양과 바다 및 대기가 있어 멀리서보면 연한 푸른색을 띄며, 거주가능 면적은 지구 면적의 300만 배이니 지구가 300만개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중심별과 링월드 사이에 밤낮을 만들고 전력을 공급하는 직사각형 차광판이 20개 있는데, 하나의 크기만 하더라도 폭이 수백만㎞로 거의 중심별의 지름만 했고, 길이는 두 배 반 정도로 훨씬 더 길었으니... 누가 무슨 이유로 만들었을까? 지금까지의 모든 소설 속에서 이보다 더한 스케일을 본 적이 없다. 이런 스케일에서 나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에 등장하는 곤과 붕을 생각했다. 곤과 붕의 엄청난 크기는 삶의 무한성을 얼핏 보여주는 건데, 이 작품도 쫀쫀한 인류의 그릇을 무한으로 지향하게 한다.
스펙터클한 SF소설이니만큼 미래의 이기들도 흥미꺼리이다. 초광속 등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우주 관련 전문적 용어도 그렇지만, 세계 어디든 순식간에 여행할 수 있는 '이동부스',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무선장치인 '타스프', 요술장화처럼 세 걸음이면 한 블록을 갈 수 있는 개방형 이동수단인 '도약원반', 가느다란 빔이 닿는 곳은 모든 분자가 원자로 바뀌어 먼지로 변해버리는 '슬레이브 분해기', 300미터 높이에 떠 있는 '공중부양건물', 뭐든지 잘라버리는 '검은 실', 오목거울 모양의 해바라기 군락, 향유고래와 캐터필러 달린 트랙터를 섞어놓은 동물 '밴더스내치', 하늘에 떠있는 인간의 눈동자 폭풍 등 책 속으로 끌어당기는 캐릭터들이 너무나 많아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누구나 신이 되고 싶어 하지." 책임은 지지 않고 권력을 원하는 거야. 502쪽

 

어쨌거나 이들의 우주선은 링월드를 탐험 중 운석 방어 장치 엑스선 레이저를 한 방 맞고 위기를 맞이한다. 지구를 닮은 링월드, 지금의 퍼페티어 문명보다도 앞선 걸로 보이는 고대 첨단 과학문명세계로의 탐험에 대한 본격적인 전개 언급은 앞으로 읽을 독자들을 위해 남겨두고... 나는 이제 링월드2 <링월드의 건설자들>을 펼쳐든다._솔직히 말하면 이 링월드2에 대한 리뷰를 쓰기 위해 이 책을 다시 찾아읽고 리뷰를 썼다. 음~_ 인문학적 감동은 당연히 별로지만, SF장르적으론 너무 재미있다. 괜히 머리 식히고 싶을 때, 그래도 좀 수준 있는 재밋거리를 찾을 때 딱! 맞는 책이다. 어떤 휜님께서 만들어 올린 동영상 하나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감해야겠다. ^^


http://youtu.be/j6Uc4Hlj2kQ

 


 

사족  ▒

 

<이해를 못 한 부분>
1. 36쪽을 보면 크진인은 인류를 여섯 번 공격하여 모두 패배했다고 나오는데, 이 책의 후반부를 보더라도 크진-인류의 전쟁은 4차까지만 나온다. 링월드2 <링월드의 건설자들> 72쪽에도 인류와 네 차례 전쟁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거 어떻게 된 거지? 큰 전쟁 후에 조그만 전쟁이 2번 더 있었다는 건가? 프리퀄에 혹시 더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을까? 

2. 510쪽에서 통역자가 말하길 ‘삼 주 전에 자기가 전쟁을 막은 일 기억하나?’고 묻는데 어떤 장면이었는지 모르겠다.

 

<오타>
141 한 명만 자원하는 →자원하면
129 반지름이 1억 5천만㎞, 그런데 163쪽엔 링의 지름이 1억 6천만㎞...? → 반지름이겠지
392 다시 일서설 수  → 일어설 수
457 고향해 → 고향에
465 내키지 앉았다→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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