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박완서 소설전집 9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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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 대학시절 교수님 중 한분은, 우애가 타고나는 것이 아님을 강변하셨다. 한 사람의 인생 최초의 그리고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바로 형제라고. 잠깐의 놀이친구 하나를 얻는 대가로 얼마나 많은 생존의 필요조건을 빼앗기게 되는데 우애라는 게 자연스럽게 생길수 있는 것이냐고 물으셨다.  

굳이 그런 말을 듣지 않아도, 첫째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 둘째 운운 하는 말은 웃겼다.  

먹을 것이 흔전만전인 요즘 세상에도, 형제는 어린 존재의 식탐에 최대의 적이다. 하물며 보릿고개가 존재하던 과거엔 오죽했을까.  

이 책도 그렇게 시작한다. 어른은 배곯아 죽고, 아이는 배터져 죽는다는 전쟁통에 일곱살 수지는 삶은 고구마 하나를 더 먹기 위해 다섯살 동생을 저자거리까지 끌고가 버리고 온다. 일곱살과 다섯살.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 되면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본능은 나이의 한계를 넘어선다. 단순히 복잡한 저자에서 손을 놔 버리는 것이 아니라 버리기 위해 그 저자까지 끌고 가는 일곱살 아이의 모습은 현재의 일곱살들에게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둘째가 생기기 전 나는 한없이 너그러운 엄마여서 감히 말하건대 큰소리 한번을 안지르고 애를 키웠다. 그때 나는, "아이가 어떻게 하면 엄마를 화나게 할 수 있지요?" 라는 말을 용감하게 하는 엄마였다. 식용유를 쏟아 그 위에서 헤엄질 치기가 두번이었고, 식초병을 들고 온 집안에 식초를 뿌리고 다닌 적도 있고, 결혼 후 첫 생일 선물로 받은 명품 가방에 멸치 액젓을 부어버린 일도있다. 그래도 화가 나지 않았다. 식용유 위에서 헤엄치는 아이와 같이 미끄럼을 타며 놀았고, 식초며 멸치 액젓을 제대로 간수못한 내탓이지 아이를 나무라진 않았다. 아이니까, 당연한 거라고.  

그렇게 한없이 너그러운 엄마에게서 자란 큰놈이, 둘째가 태어나자 야단을 맞기 시작했다.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작은놈에 대한 해꼬지만은 묵과하기가 어려웠다. 작은놈은 기를 쓰고 큰놈의 장난감을 탐냈고, 엄마의 부엌살림을 포함하여 이 집에 있는 모든 것을 독점하던 큰놈은 제것을 건드리는 작은놈을 밀어내고 때렸다. 이해를 하면서도 순간순간 소리를 지르게 되고, 아이는 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뭐든지 다 내거였고, 뭐든지 다 하게 해 주던 엄마가, 무슨 짓을 해도 오냐오냐 니가 궁금했구나, 했던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돌변한거다.  만약 둘째가 아니었다면 난 여전이 큰놈을 야단치지 않고 키우고 있을 거다. 우리 큰놈이 좀 얌전하고 순한 편이라서.

이래도, 나의 큰놈에게 작은놈은 선물이 될수 있을까. 난 사실 아직도 잘 이해를 못한다. 큰애를 위해서, 외로워 보여서, 나중에 부모죽으면 서로 의지되라고 둘째를 낳기로 했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을. 어린시절엔 그렇다쳐도, 남보다 못한 형제, 많이 봤다.  

예전에 우리 교수님이 경영하시던 회사의 비서로 오래 재직하신 분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하나만 낳고 그만 낳더란다. 애가 셋이던 교수님이 그분에게 애를 더 낳으라 권하자,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부모 아래에서 장녀로 태어나 동생들의 치닥거리를 위해 대학까지 포기하고 결혼도 한참이나 늦게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비서분은 "내 아이에게 형제라는 의무를 지워주기 싫습니다." 라고 대답하더라나.  

이 책의 주인공 수지와 수인(오목이)의 오빠인 수철에게도 동생은 의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난리통에 잃어버린 동생을 찾고서도, 갓 결혼해 이룩해 놓은 자신의 가정에 누가 될까봐 동생을 모른척 해 버린다.  

그때 수철이는 이미 결혼해서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자식을 두고 있었고, 하나 남은 누이동생 수지를 부럽지 않게 호강시켜가며 곱게 기르고 있었다. 그는 좋은 집안에서 고생 모르고 자라서 그에게 시집와 그의 자식을 낳아준 아내를 누구보다도 사랑했다. 너무 사랑해서 누이동생이 하나 달린 것도 속으로 미안한데 하나를 더 끌어들이다니, 그것도 고아원으로부터, 그건 차마 못할 일이었다. 가정이라는 지상의 낙원을 그렇게 모독할 순 없었다.
..........
그는 동생을 모르는 척 하는데 양심의 가책은커녕 난만한 꽃밭을병충해로부터 지켜야 하는 원정으로서의 사명감마저 느꼈다.
p. 111 

수철에게는 잃어버린 동생 오목이 뿐만아니라 고이 기르고 있는 수지마저도 자신의 낙원을 위해서는 걸림돌이 되는 존재다.  

난 가끔 박완서 선생님의 글이 불편할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이런 순간이다. 위선으로 포장해서 자기 자신마저도 외면하고 싶어 저 깊은 구석에 잘 파묻어둔 인간의 구린 내면을 작가는 지나치게 환한 조명을 들이대며 만천하에 공개해 버린다. 정곡을 찔린 독자는 휘청, 할 수밖에 없다. 아이코 선생님, 아파요, 좀 살살... 이라고 엄살이라도 부리지 않으면 그 순간을 넘기기가 힘들다.  

형제간의 우애, 가족간의 정.. 글쎄. 나는 언젠가 "도저히 극복못할 가족의 문제를 넌 경험해 본 적이 없지 않느냐" 라는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나로서는 얌전히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형제의 우애, 가족의 정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가족을 나의 치부로 느껴보지는 않은 사람이다. 어떻게 가족을, 형제를 치부라고 말을 할 수 있느냐는 항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도저히 극복못할 가족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내가 자주가는 인터넷의 익명 게시판에는 종종 그런 류의 글이 올라온다. 술주정뱅이 아버지, 신용불량자 오빠, 병든 엄마 단칸방에 사는 식구들 그런데 나는 죽도록 공부해서 화려한 학벌과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고 외모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평범한 남자는 나의 환경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차라리 고아이고 싶다, 그들은 평생 내가 책임져야 하는 내 가족이니까 나는 결혼을 못할 것이다, 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희망같다. 하는 고백.  

이 소설의 수철을 지극히 희귀한 이기적인 인물이라고만 폄하할 수 없다는 것이 나는 아프다. 난리통에 아버지는 행방불명되고 어머니는 자신이 보는 앞에서 기총 난사로 참혹한 시신이 되어버린 걸 목격해야 했던 14살 소년은, 당연히 가정이라는 것에 남들보다 훨씬 집착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그냥 가정이 아니라 "행복이라는 게 진열장의 보석처럼 더욱 빛나고 돋보"여 "도대체가 흠잡을 데라고는 없었고 작은 불행이 숨어 있을만한 그늘도 없(p.61)"는 그런 가정을 그는 지켜야 한다. 그의 이기는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는 특별히 이기적인 인간이라기 보다는 아픔을 가지고 도사린 짐승이다. 그는 작은 불행이 숨어있을만한 그늘이 생길 계기를 만드는 것조차 두려워 한다. 그런 그에게 형제간의 우애는 생기고 자라날 틈이 없다.  

수지에게 오목이는 자신의 추한 과거에 대한 증인이다. 과거에 자신이 얼마나 추악한 짓을 했는지. 오목이를 볼 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참담한 결과를 확인해야만 한다. 자신이 한 인간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그것도 피와 살을 나눈 형제에게 한 짓이니 내가 얼마나 나쁜 인간인지를 속속들이 깨달아야만 했다. 처음에는 과거를 숨기고자 한 방어본능에서 동생을 외면했고, 나중에는 외면했던 일이 또다른 죄가되어 그녀를 짓누른다. 동생에 대한 우애보다 나 자신에 대한 보호가 먼저다.  

첫째를 위해 둘째를 낳는다고, 형제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우애를 인간 본능의 영역으로 보는 것 같다. 나는 우애란 극기의 결과물이라고 본다.  

박완서 선생님의 수많은 소설 중, 가장 단순하고 신파적인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구린 속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소설이다. 그 속에서도 그 시대 풍속사에 대한 묘사는 빛을 발한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소설가의 시대에 대한 책무를 읽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교수님은 우애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말씀해 주셨다. 우애란, 교육의 결과인 거라고. 형제 둘이 우애를 가지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끊임없는 극기와 부모의 자상한 배려와 교육이 있어야만 한다고.  

이 책은,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형제간의 우애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준다.  

하긴 그러고보면, 인류의 역사는 형제살인의 역사로 시작되지 않던가. 카인과 아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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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1-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정말 너무 잼있게 읽고 있어요. 책이 진짜 팍팍 넘어가고. 박완서 샘이 이런 통속적인 라인을 이다지도 재미있게 적나라하게 쓰셨다는 게 놀라와요. 무엇보다도 위선의 해부. 넘 찔려서 ㅋㅋㅋ 우애라는 것. 우정. 다 요즘에는 사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거라도 믿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는 세상 때문에 사람들이 있지도 않은 가치를 붙잡고 견디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둘째. 안그래도 둘째를 고민해보게 되는데 어느 정도 커서 자기 절제와 예의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는한 서로 최초로 경험하게 되는 부정적인 관계인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아,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삶이 넘 음울해 집니다. 그나저나 이 책 추천해 주신 거 넘 고마워요, 아시마님! 그리고 몇 월 달에 가시는지. 아래 댓글에 '그 때쯤이면'이라는 말이 서운하게 들려요--;;

아시마 2010-01-06 20:54   좋아요 0 | URL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을 공통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소재가 바로 그 도시의 속물적 통속성과 여성성이예요. 이걸 주제로 한 논문집도 나와있죠. 이 책 말고도 <휘청거리는 오후>나 <도시의 흉년>도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그 시대상을 세밀히 살려내면서 인간의 속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위악적일 정도로요. 이렇게 통속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작품성이나 문학성을 잃지 않는다는 면에서 참 희귀한 작가예요. 단점이라면, 박완서 본인의 배경(서울대 출신)이나 다섯자식들(최소 2명이 서울대 출신으로 알고 있어요. 첫째 호원숙씨와 죽은 막내아들)의 특징때문에 그런지, 주인공들이 다들 대학 출신의 엘리트 상류층이라는 거. 예전엔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 새삼 느껴지네요. 비슷한 시대의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조세희의 난쟁이 연작과 비교하면 그 괴리감이 참 크죠.
그 외에 여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살아있는 날의 시작> 이나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도 좋아요. <서있는 여자>는 상대적으로 평론가들에게는 호평을 받았는데 저한테는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좀 처진다는 느낌이었구요.
전쟁과 박적골 이야기도좋지만 이런 이야기도 참 좋죠.
아참, 전 빠르면 6월 늦어도 8월이요. 근데 가서도 서재질 계속할거라, ^^

blanca 2010-01-06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시마님 저 지금 마지막 부분 읽고 있는데 눈물나요......박완서샘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데...이 책 권해주셔서 정말 또 한 번 감사를....박완서샘 관련하여 아시마님은 거의 논문 한 편 쓰셔도 될 듯한데요^^ 살아있는 날의 시작은 처음 들어요. 아! 읽을 거 투성이군요. 리뷰도 안쓰고 다 빌려 읽던 시절이 있어서 너무 아쉬워요. 박완서 샘 책을 대체 무얼 읽었고 안 읽었는 지를 알 수가 없답니다.-..-
그리고...죽은 막내 아들. 너무 가슴아파요. 남편이 췌장암으로 죽고 6개월 만에 그렇게 된 거더라구요. 그 때 출간한 책 읽고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그리고 큰 따님 남편분은 EBS명의에 나오더라구요^^ 아내가 박완서 따님이라고 성우가 ㅋㅋㅋ

6월이면. 아이구. 서재질 계속, 당연하지요. 저랑 독서와 감동을 같이 ㅋㅋㅋ 계속 나누셔야죠. 저는 주변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아무도 없어서 외롭답니다. 다들 책을 사서 본다면 이상한 눈으로 보고. 책 얘기 하면 하품 시작하시고. 이렇게 얘기를 하고 가니 좀 숨통이 풀리네요. 전 그럼 따뜻한 겨울을 읽으러 이만 휘리릭~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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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김영희가 생각났다. 하긴 뭐, 한국인여자 독일인 남자의 결합인데다 거주지역도 독일 뮌헨이라는 점에서 동일하고, 여자가 연상이라는 점, 남자가 공학도 (김영희의 남편 토마스는 수학도였던가?)라는 점도 비슷해서 여러모로 연상작용을 일으킬만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글쓴이 두 사람의 직업탓인가 (임혜지는 건축학자, 김영희는 예술가) 김영희의 책이 감성쪽을 건드린다면 임혜지의 책은 이성쪽을 건드린다. 게다가 이 책은 놀랄만큼 유머러스 하다! 

우리 큰놈은 천기저귀로 키웠다. 큰놈이 9개월쯤이었나 남편의 친구들과 가족동반 1박 2일로 여행을 가면서도 짐가방에 천기저귀를 꾸역꾸역 넣어가서 사람들을 기함하게 만들었던 전력이 있다. 다들 오호, 네가 그 말로만 듣던 에코맘이구나, 알뜰하구나 했는데. 글쎄. 솔직히 나는 아이를 위해 이기적인 엄마였을 뿐 별로 에코적이지도 알뜰하지도 못했다고 고백한다. 천기저귀가 아이에게 좋다길래 천기저귀를 썼을 뿐, 지구 환경은 내 생각 밖의 일이었다. 천기저귀가 종이 기저귀에 비해 쌌다는 생각도 안든다.  

아이를 낳아 집에 데려와 한달이 지났을 때 수도 검침원이 벨을 눌렀다. 수도 사용량이 한달 사이 두배로 뛰었는데 어디 누수가 되는 거 아니냐고. 아니다, 아이를 낳아서 천기저귀를 쓸 뿐이다, 했다. 큰놈이 기저귀를 떼고 한달이 지나자 수도 검침원이 또 벨을 눌렀다. 수도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새로 이사오셨냐 하더라. 아니다, 천기저귀를 더이상 쓰지 않을 뿐이다, 했다. 

한장에 3000원 가까이 하는 일본제 빨랫비누(아는 엄마들은 안다, 샤본다마 라고.)와 역시 그 브랜드의 표백제로 아이 기저귀와 내복을 폭폭 삶아(한번 삶을때 한시간씩 삶으니 남편은 옷을 고는 거냐 묻더라.) 뜨거운물로 세탁기를 돌렸다. 그걸로도 성에 안차서 헹굼 추가를 두번씩 꼭꼭 했다. 기저귀는 6개월이 안되어 너덜너덜해지고, 내복 시보리는 죄다 늘어나서 둘째는 입지도 못하게 되었다. 가스비는 묻지 마시기를. 

첫째라고 그 요란 난리 법썩을 떨고 애를 키우고 났더니 제정신이 좀 들었다. 한달에 세탁 비누값만 몇만원을 쓰고 수도요금이며 가스요금이며, 종이기저귀의 해악을 말하는 사람들이 나를 칭송하고 시어머니가 날 알뜰하다고 예뻐 할때마다 나는 은밀히 얼굴을 붉혔다. 종이기저귀 사용하는 것의 두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고, 환경에 끼친 해악은 아마, 열배쯤은 되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놈은 진짜 우리 가정 경제와 지구 환경을 위해 종이기저귀를 사용하기로 했다. 큰놈 키울땐 종이 기저귀 쓰면 큰일 나는 줄 알았는데(오죽하면 여행갈때까지도 천기저귀를 챙겨갔을까. 시댁 친정 내려갈땐 당연히 천기저귀 싸짊어 지고 다녔다.) 종이 기저귀도 애는 잘만 크더라.  

그런 생각을 할 때 이 책을 읽었다.  

9리터로 샤워를 한다는 남자. 9리터면 도대체 어느정도의 물인가 궁금해서 대충 계량해봤더니 2리터들이 생수병 네개반. 헉. 세수한번 하면 땡이겠다.  

작가는 평범한 한 사람 한사람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역설하고 있다. 한사람 한사람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나 하나가 끼치는 해악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 정말 지구야 미안해, 다.  

세상은 앞에서 활약하는 주연들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배경을 이루는 보통 사람들에 의해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주연이 아님을 부끄러워하는 대신, 이 '배경'의 위력을 항상 생각하며 '좋은 배경'이 되겠다는 뜻으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조용히 씨를 뿌리며 사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기로했다. 티끌인 나에게 태산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p.71 

생각해보면 내가 얼마나 쓸데없는 소비를 많이 하는지. 책의 과소비에 대해서만큼은 반성 못하겠지만, 반성을 안한다고 해서 과소비를 부정할 수는 없다. 음식에 관해서도 그 외 기타 등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꼭 필요해서 사는 것의 몇배를 소비한다. 과소비를 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더 많은 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고. 이 악순환.  

새해에는 모든 것에 대해 알뜰해져야 하겠다. 나의 시간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뜰하게, 의미없이 소비하는 시간들을 줄여야겠다. 물론 이 책에서는 노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을 하지만.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는 시간이 노는 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올해의 목표는 알뜰함이다. 

올 초에 이 책을 읽게되어 참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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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1-0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해겨울~ 이랑 다섯째 아이 읽어야 하는데 아시마님이 또 지름신을-..-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두께랑 글씨체 보고 각오좀 하고 있어요. 다 읽고 사야겠지요? 저좀 말려주세요.

아시마 2010-01-05 00:01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데요, 책 지름신은 그 어떤 지름신보다 강력하셔서 말려지지가 않아요. 그냥 신의 이끄심에 따라가심이 지당하셔요. 호호호호호호.

덕수맘 2010-01-05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저두 옷욕심은 특별하게 없는데 책 욕심은 어떡해 잘 안되네요..ㅋㅋ

아시마 2010-01-05 23:0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옷은 10자 장롱 세칸중 한칸 반이면 충분한데 책장은, 이미 방 하나를 책장으로 둘러놓고, 벌써 책이 또 넘치네요. -_-;;; 책장 또 사면 안된다고 충무공이 애원하고 갔는데 말이죠. 아. 하. 하.
 

지금까지, 아파트 생활 5년차, 빌라를 포함한다면 집단 주택형태에 사는거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층간 소음이라는 거 전혀 느끼지를 못하고 살아왔다. 진짜진짜 운이 좋게. 

결혼해 신접 살림을 차린 아파트 위층에는 중2, 초등5학년 남매가 살았는데, 진짜 얘네들은 집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지경이었는데도, 윗집 아줌마를 만나면 매번, 우리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받아야만 했다. 매번 호들갑스럽게, 웬 아이들이 그렇게 조용하냐고, 전 애들이 하루종일 학교랑 학원에 있는줄 알았어요! 라고 외치곤 했는데, 진심이었다.  

두번째 아파트는 15층의 14층이었는데, 바로 위층엔 6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만이 살고 있었다. 당근 조용할수 밖에 없는데도, 윗층 아주머니는 날 볼때마다 종종 내가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 가끔 욕실에서 쿵 소리를 내곤 아래층 너희집 아기들 생각에 가슴이 철렁하곤 한다, 실수였으니 용서해라, 내가 신경 많이 쓰고 있다, 라는 말로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정말 조용한 집이었다.  

그리고 세번째, 지금 아파트.  

산지 일주일 남짓만에, 우와 아파트 층간소음이 이런거구나 절감하고 있다. 환장해 돌아가시겠다. 살인충동까지는 아니어도, 윗윗층 사람들과 친해져서 가끔 한밤중에 그 집가서 미친듯이 뛰어주고싶은 충동이 불끈불끈 솟는다.  

나에게 고요를 돌려달란 말이지.  

ps. 39개월과 10개월부터 걷기 시작한 돌쟁이 아기가 있는 우리집은, 온 집에 놀이방 매트를 깔았다. 현재 나와있는 것중엔 제일 두꺼운 걸로. 솔직히 아랫층을 배려한 건 아니고, 돌쟁이 놈 넘어져 다칠까봐. LG 놀이방 매트도 두께가 다양하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이마트, 지마켓, 코스트코 세군데를 비교했는데, 이마트와 지마켓에서 파는 것의 가격은 똑같은데 이마트가 두께도 약간 얇고, 크기도 가로세로 몇센치 작다. 바탕 무늬는 똑같아서, 얼핏봐서는 지마켓이나 이마트가 똑같은 물건을 판다고 착각하기 딱좋다. 이마트, 진짜 쪼잔하고 치사하게 물건갖고 장난질이다. 제일 두껍고 사이즈가 큰 건 코스트코에서 파는 거다. 119,000원이다. LG 뽀로로 놀이방 매트.  

위층 현관문에 놀이방 매트 가격 조사한 표를 딱 붙여놔줄까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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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끔 그냥 종알종알 되는 말이나 안되는 말이나 종알종알 말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페이퍼는 그래서 작성하는 중이다.  

2. 드디어! 오늘! 서재 정리를 완전히 끝냈다. 애들 그림책 자리만 그대로 두고 나머지 책들의 위치는 죄다 바꿨다. 박완서와 김훈, 김영하 등등 내가 편애하는 작가들의 책이 거실로 나왔다.  

3. 코스트코에서 다우니를 사왔다. 지금까지 귀찮음 30% + 나름의 갖가지 이유 70% 로 섬유유연제를 쓰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하도 섬유유연제 다우니의 향기를 찬양하길래 궁금해서 질러봤다. 코스트코답게 무식하게 양이 많다. 그리고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런지 다우니의 냄새가 거슬린다. 정확히는 섬유유연제의 냄새가. 그리고 환경호르몬도 두렵다. 흠. 

4. 작년 한해 읽은 책이 150권이 좀 넘는데, 이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었는지, 목록 작성하다 나도 나한테 질려버렸다.  

5. 충무공이 보고싶다. ㅠ.ㅠ 

6. 지금 사는 아파트는 1차, 2차로 나뉘어 있는 아파트인데, 알라딘에서 주소 입력을 하려고 보니 아파트 이름만 나와있고 1,2차가 나뉘어져 있지가 않더라. 이사 오고 사흘째부터 알라딘 택배가 오기 시작했는데(그렇다, 12월 구매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은 잊혀진지 오래;;;;) 거의 매일 같은 아저씨가 배달오면서 매일 이야기를 한다. 1,2차를 써달라고. 아놔, 주소표기창에 수정할려고 봤더니 안되더라. 날더러 어쩌라고. 걍 알라딘 택배 상자 오면 내껀줄 알고 갖다주면 안되냐? 거의 매일 올텐데.  

7. 지금 시간 새벽 세시. 나 왜 안자고 이러고 있니. 

8. 이사를 해서 그런지 아기들이 아팠다. 나도. 셋다 감기에 걸려 큰놈은 열까지 약간 나는데 눈이 내려 녹지 않는데다 지난번 감기도 병원 안가고 일주일만에 낫길래 이번에도 버티고 있다. 코감기라 아기들이 밤에 자다 깨서 잘 보챈다. 밤새 큰놈 작은놈 번갈아 안아주고 업어주고 때로는 작은놈은 포대기로 업고 큰놈은 앞에 안고 서성이다 밤을 샜는데, 나랑같이 얘들을 낳은 내 남편이라는 작자(이럴땐 진짜 충무공이라 말할수 없다.) 비행기까지 타고 날아가서 골프를 이틀연속 친단다. 자기도 심심해 죽겠다는 하소연. 어쩔수 없는 상황인건 알고 있지만, 이럴땐 화난다.  

9. 큰놈인지 작은놈인지 깼나보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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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1-0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김훈, 김영하 또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나의 이쁜이들인데 ㅋㅋㅋ 그렇담 꼬옥 김영하가 번역한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시기를... 뿜어요, 진짜. ㅋㅋㅋ 글구 다우니 저도 넘 써보고 싶은데 환경호르몬 얘기를 하지만 또 그게 잔여세제를 떨어주는 기능을 한다구 하더라구요. 세탁기가 다됐는지 수건을 빨아도 메주냄새가 나서 이젠 섬유유연제를 쓰려고 합니다.

아, 글구 아프셨군요. 아가 두 명이랑 엄마까지 아프면 게다가 충무공님도 안계시니 얼마나 고생이 크셨을까 싶네요. 이제 괜찮은 거죠? 눈이 펑펑 내리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아시마 2010-01-05 00:06   좋아요 0 | URL
오호. 김영하와 피츠제럴드의 결합이라. 기대됩니다. 김영하 참 좋죠? 다음작품이 늘 기대되는 작가예요. 요즘 여행기 쓰면서 숨을 고르는 것 같던데, 좋은 곳 많이 다니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해서 좋은 작품 내주길 바라고 있죠.
다우니, 원하시면 구매대행 해드릴까요? 살구색이랑 파란색이랑 두가지 종류가 있고 전 파란색만 써봤는데 음, 향기가 기대만큼 좋지는 않아요. 확실히 섬유유연제를 쓰니 천이 부들부들하긴 하더군요. 세탁기가 문제인 것 같으면 세탁조 청소를 한번 해 보세요. 전 세탁조 청소용 세제만 두어번 써봤는데 전후 차이는 모르겠어도 일단 물때와 곰팡이는 엄청나더라구요.

우리 애들 그래도 건강한 편이라, 병원도 안가고 감기를 영차! 이겨내고 있는 중입니다. 한고비는 넘겼다싶고, 이제 한 며칠 콧물 좀 흘리고 나면 똑 떨어질듯 해요.

blanca 2010-01-0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생각보다 냄새가 별로인가요? 되게 좋을 줄 알았는데. 하도 다우니,다우니해서. 옙, 세탁조 청소를 해봐야 겠어요. 감기가 나아간다니 다행입니다. 날씨가 더 추워지니 콧물까지 잡으려면 당분간 따뜻하게 데리고 계셔야 겠어요. 다우니 한 번더 써보시고 추천할만하시면 담에 장보실때 살짝 구매대행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민음사 세트로 한번에 사신거에요, 아님 한꺼번에 다 사신 거에요? 그 중 가장 재미있었던 책 한 권 추천 부탁드릴께요. 저 지금 롤리타 읽고 있는데 대략 난감한데요. 작품성 있는 건 알겠는데 참 읽기가 힘들어요--;

아시마 2010-01-05 23:03   좋아요 0 | URL
저도 사람들이 하도 다우니 찬양을 하길래 코스트코 가는 김에 업어 왔는데요, 뭐 딱히 좋은줄도 모르겠어요. 살구색은 또 어떨지, 사람들이 찬양하는게 파란색이 아니라 살구색이었는지도. 제가 파란색 다 쓰고 살구색도 써 본뒤에 이건 진짜 강추다 하면 추천해 드릴게요. 근데 그때쯤이면 전 아마... ㅎㅎㅎ
민음판 세계문학전집 세트로 산거 아니구요, 그냥 다른 책 주문할때 몇권씩 끼워넣어서 샀어요. 제가 어릴때 한국문학전집은 독파를 했는데 세계문학전집은 읽지 않았다는 부채감이 있거든요. 언젠간 읽으리라, 필독 목록이라 사두는 거예요. 일종의 빚갚기죠. ㅎㅎㅎ 아베 코보 <모래의 여자> 읽어보셨어요? 그것도 좋았고 <달콤 쌉싸름한 초콜렛>도 좋았어요.
롤리타는 저도 사놓기만 하고 아직 손도 안댔다는. ^^
고전이라는 게 참 그래요. 작품성 있는 건 알겠다는데, 쉽지가 않죠. 근데 또 막상 몰입해 읽다보면, 얘가 이래서 고전이구나, 싶을때도 있구요.
 

이사를 했다.  

집에 책이 많으니 당연히 책장도 많다. 그래봐야 뭐 대충 15개 정도 되는 것 같다. 많다면 많지만 이게 그렇게 많은 수도 아니지 않나? 모양도 다 똑같지는 않다. 애들 그림책용 칸이 크고 두꺼운 책장이 세개고, 7단짜리 책장 셋, 6단짜리 책장 넷, 그리곤 5단짜리 책장(하나는 책상과 연결된 것) 세개랑 4단짜리 책장 하나, 본래 DVD장이지만 애들 작은 보드북 전용 책장 으로 쓰고 있는 것 하나.  

짐을 쌀때부터 책장에 테이프를 붙이고 그 위에 이름을 쓰더라. 서재에 있는 책장은 서1, 서2, 서3 거실에 있는 책장은 거1, 거2, 거3 이런식으로. 그리고 박스에 책을 담고 박스를 봉한 테이프위에도 이름을 쓰더라 서1-1(서재1번책장첫번째칸에 있던 책) 뭐 이런 식으로.  

아니 그럼 말이다. 책을 옮겨서 책을 뽑은 그 자리에 꽂아 두는 게 그리도 힘든 일이냐고.  

결혼해서 이사 두번짼데 두번 다 책은 엉망진창으로 꽂혀있다. 내가, 한칸 안에서 순서까지 가지런하긴 바라지도 않는다고. 아니 어떻게 서재책장에 있던 책이 거실로 튀어나오고, 거실 책장에 있던 책이 서재로 기어들어가냐고. 그럴거면 박스며 책장에 이름은 왜 써 붙이지?  

진짜 이 많은 책을 그렇게 뒤섞어 꽂으면 꽂는 자기들도 헷갈리고 난감하고, 책 크기에 따라 7단짜리 책장에 들어갈 책, 6단짜리 책장에 들어갈 책 5단짜리 책장에 들어갈 책이 다 다른데, 그걸 섞어꽂아 버리면 당연히 책이 넘치지 안넘치나? 아무리 봐도 섞어 꽂는 게 더 힘들 것 같은데, 왜 그런짓을 하지? 

 그리고 책이 안들어가면 그냥 바닥에 쌓아두든가, 억지로 끼워넣어서 표지를 접어놓거나 우그러뜨려 놓으면 어쩌라는 거냐고. 아니 진짜,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게, 잘 안되면 안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양해를 구해야지, 어떻게든 책을 다 꽂아놓으면, 머리가 그렇게 안돌아가나, 당연히 이 책 주인은 꽂아놓은 책을 다 뽑아서 바닥에 놓고 정리해야 하는 게 뻔한데 왜 두번일을 하냐고. 진짜진짜진짜 이해가 안되네. 

뽑은 자리에 도로 꽂아넣기가 그리도 힘든일일까? 응? 응? 응?  

해인 임신 막달에 이사하고 엉망진창으로 꽂아놓은 책 이틀에 걸쳐서 죄다 정리한 뒤, 과로로 병원에 급 입원해서 태아에 산모에 죽네 사네 응급 제왕절개를 하네 마네 난리치고 애 낳을때까지 2주 넘어 입원하고 있다가 겨우 겨우 낳은 전력이 있는지라 이번엔 진짜 무리하지 말자고 결심에 결심! 한 끝에 차마 손 못대고 하루에 책장 한개씩만 정리하자고 나름 참느라 힘든데, 서재를 볼때마다 진짜진짜진짜 신기하다. 아니 왜 저런 짓을 해 놓지, 사람들이? 응? 난 서재 책이 정리가 안되면 송신해서 잠이 안온단 말이지이이이이이이! 미칠것 같다고! 머릿속이 다 헝클어져 버린 것 같아서 하루종일 심란해 죽겠는데!!! 아니 왜 저런짓을 해 놔, 응? 번호는 왜 그리 착실하게 써 붙였니, 응응응? 대답좀 해 봐봐봐봐봐봐!!!!!!

게다가 말이야. 책장이 ㄱ자로 돌아가면 당연히 모서리 공간을 비워두고 책장 두개를 맞물리게 해야하는 거 아니야? 그걸 한쪽 책장을 다른쪽 책장 옆면으로 막아버리면, 거기 꽂아둔 책은 보라고 말라고? 응? 책을 꽂으라고 말라고? 응응? 어쩌라고? 응? 응? 안그래? 어쩌라고? 응? 응? 응?  

 

 

아, 나. 진짜진짜 진짜! 이해가 안되거든? 

번호를 착실히 써 붙여 놓고도 책을 제자리에 꽂지 못하는 미스테리를 명쾌하게 설명해주실만한 분, 어디 없으신가요오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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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09-12-2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어째요? 그런데 ㄱ자 책장 겹치게 해놓은 건 진짜 아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책 정리라는게 진짜 그게 보통 일이 아닌데. 번호 붙여논 건 이렇게 안할거라는 걸 암시하는 것 아니었을까요? ㅋㅋㅋ 그렇지 않고서야, 참. 아무쪼록 힘 내시고 다시 즐거운 생활로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참, 그리고 저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 사려다가 아시마님 리뷰 봤어요. 거기서 또 만나니까 참 반갑더라구요. 미망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박완서샘 책 리뷰를 잘 안쓰고 도서관에서 단편전집 빌려 읽었더니 대체 무슨 책을 읽고 안읽었는지를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혹시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읽으셨어요? 그건 제가 안 읽은게 확실한 거 같아서 찾아 읽어 볼까 싶어서요. 아무튼 힘내세요!

아시마 2009-12-29 21:13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아악. 저 서재가 완전히 정리되기 전까지는 전 결코, 결코, 결코!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없을 거예요. ㅠ.ㅠ

그나저나.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 음, 되게 좋았어요. 저는 진짜로. 그리고,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이거 드라마로도 유명한데요. 무슨 내용인지는 아시죠? 전쟁통에 먹을거 더 많이 먹고 싶어서 동생 손을 놔 버린 언니와 동생의 엇갈린 인생길에 관한 내용인데, 음, 진짜 인간 본성은 뭔가,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형제간의 우애란 뭔가... 뭐 그런걸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죠. 박완서 샘 글은 읽으면, 가끔 너무 정곡을 찔리는 기분이 든다는. 이 소설도 그래요. ^^

2009-12-31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3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