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이. 

나는, 좀 애매한 시기에 태어나 나이 계산이 애매하다. 그러니까, 음력으로는 용이고 양력으로는 해를 넘겼고, 주민등록번호는 양력으로 발부받았고(음력생일로 주민등록번호를 발부받은 사람도 있다, 내 주변에는. 우리 큰언니.) 덕분에 생년월일을 말할 일이 있으면 당연하게 해를 넘긴 양력 생일을 대고, 재수하지 않았고, 덕분에 학령으로 따지던 시기에 내 나이는 내 동기들의 것과 같이 넘어갔고 블라블라블라. 난 그냥 맘 편하게 용띠 나이로 살아가는데, 요즘 내 나이에 최대 태클은 충무공이다. 며칠전 충무공과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그러니까 여보, 우리는 말이지, 같은 날 죽는거야. 내가 4년을 손해보는게 좀 억울하긴 하지만, 당신 죽은 뒤에 혼자 남아 사는 것도 슬플 것 같고, 나 죽은 뒤에 당신 혼자 살 수도 없을 것 같아 보이니까 손잡고 나란히 같이 죽는 거지.  

한참 감상적으로 이런 저런말을 하고 있는데 충무공의 대답은 뜬금없다. 

넌 무의식 중에도 우리 나이차이가 4살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참 이상하네.  
나는 용띠잖아.
너 얼마전에 니가 7살에 학교 갔다고 그랬잖아.
그야 그랬지. 나 7살에 학교 들어갔지.
그러니까. 그때는 용띠 아니다가 지금은 용띠냐? 

그르게... -_- 나 몇살인겨. 글고 이 남자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4살차인지 5살차인지를 왜그리 따지는거야. 난 당신이 나보다 5살 많다고 생각했으면 절대 결혼안했다고! 

2. 탈모 

이 나라에 와서 갑자기 미친듯한 탈모증상이 보이고 있다. 이건 마치, 아기를 낳고 100일이 지날무렵 빠지기 시작하는 그 산후 탈모수준이다. 머리를 감다가 머리카락이 수채를 막아 물이 내려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고, 내가 움직이는 곳마다 수북하니 내 머리카락들이 쌓인다. 이마와 정수리 부분은 이미 훤~ 하다.  

큰놈과 작은 놈을 낳고 나서 나의 산후 탈모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원래 머리야 빠진다지만 나는 탈모 정도가 아니라 털갈이 수준이었고, 아이를 안고있는 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반지의 제왕 골룸 이었다. "마이 프레셔어어어어어어쓰! 골룸! 골룸!" 나의 보물이라니~ 대사 또한 절묘하여라. 

그래도 그땐 별로 걱정이 안됐다. 산후 탈모이전에도 나는 머리가 많이 빠지고 많이 나는 편이어서 늘 잔머리가 소복했으니까. 그리고 또 엄마의 말대로 6개월경부터 나기 시작해 돌즈음엔 그럭저럭 다 회복이 되었다. 밤송이처럼 삐죽삐죽한 머리는 보기가 흉했지만, 내가 탈모로 고민할거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헉. 

이 나라는 상하수도 시설이 정말 안좋다. 마시는 것은 커녕 이를 닦을때도 정수된 물을 사서 써야 하고, 설거지를 마무리 할때도 정수된 물을 써야한다. 끓이는 정도로는 해결이 안된다. 기본적으로 화산지형이라(환태평양 화산 지진대에 속해있는 나라다) 물에 석회질이 많고, 정수가 제대로 안되어 있기 때문에 때로는 그야말로 흙탕물이 쏟아져 나온다. 수돗물 정수장에서 당연히 물에 약품처리를 해야하는데 그게 안된다. 왜나하면, 담당 공무원들이 약품을 살 돈을 착복해 먹고 그걸 감시 감독할 사람에게는 뇌물을 주니까. 뇌물은 이 나라의 아주 당연한 관행이다.  

언젠가 MBC W에서 자카르타의 쓰레기 강에 대한 다큐를 해 줬다고 하는데, 바로 그 쓰레기 강이 내가 쓰는 수돗물의 취수원 되시겠다. ㅠ.ㅠ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강 1위란다. 2위가 갠지스라던가.  어쩔수 없이 욕실과 부엌의 수전에 간이 정수기를 설치해 놓고 쓰기는 하는데, 이 정수기를 통과한 물도 아마, 서울의 수돗물 수질을 절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여튼. 그 더러운 물 때문인지, 환경이 바뀐 스트레스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탈모는 정말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중이고 더 중요한 건, 산후탈모와는 달리 머리가 빠지고 곧이어 머리가 또 나기는 하는데, 그 새로 난 머리도 빠지고 있다는 거다. 헉. 

마이녹실이며 댕기머리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탈모에 좋은 샴푸나 약품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이 나라에서 구할수나 있으려나.  

3. 관세 

이 나라의 부정부패하니 또 생각나는 거 하나. 

어느나라건 이삿짐에 새 물건은 어느정도 규제를 한다. 탈세와 밀수의 혐의가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인도네시아로 오는 이삿짐에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음식물 반입이 절대 금지라는 것과 새 책 반입이 안된다는 거. 더 중요한 건 이삿짐을 거의 전수검사 한다는거. 100%는 아니고, 콘테이너에 실린 짐들 중에 코에 걸면 코 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걸려 드는 것이 나올 때까지 짐 검사를 한다.  

그러니까 어떤 짐을 보내든 무조건 관세를 물어야 한다는 거다. 근데 이게 사실은 관세가 아니고, 그러니까 관세를 1000불을 때릴 예정인데, 니가 짐 검사하는 나한테 한 6-700불 주면 관세 안매기고 넘어갈게. 가 되는 거다. 이것 또한 공식적이다. 정말 웃기는 나라지 않은가? 

짐 보낼때, 나는 아주 자신만만했다. 내 짐들중엔 새 물건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으며, 음식물은 죄대 핸드캐리할 생각으로 넣지도 않았으니까.  

그러나 나도 관세를 물었다. 책에 관세가 붙었단다. 내 책은 새 책이 하나도 없는데? 책들 다 펼쳐봐, 내 책엔 죄다 내가 읽었다는 사인에 줄줄이 줄 그어놓은 곳 투성이고 아기 책도 그러니까. 난 관세 못낸다 라고 버팅기려 했으나, 책이 이렇게 많은 개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이해 못하는 민족이고(음, 이 나라 책값은 졸라리 비싸다. 질도 개판인 것이.) 책이 이렇게 많다는 건 내가 중고 책을 판매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으로 비추어졌다는 이야기라는 거다. 내가 그렇게까지 당당하고, 정 관세를 물기 싫으면 100% 전수검사를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한데 아마 이 나라에서는 그렇게 되면 통관에만 1년 넘게 걸릴 거란다. 하루에 책 한권 펼쳐보고 하루치 일 할만큼 했다고 콘테이너 문 닫아두고 다음날을 기다리는 것에대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들이라니까.  

그래서 세금 냈다. 피같은 내돈 60만원. 정확히는 세금도 아니고 뇌물 줬다.  

니들이 그러니 후진국이라는 거지. 내 책 때문에 억울한 돈을 줘야 했다는 걸 아는 순간에 나는 인도네시아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무시당해 마땅하도다, 지. 

4. 네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나는 사실 지금. 꽤나 혹독한 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인데, 그야말로,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중얼거리지 않는다면 이렇게 멀쩡한 정신으로 견디기가 힘든 일이다. 사실 내 정신의 절반 이상이 그일에 팔려있고, 나머지 절반으로 기를 쓰고 내 생활을 챙기고 있다. 그러니까, 내 아이들을 챙기고, 내 남편을 챙기는 일만으로도 이미 어떤 한계상황에 다다른 거다.  

주변에 대해서, 원래도 별로 살갑게 누구를 챙기고 한다거나 하는 걸 못하는 인간이었는데, 이제는 친구의 안부를 챙긴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나에게는. 음.  

그런 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연락 없는 나를 원망하고, 네가 무슨 걱정이 있니, 라고 말하는 그녀. 

나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랬을테지. 그리고 앞으로도 어쩌면 그녀와 똑같은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네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너는 결코 알지 못할것이고,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나는 결코 알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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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7-0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탈모..... 이 글귀를 보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쿵 했습니다!
아, 미치겠어요, 요즘. 아무래도 댕*머리를 사서 써야할거 같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새책 반입이 안되나여? 헐라. 이유가 뭐래여? 굉장히 궁금해여.

멀리 계시니,, 건강 조심하세요. 특히 물이 안 좋고 더운 나라이니 더욱.
그런데.... 아시마님 글 참 이쁘게 쓰시네요. 자주자주 들리겠습니다~

아시마 2010-07-05 23:17   좋아요 0 | URL
헉, 한국 계시는 마녀고양이님도 댕기머리를 생각하신다는 말에 내 가슴은 더욱 미어집니다. ㅠ.ㅠ 그러니 저의 탈모는, 수질의 탓이 아닐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흑흑흑... 정말 진지하게 말씀드리건데, 제가 가진 외모의 몇가지 특질 중 그나마 남들앞에 부끄럽지 않은것이 머리카락이었건만, 이것도 없다면 전, 전... 어허허허허허허허허헝.......

네, 인니는 새책 반입이 안돼요.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몇개 있죠. 어느 회사에서 신년 선물로 해외 파견 주재원들에게 새책을 서너권씩 싸악 선물로 돌린일이 있대요. 다른 나라는 다 잘 들어갔는데 인니 주재원만 못받았대요. 세관에 걸린거죠. 고작 책 세권 우리돈 3만원인데 관세를 5만원인가 때리고는 3만원에 흥정하자고 하길래 열받아 관세 못낸다 했다가 결국 그 책 못받았다는 이야기.

더 웃긴건 항상 못받는 것도 아니구요, 그냥 코에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예요. 상식이나 원칙이라는 게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도대체 나라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도저히 모르겠어요. 저도. 월급이 너무 적으니까 이렇게라도 착복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되고, 이렇게 착복하는 것을 아니까 월급을 올려주지 않는 그런 이상한 시스템이죠.

더 웃긴건 우편 시스템이예요. 한국에서 물건을 보낼때 분명 배송료를 100% 다 지불하고 물건을 부치는데도, 여기서 물건을 받으려면 인니 우체국에 또 돈을 내야해요. 돈 안주면 물건 안줘요. 그거 내 거잖냐, 왜 안주냐, 따지는거 안통해요. 정말 사람들이 특이한 게, 화도 안내고 미안한줄도 모르고 창피해하지도 않아요. 빙긋이 웃으면서 돈을 달라고 해요. 보통 물건 가액을 적잖아요. 한 50만원짜리라고 적으면 30만원을 요구해요. 화를 내도 상대방이 왜 화를 내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요.

이 나라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고 말을 많이 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막아놔요. 예를들면 공항내에서 음식물을 반입하는 건 주스 한병도 안된대요. 원칙은 금지예요. 그리고는, 뒷돈만 주면 청국장에 김치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시켜줘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을 하자면, 뒷돈을 받기 위한 금지라고 보시면 되요. 세관이나 공무원 경찰들의 뒷돈 수입을 원칙적으로 보장하기위한 법률적 조치라고 보는 거죠.

새책 반입이 안된다는 것도 그 맥락에서 보시면 되요. 새책 반입이 안되는 게 아니라, 금지를 시켜놓고, 법률을 어기기 위한 뒷돈을 받아 챙기는 것을 보장해 주기 위한 법률. 이 나라는 아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말 미래가 없을 거예요. 그런데, 해결이 참... 멀어 보여요.

마녀고양이 2010-07-06 08:54   좋아요 0 | URL
아 글쿤요.
외국에 잠시 나가 사시는 분들이 부러울 때도 종종 있지만,
힘들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 아름답지 않나요? 한번씩 거기 풍경도 올려주세염~ 궁금궁금~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아서여. ^^

아시마 2010-07-07 12:05   좋아요 0 | URL
아름답대요.
전 아직... ^^ 자카르타에서도, 한국으로 치면 강남지역만 뱅뱅 도는 형국이라서요. 맨날 malling이 유일한 외부활동이라... ㅠ.ㅠ
치안이 한국만큼 완전하지가 않아요. 보도도 잘 되어있지도 않고, 차가 없이는 한발짝도 못나가는 감옥살이라... 그나마도 차 운전도 제가 하지도 못하고 반드시! 기사를 써야만 하는... (외국인이 운전하고 있으면 일부러 와서 사고를 낸대요. 경찰은 무조건 현지인 편만 들고, 외국인 너는 돈 많으니까 무조건 나눠줘라. 뭐 이런 마인드.) 그래도 차창으로 보이는 도시의 뒷골목들은, 음, 독특한 풍광이 있죠. 전 또 그런건 좋아하거든요. 언젠가는 탐험해 보리라, 꿈만 꾸는데요, 글쎄, 말이죠. ^^

2010-07-05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5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07-0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 말씀처럼, 아시마님 글을 참 재밌고 감칠나게 잘 쓰시네요.
머릿속에 상상이 잘 되면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수많은 고생과 수고로움을 글로 접하는 이런 재미(그걸 재미라고 하니 표현이 이상하지만; 삶 이란...이런것이 느껴져서요) 덕분에 계속 보게 되네요.^^

아시마 2010-07-07 12:08   좋아요 0 | URL
ㅎㅎㅎ 뭐, 원래가, 세상에서 젤 재미있는게 불구경이고 쌈구경이고, 남들 고생담이고.. ^^ 웃자고 쓰는 글이지, 사실 뭐 그렇게 고생스럽고 그렇지도 않아요. 아마 그러니까 재미있게 보시는 걸 거예요.
재미있게 봐 주신다면야, 저야 뭐 칭찬으로 알고 감사할 따름이죠. ^^

blanca 2010-07-06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마님, 책에 관세라. 완전 절망인데요....머리는...저는 하도 애 낳으면 머리 빠진다고 해서 난 예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머리 감으면 욕조가 막힙니다.--;; 주로 앞머리가 빠지니 사람이 더 빈티가 나 보이는 것 같아요.

친구는....저는 원래 친구 많은 걸 자랑처럼 착각하고 살았는데 다 허당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일부러 안 챙기고 있습니다.==;; 사람이 서로 다른 얘기들을 허공에 뱉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참 씁쓸하더라구요...이제는 안 챙길랍니다. 불끈!

아시마 2010-07-07 12:32   좋아요 0 | URL
책에 관세라. 절망적인 나라죠. 그런데 더 끔찍한 건, 책이 아예, 없다는 거예요. 이 나라의 어린이 책은 도라와 디즈니가 독점하고 있어요.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그림형제나 샤를페로가 번역되지 않는 나라죠. 물론 당연히 자국 어린이 문학도 거의 전무하다 시피하구요. 그러다보니 언어가 점점... 문어와 구어가 완전히 분리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달까요. 어느나라나 어느정도의 문화적 성취가 이루어져야 어린이 문학쪽에도 눈을 돌리나봐요.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서야 국산 그림책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요.

친구는... 그냥 그런것 같아요. 서로 모르는 거죠. 저도 사실 이야기 하지 않았고, 제가 이야기를 했다면 같이 슬퍼해줬을 친구니까... 정말은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그 친구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나에게 80% 이상의 책임이 있는 거죠. 제가 씁쓸했던 건, 친구에게 이야기 하지 않은 나 자신에 대한 부분이 가장 커요.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공유해야 친구라고 생각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지만, 이야기 하지 않는 심리의 절반 이상이 허영심이라는 걸 알고 있거든요. 내내 잘 살고 있는 것으로만, 내 주위는 항상 행복한 것으로만 보이고 싶은, 그 마음이 문제인 거죠.

저절로 2010-07-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이것도 지나가리라~ 여기세요.
글구 힘내세요(전 탈모에 흰머리꺼정..미칩니다 아주)

아시마 2010-07-07 12:36   좋아요 0 | URL
네. 그 구절에 매달리게 되리라곤 생각해보지 못했는데요. ^^ 그래도 옛말 틀린 거 없다니까 많이 위로받고 있답니다.

흰머리. -_- 저 염색해요. 전 사실 제 탈모의 원인이 염색에도 있는게 아닐까, 조심스레 의심하고 있어서 이번달 염색을 넘겼지만, 염색하지 않으면 이젠 너무 보기 흉할 정도예요. 얼굴은 멀쩡하게 생긴애가 말이죠. 머리는 반백이라니, 누가봐도 흉하죠.

전 사실 둘째놈을 낳고, 산후탈모 이후에 머리가 새로 날때, 새로나는 머리의 절반은 흰머리였어요. 어흑어흑어흑... ㅠ.ㅠ

친정쪽 내림같아요. 친정할머니도 정말 눈처럼 새하얀 백발이셨고, 친정엄마도 30대 중반부터 염색을 해야만 했거든요. 소설가 고 이청준 선생 집안도 그렇게 머리가 빨리 희어지는 내림이었다고 하던데요. 에혀.

염색을 하자니 탈모가 문제고, 안하자니 백모가 문제네요.